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소설 서평] "물구나무"(백지연의 장편 소설) 27년 후 바뀌어버린 여섯 여자의 인생이야기




앵커이자 언터뷰어인 백지연이 소설을 썻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될 만 하다. 그녀는 말하기에 다른 사람보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이번 글쓰기를 해보면서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는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말을 했지만 자기 속에 남겨 둔 이야기들을 이제 글로 표현해본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말하고 있지만 자서전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백민수가 고교 시절 딴짝이었지만 사소한 오해로 인해 헤어졌던 5명의 친구들을 우연히 받은 한통의 문자로부터 다시 인연이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서 주인공인 백민수는 언론인이면서 백지연의 이미지를 너무 닮았다. 아마도 그녀 자신을 그리고 있었으리라. 등장하는 5명의 여인들은 백지연의 인생사에 흔적을 남긴 인물들일 것이다. 아마도 그런 흔적들이 새로운 인물로 다시 살아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인생 40대에 겪어봤을만한 흔적들이다. 아마도 그런 인생들을 통해 다시금 돌아다보고 싶은 경험이 이 글을 쓰게끔 만들었을 것이다. 인생의 40대는 다시 살아난 기억들에게 대화를 던지고 싶은 우회의 나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그러한 반환점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백지연은 그러한 기억들을 우리가 아닌 그녀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러한 기억 때문인지 소설 속에는 아빠가 운전하는 버스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디론가 가는지도 모르는 버스에 올라 어디에 내려야 하는지, 어디서 시작했는지도 모르는 출발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을 때 그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은 아마 이러한 기억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나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그러한 사실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물구나무가 되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정말 할 수 없었던 물구나무가 이제 스스로 건강을 위해 매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돌아다 볼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백지연의 이 책은 반환점에 돌아선 한 여자의 이야기이면서 인생의 종착역을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인 것이다. 인생을 통해 실패냐 성공이냐를 말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 인생에 스스로 만족하고 인생의 물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민수, 수경, 승미, 문희, 미연, 하정의 여섯 여인의 모습은 우리네 여인들의 인생을 그리고 있지만 이글을 읽는 남성인 나에게도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러한 우회의 인생기억들을 담고 있기때문이다. 50을 넘어설 때 던졌던 물음들이 이 소설을 통해 다시금 생각이 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다시금 남은 50의 종착역을 어디로 잡아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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