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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살림월령가 - 자연주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그리는 시골살림 이야기
양은숙 글.사진 / 컬처그라퍼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자연 건강] 들살림 월령가 - 자연주의 스타일리스트가 드리는 시골살림 이야기
푸드스타일리스트로 15년간 활동하던 양은숙씨가 자신의 작업실을 시골로 옮기면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자연주의 스타일의 소재들을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이책은 자연의 향기를 담뿍 담은 풋풋하면서 소박한 시골밥상이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분위기와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 있다 하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통해 시골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먹거리의 이야기들을 묶여있다. 봄이면 생각나는 지천의 꽃들의 향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생명의 느낌들을 담아내는 모습에서 화전이나 각종 나물과 푸성귀들이 등장하고 있다. 노랑의 순에서 점차 연두 빛으로 변해가는 봄의 향기들은 그 느낌 마져도 우리를 겨우내 움추려 들었던 팍팍한 육신에 힘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아마도 그러한 느낌 때문에 봄의 나물들은 우리의 입맛을 새롭게 만들게 되는 것일까? 봄은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다. 온갖 먹을 것들이 지천에 있지만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바쁜 일정을 또한 게을리 할 수 없는 때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러한 일상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름은 인제 서서히 자신의 살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그래서 무더운 날씨지만 농촌의 들판에는 온갖 미래를 향한 꿈들이 영글어간다. 한 여름의 뜨거움의 가치가 가을의 풍성함이 되는 것이다. 여름은 농부에게 미래의 꿈을 만드는 땀을 흘리게도 하지만 잠시간의 휴식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도 한다. 특히 땀을 흘리고 시원한 물가에 멱을 감거나 등목을 한 후 흐르는 시냇물에 담아 놓은 수박과 참외 등 여름 먹거리를 먹는 재미는 도시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행복이리라. 이 책의 제목이 들살림월령가이듯이 자연의 다양한 느낌의 시골의 향기들은 건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인생의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
가을로 들어서면 정말 풍성함의 극치로 먹지 않아도 행복함이 묻어난다. 각종 과일과 채소 등 들판의 수확물들은 넘쳐난다. 함께 수확을 하면서 뉘옅뉘옅 넘어가는 저녁 햇살을 받고 있는 모습들은 일년간의 노고를 스스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농부의 생각에는 그러한 여유를 가지기에는 해야 할 일이 많은 때가 가을의 시기이다. 가을의 농부에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찬 일정으로 인해 도시의 사람들보다 마음이 바쁜 시기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아름다운 글에서는 자연의 풍성함으로 인한 여유로움만이 넘쳐난다. 아마도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제삼자의 입장에서 쳐다보는 이로서의 여유일 것이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한창 일을 하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 묵묵히 일을 하고 자신의 느낌을 만들어가는 그녀를 보면서 촌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러나 그녀가 만들어내는 자연에 대한 찬사들과 고마움의 표현들에 같은 동료의 한사람으로 무덤덤히 받아들일 것이다.
겨울의 시기에 들어서서 이제 잠시 한해를 정리해야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아마도 그래서 김장잔치로 겨울의 장을 시작하게 되엇을 것이다. 한해의 먹거리를 모아 저장 식품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삶은 이러한 삶의 지혜를 스스로 몸에 밴 자연스러운 결과이지만 매년 새롭게 느끼는 것은 계절의 깊어감에 따른 여유의 삶일 것이다. 시골의 삶이 정적이면서도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쉬임없이 돌아가는 자연의 시계를 통해 우리들은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사람이 같은 일상이지만 우리에게 매번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하는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계절에 다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이라는 삶의 진통제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마음의 그림을 선물해준다. 작고 낮은 것들에 대한 시선을 맞출 수 있고, 그속에서 행복과 삶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오늘 이러한 들살림의 노래를 통해 하루를 풍성하게 할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들살림의 풍경은 내 마음의 꿈꾸는 삶의 모습임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