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윤성원 지음 / 시그마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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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평] 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 보석의 치명적인 매력에 유혹당한 시대와 사람들의 이야기




최초의 보석반지라 할 수 있는 시그닛 반지는 계급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결국 보석은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식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으며, 아무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소유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석은 스스로의 지위를 나타내는 용도로 쓰여지기도 했지만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선물로 쓰여지게 된다. 현대의 결혼에 대한 프로포즈가 다이아몬드로 표현되듯이 말이다.


처음 시그닛반지의 용도는 신분을 상징하는 요소도 되었지만 자신의 가문을 상징하여 상속의 증표로 사용된다. 그래서 그 반지의 장식에는 자신의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가게 된다. 로마시대까지는 상징적인 그림으로 사용되다가 비잔틴시대로 넘어가면서 문장으로 축약되게 된다.

여자들의 치장을 위한 장신구로의 보석은 귀고리가 대표적인다. 16세기까지 유행한 로코코 양식에서는 큰 드레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귀고리도 큰 형태가 유행한다. 그러다 르네상스 이후 귀족문화에 대한 혐오감 등이 원인이 되어 작은 드롭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보석의 디자인이 시대의 영향으로 바뀌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로 동양의 보석은 비취라 불리는 옥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청나라의 서태후는 비취를 너무 좋아해 자신의 사후 몸에 비취로 치장을 하였지만 나중에 사후 도굴로 인해 몸 안에 있는 비취를 꺼내기 위해 시신을 파괴하는 일을 겪게 되는 아이러니를 갖게 되기도 했다.

한국의 보석 사랑은 일제 강점기 이후 시작된다. 우리가 잘 아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는 사실 외국의 대본을 번역한 것이라 우리 실정과는 안 맞는 것이지만 이 이후 보석반지가 유통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내용이다.

보석은 가지기 힘든 물건이기에 보석이 많이 나는 나라의 운명은 오히려 신의 저주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20%가 생산되는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에서 다이아몬드를 장악하기 위해 반군을 일으킨 세력들이 12만명을 끔찍하게 살해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몇몇 할리우드 배우들이 다이아몬드에 얽혀진 피의 과거 때문에 다이아몬드를 사용하지 않기도 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보석과 관련한 내용은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에서도 잘 설명한 바 있다.

보석과 관련 중요한 것은 보석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는 디자이너의 가치에서다.

특히 보석 산업은 처음 원석에서 보석이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가치가 창출되고 그러한 보석이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태어나면서 또 엄청난 가치가 창출되는 이중가치의 창출이 되는 산업이다.

서양, 특히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는 보석산업은 보석산업의 처음과 끝을 유태인이 장악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러한 디자이너의 영역을 유태일들이 처음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서히 인도나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세계적인 다지이너가 등장하는 추세이다. 물론 우리 나라는 보석산업을 사치산업을 생각해 육성 자체를 부정하는 현실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전설의 디자이너 장 슬럼바제, 보석산업의 살아 있는 전설 JAR, 수잔 벨페론, 베르두라, 현대 보석에 동양 불교예술을 접목한 중국의 위리스 챈, 인도의 JAR로 불리는 바갓 등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보석에 대한 투자는 브랜드가 중요하다. 그리고 누가 제작했는지를 알 수 있는 사인드피스가 더 가치를 인정받기에 제조사 마크나 넘버링 등이 있는 것이 중요하며, 진품 증명서를 받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한국의 보석가공기술을 지원하는 일 때문에 보석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후 언젠가는 반드시 이러한 부분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반드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보석산업에 대해 공부해볼 필요가 있던 차에 보석에 대해 전반적인 정리를 한 저자의 책을 읽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보석가공기술이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산업 자체의 낙후성과 정부의 무관심때문에 소규모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다 원래 보석산업의 패쇄적인 거래구조는 산업자체의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가진 놀라운 보석 가공의 기술(고대에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비취가공 기술을 보유, 비단벌레는 활용한 치장기술 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었다. 다시금 그러한 시대를 열기 위해서라도 보석산업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글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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