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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생각 밥상 - 박규호의 울림이 있는 생각 에세이
박규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5월
평점 :
[인문 서평] 소담한 생각 밥상 - 공기업 30여 년의 생활을 통해 바라 본 전문가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공기업인 한전에 입사해서 주로 해외 파트의 업무를 진행했던 저자의 폭넓은 생각을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30여년이 넘는 업무영역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말 아담하게 작은 밥상으로 차려내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담아 낼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부에는 인생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나의 반찬처럼 얘기를 하고 있으며, 후반부에는 자신의 해외 경험을 통해 얻어진 생각들을 한국과 중국, 일본요리로 표현해 넓은 국제적 식견까지 차려내고 있다. 또한 마지막으로 디저트라는 표현처럼 몇가지 에피소드를 잘 정리해주면서 그래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한끼 밥상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책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의 지적 탐구에 책이 이정표가 되었음을 말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책값이 엄청나게 비싸 오히려 조선의 지적 발전이 일부 계층에만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나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이 말과 글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고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한국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스위스를 예를 들면서 처음부터 중립국의 힘을 만들게 되었던 것이 아니라 신구교 갈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방안을 찾으면서 연방제와 대통령순번제라는 기가 막힌 제도를 만들게 되었고 결국 이러한 정비를 통해 새로운 국가적 힘을 갖게 된 것처럼 우리도 갈등의 문제를 잘 해결하면 좋은 미래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정리하는 것은 결국 만시간의 법칙처럼 습(習)을 강조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의 한중일 요리로 표현한 이야기는 우리의 시각을 넓게 하게 만든다. 물론 한국적 시각에서 중국과 일본을 생각하고 있다는 한계점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중국과 일본을 어떻게 관계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염치라는 부분에 대해 진정한 성숙사회의 방향을 잡은 것이 중요하다는 비판이나, 일본에 대해 극일과 지일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지금의 국제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면이다. 특히 일본인이 업무처리방식을 소나무 옯기기로 표현하면서 절차의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일본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일본인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을 움직이는 4개의 7천만이라는 숫자(공산당원수, 화교수, 중국 부자의 수, 유흥업소 여종업원수)가 말해주는 면이 있다면서 그들의 대국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게 한다. 2015년 전인대회를 통해 내걸은 중국의 목표가 개혁과 창업, 구조조정, 실크로드의 재현, 환경정책이라는 부분은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작은 하나의 밥상처럼 담긴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채우게 하는 에세이다. 물론 공기업의 임원을 맡으신 분이다보니 일부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글의 맛을 더 살리는 작은 양념같은 이야기로 느껴진다. 짧은 에세이를 엮어만든 책이지만 밥상을 모토로 깔끔하게 짜여진 스토리가 돋보이기도 한다. 특히 국제적 시각을 요리로 표현하여 잘 정리한 것은 정말 백미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국제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고 있다보니 더 다가오는 것 같다. 하루 일상을 넉넉하게 한 재미있는 밥상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