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스키외의 로마의 성공, 로마제국의 실패 - 로마에게 해악은 분열이 아니라, 번영이었다.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제국 역사] 로마의 성공, 로마제국의 실패 - 로마 멸망은 분열때문이 아니라 번영때문이었다.

 

 

몽테스키외의 새로운 역사해석에 대한 책이다. 법의 정신을 통해 우리에게 군주의 덕을 말해주었던 그가 이 책에서는 역사의 흥망성쇠의 법칙을 말해주고 있다.

기존의 역사학자들의 로마멸망의 원인에 대해 몽테스키외는 다양한 역사적 증거와 이야기를 통해 분열로 인한 국력의 쇠퇴가 로마멸망의 원인이 아니라 너무 빠른 세계정복의 완성과 그 피로로 인해 멸망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로마의 융성과 몰락의 과정을 보면 처음 왕정에서, 공화정, 제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통치방식을 더 공고히 하는 과정을 만들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모든 나라가 하나의 조직 처럼 세계를 정복해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도자가 나왔으며, 전쟁에 관해서는 가장 유연함을 발휘했던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때문에 말기의 분열이 로마를 멸망시겼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몽테스키외는 번영으로 인한 분열이 진정한 원인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복은 쉽다. 그러나 유지는 어렵다는 말로 로마의 번영을 표현하고 있다. 처음 나라를 만들때는 지도자가 제도를 만들지만 후에는 제도가 지도자를 만들어 유지하게 된다. 로마가 이러한 강력한 제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사정이 원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부족한 자원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에서 약탈적인 방식이 발달하게 되었고 이러한 약탈의 조직화가 국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전투훈련을 하는 모습이나, 유연하게 상대방의 전쟁수행능력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카르타고의 난파된 범선을 본 따 당시 최강의 해군함대를 조직한 것이다. 길리아의 방패를 받아들이는 점 등 상대방의 전쟁기술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면 로마는 바로 그 전략을 흡수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전쟁수행능력의 발달과 용병중심이던 다른 나라와는 달리 로마인들로 이루어진 군대는 단일한 대오로 강력하게 전쟁을 수행해냄으로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원대한 정복활동을 만들어나갔다.

전쟁의 승리에서 중요한 문제는 전쟁의 승전물인 토지의 분배 문제이다. 로마가 이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처리함으로서 더욱 강고한 군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로마의 군대에 참전하기 위해서는 사사로히 전리품을 취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한 후에야 가능하였고 이러한 규율이 오늘날의 군대법칙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군대국가로의 성장은 카르타고 전쟁의 승리 이후 확고해졌다. 

처음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로마에게 매우 강력한 위협세력이었다. 실제로 로마까지 진군을 하기도 하였으나 결정적인 차이는 로마가 각 도시국가와 연합하여 카르타고와 대적을 한 반면 한니발은 카르타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않았다. 몰론 로마의 분열책이 성공한 탓도 있지만 군사조직으로 다져진 로마의 성향과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는 도시국가의 연합은 결국 한니바을 무릎꿇게 만들었던 것이다. 

카르타고 멸망 이후 이제 남은 그리스, 마케도니아, 시리아, 이집트의 4대세력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로마의 자신감은 이미 제국을 이룰 모습을 보여준 곳이다. 로마가 상대국가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원칙은 1. 대항할 틈을 주지 않고 지체없이 정복한다는 것, 2. 동맹을 이용하거나, 3. 방해세력은 분열작전을 이용하고, 4. 강화조약을 이용하여 약화시키고, 5. 모든 경제주권으로 로마로 일원화한다는 것, 6. 서서히 움직이지만 빠르게 정복작전을 한다는 것, 7. 독자성은 인정해주어 불필요한 잡음을 피한다는 점을 둘 수 있다. 

이렇게 강력했던 로마의 성공이 무너진 것은 너무나 빨리 달성한 정복의 완성으로 인해 제국의 주도권 다툼과 넓어진 제국의 흩어진 자신의 세력에 대한 견제때문이었다. 결국 번영으로 이루어진 결실이 너무 빨리 얻어진 때문이라고 몽테스키외는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팍스로마나와 팍스아메리카나를 말하는 것이 너무나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의 미국이 로마처럼 세계를 정복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그 정치체계나 정복 7원칙은 너무나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책은 오늘날 미국의 정치계에게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에게도 너무나 작은 성취감에 빠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 지를 경고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다 이루었다고 했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이다. 자신의 성공에 심취한 나머지 스스로 자리를 단단히 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치리자가 항상 경계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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