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정형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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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평]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잃어버린 우리의 고대사를 찾으려는 고독한 유랑사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매우 외로운 길을 선택하는 결정을 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기존 사학계가 아직도 식민사학에 자리를 내주면서 올바른 민족사관의 핵심인 고대사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의 교과서는 고대사의 생성과정을 아리송하게 표현하면서 결국 삼국의 시작을 한반도 역사의 기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조선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역사의 기원은 물론 그 사상사를 애써 덮으려는 모습만이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일부 재야사학자를 중심으로 고대역사관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분들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부분을 강조하다보니 아직도 학계의 주변부가 되고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오늘 정형진의 이 저작은 일단 매우 다양한 고대사 논쟁을 정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 하다. 한국고대사의 다양한 논쟁들을 자신의 논점을 제시하면서도 그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을 꺼내들고 있다. 일단 이 부분만 하더라도 한국 고대사에서 고민해야 할 주제를 볼 수 있다는 아주 소중한 연구물이라 할 수 있겠다. 늦은 느낌은 있지만 이러한 고대사에 관한 숙고들이 더 많이 나와 우리 고대사를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일단 저자는 요즘 새롭게 발견되어 이슈가 되고 있는 홍산문화-황하문명보다 앞서있는-를 요하에서 일어난 문명으로 보며 특히 후기 홍산문화를 이끈 세력이 초기 국가단계를 만들어 내었으며, 이 부분이 고조선의 시작이라 보고 있다. 

이 문화가 아시아의 기후변화와 국제정세의 변화로 인해 한반도로 남하하게 되고 고조선에 이은 한반도 정치세력의 등장을 가져왔다고 기술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를 황하문명의 주인공인 앙소문화를 가진 황제족이 중심이 된 다른 문화와의 끊임없는 경쟁이라고 볼 때 가장 큰 경쟁 상대인 홍산문화의 중심인 공공족(共工族)이 매우 껄끄러운 세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힘을 가지고 있던 공공족은 곰을 숭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단군신앙의 곰신앙은 바로 이러한 민족신앙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공(工)이라는 문자에 매우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이것이 하늘에서도 이루어지듯이 땅에서도 평화를 잇는 중간 고리를 만드는 문화를 상징한다고 본다. 그러나 황제족은 그 고리를 끊고 황제중심의 강력한 제정국가를 만든다. 공공족이 "홍익인간, 제세이화"라는 하늘의 신정사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땅의 평화사상을 만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고조선이 중국에 비해 세금이 1/10에 불과했다는 것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천군사상이라 말한다. 바로 이러한 천군의 이념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단군인 것이다. 단군은 어느 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천군의 이념을 실현하던 지도자를 뜻하는 말인 것이다. 


고대 한반도를 생각하는 이념을 연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일부 사학자들이 얘기하는 만주지역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영토역사주의를 북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류문명이 지향해야 할 평화사상을 단지 이념이 이나라 정치 이념으로 승화시켰으며(이것은 후기 신라에서 화백(和白:한점 의혹이 없게 하는 제도)으로 승화하게 됨) 제도로 실현시켰던 인류 유일의 문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한 고대사의 뿌리가 식민사관에 의해 변질되고 후에 반발로 시작된 민족사관에 의해 왜곡되면서 올바른 방향성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 지금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저자를 비롯한 고대사의 객관성을 밝히려는 소수지만 좋은 사학자들이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정말 다행히라 생각된다.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고대사의 물줄기를 찾아가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고대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생각해보기 보란다. 적어도 한국민이라면 개인적으로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오랜만에 역사에 대해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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