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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삼국시대 전쟁 연구 - 45년간 펼쳐진 영웅들의 명승부
이도학 지음 / 주류성 / 2015년 6월
평점 :
[역사
서평] 후삼국 시대 전쟁 연구 - 한국사 중 가장 치열한 전쟁을 겪었던 후삼국 시대, 45년간의 역사가
보여주는 영웅들의 이야기
한국사 중 처절함을 보여주는 후삼국 시대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망해가는 나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세력간의 충돌의 모습일 것이다. 난세의 시대에 등장한 영웅들의 모습은 새로운 시대를 선점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일단 후삼국을 주도한 인물들의 배경에 신라의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신라를 대체할 세력이기는 하지만
정통성의 연결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후백제나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고려의 이미지는 신라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결국 자연스러운 왕권교체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 왕조가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신라의
역사나 500면의 역사를 가진 조선의 역사가 보여주듯 한반도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정통성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책은 역사의 해석에 주목하는 역사학이라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의 입증에 더 주목하고 있어 사학자의
입장에 다가간 책이라 할 수 있다.
889년 조세독촉으로 인해 벌어진 상주지역의 원종과 애노의 농민봉기가 신라를 혼란기로 몰아넣으면서
후삼국시대의 개막을 알리게 된다. 먼저 서남부지역에서 신라의 비장이었던 진훤이 백제의 부흥을 내세우면서 후백제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이때
한반도의 중부를 중심으로 기훤과 양길이 세력을 형성하지만 이 둘을 다 알고 있던 애꾸눈 승려인 궁예에 의해 퇴출되고 고구려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세우면서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후 한반도는 신라가 근근히 세력을 유지한 반면 진훤과 궁예의
대립에 의해 전개가 된다. 그러다 궁예를 축출한 그의 부장 왕건이 새롭게 권력을 장악하면서 진훤과 왕건의 대결은 극에 달하게 된다. 사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진훤의 승리로 가는듯하였다. 그러나 진훤이 나이가 들어 후계구도를 생각하면서 진훤의 아들인 신검과 금강과 용검의 갈등을 틈타
왕건이 전쟁의 역사를 종식시키게 된다. 결국 창업은 쉬우나 수성은 어렵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 이 책이 관심이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이념이 가장 잘 반영된 사회체제를 가지고 있던 시기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시기로 바뀌는 전환점의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시점을 문무왕인 김춘추가 당과의 연합전략을
선택하는 시점으로 잡는 분들도 있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신라통일의 시기에서 후삼국시기까지의 시기는 우리식의 체제가 가장 큰 변화를 가지게 된
시기였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원인과 해석의 시기점을 생각해보려고 이책을 보았지만 사서와 역사적 논거를 중심으로 저술된
탓에 그 부분은 좀 탐색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새로운 해석의 상황에 생각해보는 것은 다른 인문학자의 몫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