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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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서평]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뭐든지 설명하려고 가르치려 드는 남자들에게 날리는 통쾌한 한 방



현장 운동가이면서 예술 비평과 문학비평을 하는 저자의 이력답게 매우 재치있는 필력으로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일상적인 현대문화를 비평하면서 지나치기 쉬운 작은 행동이 큰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저평가된 여성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여성은 안된다라는 일부 남자들 특유의 신뢰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여성비하로 이루어지며, 여자들을 자신들이 가르치고 이끌어주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 여성에 대한 성억압이나 폭력이 자연스럽게 용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성폭력에 대한 법의 심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유의 나라라고 하는 미국에서 조차 많은 성폭력이 언론 밑바닥으로 잠기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러한 남자들의 마초적 인식은 미국자본주의 이념과 너무 잘 어울리고 있다고 말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의 양상 처럼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나라들에 무차별적인 자본의 억압이 이루어지고 환경 파괴와 무제한적 소비를 찬양하는 모습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생산적 구조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만드는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심리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페미니즘이 사그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금의 패미니즘 운동은 성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성 역할에 대한 전쟁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6년 마리시어의 말처럼 여자도 사람이다라는 급진적 개념을 현실화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현대사회가 가지는 기본적인 억압구조를 해결하는 한 방안이라고 보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진정한 체제를 회복하는데 있어 저자가 표현한 문화의 생산자인 할머니의 부활(가부장제에서 사라진 할머니의 이름)까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단순한 페미니즘의 전도서가 아니라는데 있다. 여성 억압의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그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게 한다. 멘스플레인(mansplain:남자들은 여자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의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그러한 말을 통해 문화의 문질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용기 있는 이야기는 그녀의 재치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물론 본인도 남자로서 이러한 기질을 가끔 인식을 하고 있지만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를 반성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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