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아시아 1 - 아시아 대표 이야기 100선 아시아클래식 1
김남일.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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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서평] 백개의 아시아 - 그리스 로마 신화에 길들여진 우리의 생각을 뒤흔드는 아시아 100개 이야기

 

 

찬란한 이야기 문화가 꽃피웠던 아시아에서 점차 자신의 것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백개의 아시아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이야기들을 묶은 이 책은 아시아의 이야기 문학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아시아의 이야기 문학이 이렇게 방대한가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철학적 신학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또 놀라움을 가지게 되었다. 인류문화 창조의 순간들에 대해 우리가 너무 서양사조에 길들여져 있는 사고를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희랍사상의 로고스에 대한 이념으로부터 나온 신화의 바탕에는 선과 악의 분리에 촞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아시아의 이야기들은 선과 악이 서로 분리되었다기 보다는 항상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공생의 관계로 표현될 때가 많다. 이러한 아시아의 이야기들은 주로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쪽으로 결론을 맺는 경우가 많다. 물론 불행으로 끝나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로 이어진다. 이것은 공동체성을 우선하는 이야기의 특성을 반영한 때문일 것이다.

동양의 이야기들은 어느 한 지역의 독특성을 반영한다기보다는 서로 융합도 되고 독특하게 편집되어지기도 한다. 가령 태국의 시앙 미앙이야기는 라오스에서는 캄에라는 인물의 이야기로, 캄보디아에서는 아 톤추이 프라츠라는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약간의 스토리의 변형도 생기면서 자신의 나라에 맞는 이야기로 각색되어진다. 

그리고 전반적인 이야기의 내용은 자연적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동물과 결혼을 한다던지, 동물의 도움으로 어떤 일을 이룬다던지, 창조신화에 동물이 함께 역할을 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을 인간과 분리되어 사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생각하는 동양의 생각이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동양의 이야기에서는 트륵시터가 많이 등장한다. 트릭스터는 기존의 관습을 깨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인데 상대적으로 기존 질서를 깨기 어려웠던 동양사회에서 이야기를 통해 기존 사회를 변화하고자 하는 민중의 심리를 반영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트릭스터가 단지 이야기의 재미만을 추구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트릭스터를 통해 기존 사회권력의 문제를 우화적으로 표현한 것은 변혁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을 것이다. 

아시아의 이야기를 통해 문학적 다양성을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책속의 책이라는 액자형 서술구조를 가진 이야기들은 동양이 자랑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천일야화나 데카메론과 함께 페르시아의 투티나메이야기는 앵무새 현자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계속 연이어 진다. 이러한 현자 사상은 널리 아프리카나 중국의 위구르 지방까지 퍼져있다. 이야기를 통해 강화된 사상적 교류가 아시아의 문학적 상상력을 키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보자는 기치로 시작된 계간지 "ASIA"의 8년간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동안 우리가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각이 부족했는지를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에게 이렇게 풍성한 상상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책을 통해 역자들은 말한다. 이제 아시아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그러나 본인은 아시아의 다양성에 대해 인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시아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백개의 아시아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 바로 이것이 아시아의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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