[인문 서평] 생각의 지도 - 순환적 관점의 동양과 직선론적 관점의 서양이 가지는 인식 차이 연구서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인문 서평] 생각의 지도 - 순환적 관점의 동양과 직선론적 관점의 서양이 가지는 인식차이를 해부하는 비교문화 연구서

공자의 후손으로 표현되는 동양인과 아리스토벨레스의 후손으로 표현되는 서양인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정말 다른가? 많은 사회학자들이 이러한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있다. 이 책은 이러한 차이가 어떤 원인과 과정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분석을 해주고 있다. 동서양 인식론의 차이를 말하는 최고의 비교문화 연구서라 말할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전통을 이어받은 동서양문화의 차이는 자연환경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그러한 출발에서 만들어진 사회구조, 사상사, 교육과 문화는 서로 다른 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수학이나 과학기술이 앞선 동양이 실질적인 과학기술의 진보는 만들어내지 못했는가? 동양이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침술 의학이 발전한 반면 서양은 각 장기의 부분을 강조하는 수술 의학이 발전했는가? 서양의 문화가 세상을 정복할 것인가? 아니면 동양이 다시 앞서나갈 것인가? 그도 아니면 새로운 융합적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동서양 인식의 차이가 어떤 측면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서양문화의 시작이 된 그리스문화가 만들어진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해양문화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두가지 부분은 상호작용하면서 각 특징을 더 강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개인을 강조하는 문화는 당연히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논쟁이 발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변논증이 자연스럽게 발달한 그리스문화를 이어받은 서양문화는 분석이 강한 인식론적 사고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 동양 인식론의 뿌리가 된 전국시대 중국의 모습은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사고와 농경문화가 중심이 된 사회였다. 농경문화에서는 대규모 노동력 동원(논농사를 위한 수로 정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집단적 사고가 중심이 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나타나는 논쟁을 지양하고 전체 공동체 사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를 중시하는 인식론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동서양의 차이는 지금도 현대인들에게 그대로 유전되고 있다. 많은 비교문화실험은 이러한 예를 잘 보여준다. 어떤 그림을 볼 때에도 동양인들은 전체의 조화에 주목하는 반면, 서양인은 그 그림의 어느 중요한 주체에 주목하는 차이를 나타낸다. 

이러한 차이가 사고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 민속형이상학이다. 저자는 의학, 법률, 계약을 바라보는 생각, 국제관계를 인식하는 차이, 인권, 종교, 문화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누가 옳으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상대주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며 그전에 왜 다른 사고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지혜가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