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권력의 종말 - 디지털 시대에 다윗은 어떻게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가
니코 멜레 지음, 이은경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사회 서평]거대권력의 종말 - 트위터, 비트코인 등 새로운 기술이 기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문화는 기술의 승인을 추구하고, 기술에서 만족을 얻으며, 기술의 지시를 따른다"(닐 포스트먼의 '테크노폴리'에서)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의 목적은 새로운 기술의 변화가 가져오는 변화의 움직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언론, 정당, 엔테테인먼크, 정부, 군사력, 지성(학교), 기업의 파트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직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려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으로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것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될 것인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

 

먼저 언론에서는 기존의 메이저 언론의 문제가 비주류 언론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탐사보도가 줄어들고 있는 측면을 직접 전달되는 매체(SNS)가 치고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문제는 진지한 저널리즘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으나 직접 전달매체의 현실성이 이 자리를 매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전문적 언론보도의 장(주로 전문블로그와 연결된 매체의 성장)이 열리면서 대안언론으로 등장하고 있다. 사용자 생성의 콘덴츠, 주제 묶기라는 시도로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주는 위키피디아, 전문블로그와 평론가의 결합으로 만들어가는 허핑턴포스트의 성장이 이러한 것을 보여준다.

현대 정치의 가장 큰 상징인 거대정당의 모습이 위협을 받고 있다. 기존 정치가 막대한 정치자금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로 인해 비주류의 정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다. 그러나 무브온 등 소액 정치 기부사이트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정치신인의 참여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오바마의 소액기부모금은 공화당을 압도하면서 결국 새로운 흑인대통령의 당선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내었다. 소액기부운동의 활성화, 시민자치로 만들어지는 투명성기구 등은 가장 나은 지도자가 아닌 더 나은 지도자를 찾는 일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오고 있다.

문화를 만드는 엔터테인먼트는 어떤가? 막대한 자금으로 이루어지는 스타만들기의 프로그램에 자기가 만드는 영상이 대박을 만들어내는 저비용고효율의 콘덴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콘덴츠개발비용이 저렴해지면서 다양한 콘덴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콘덴츠들의 공유는 창작자들이 어떤 방향을 시도할 것인지 방향을 잡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필터버블을 말하는 생각조종자의 저자 엘리 프레이저의 말처럼(서평 http://gsgreen.blog.me/140142508497) 거대 플랫폼의 횡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유로운 디지털노믹스가 아닌 디지털봉건주의의 탄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거대 정부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거대해진 정부로 인해 일반 시민의 삶에 대해서 더 무관심해지고 자신의 일만 하는 나쁜 정부가 되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자유민주주의자 조차도 비판하고 있다. 그들이 작은 정부가 되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기업의 역할과 정부의 역할은 다르다는 것을 빼버린 비판이다. 새로운 구상으로 플랫폼정부라는 구상도 있지만 이런한 변화를 가지기에는 아직 관료성을 벗어나기 어렵게 보인다. 결국 지역사회의 재발견을 통한 시민 참여의 정치를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

군사력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911사태는 강한 군대의 역할이 축소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비밀거래를 이용한 다양한 테러 시도와 사이버테러의 위험성 증가 등은 강한 군대라는 이상이 허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위키리스크를 통한 정치통제 등이 밝혀지고 아랍의 봄을 만든 메시 네트워크의 활성화, 어나니머스의 무작위적인 위협 등은 스스로 투명성을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로 대표되는 지성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대학이 취업창구의 역할이라는 한계를 드러나고 있으며, 엘리트중심 교육의 한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대학의 활성화는 새로운 대안처럼 보이지만 기존 지성의 축적을 표방하는 대학과의 연계성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아직 답을 찾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인터넷 중심의 잘못된 지식의 파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약점이 되기도 한다.

기업은 규모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대량생산이 통하는 분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동차산업 조차도 개인 맞춤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은 3D프린터와 클라우드 소싱의 활성화로 인해 대량생산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농업분야에서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소규모의 수공업 장인들의 증가는 산업의 형태가 소량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저자는 이러한 다양한 문제로 인한 변화에 다음과 같이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1. 상호작용을 통한 분권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담론을 확산해야 한다.

2. 진지하고 사려깊은 리더십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야한다.

3. 연결을 통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

4. 작은 힘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주제 아래 지속적인 사회를 구축해가야 한다.

5. 거대한 플랫폼을 통제할 수 있는 기구를 가져야 한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에 대해 매우 깊은 사고를 하고 있는 책이라 생각되었다. 다양한 측면의 실증적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 면도 매우 좋은 측면이라는 느낌이다. 이러한 성찰과 더불어 나름대로의 의미있는 대안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주 좋았다. 물론 저자의 생각대로 사회가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 사회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여는 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세 이책은 뜻이 있다 하겠다. 좀더 다양한 사고의 폭을 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만들고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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