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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물들
장석주 지음 / 동녘 / 2013년 4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521/pimg_795879188855877.jpg)
[철학 관계] 철학자의 사물들 - 사물들 속에 숨어 있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
이책은 문학책일까? 아니면 철학책일까? 사실 이러한 질문이 조금은 의미가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적 통찰과 문학적 상상력의 통합지대를 설정한 목표는 바쁜 현대인의 삶에게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여유를 말하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관계, 취향, 일상, 기쁨, 이동이라는 주제를 통해 관련한 사물들의 이야기로 접근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를 통해 어떤 사물이 철학자의 생각을 이끌어내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생각의 향연이 우리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가령 관계의 주제를 통해 신용카드, 휴대전화, 자동판매기, 세탁기, 진공청소기라는 사물을 말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사물들이 현대인의 관계를 바꾸어 놓은 가중 중요한 사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사물과 연관하여 철학자를 끌어들이는데 굉장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신용카드가 가져온 인간의 관계변화와 마우리치오 라자라토라는 노동의 본질을 말하고 있는 철학자를 연관시키는 서막에서 이러한 그의 의도는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사물이 다시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물의 종속이 아니라 물의 주체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목표할 것이다.
사실 물의 주체까지 가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조명할 수 있는 주제와 사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모습조차도 발견하지 못하면서 주체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모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스스로를 고독한 독학자라 표현한 것은 이러한 모순을 스스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일상의 관계를 거부하고 탐구의 영역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느꼈기 때문이리라. 다만 너무 주제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현재 우리의 삶과는 조금은 동떨어진 사물들도 발견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진공청소기나 가죽소파, 화로, 조간신문, 활, 추 등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 주제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보편성의 확보라는 측면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아마도 이책에서 말하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일까?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책은 에세이가 맞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선택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선글라스를 즐겨하지 않으며 일상의 문제로 카메라도 다가오지 않는다. 기쁨에서는 책 정도가 다가올 뿐이다. 이동의 주제에도 아예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는 성격에 조금은 낯설지만 중요한 건 저자가 이런 다양한 사물의 문제에 접근하려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 다양한 사물에 둘러쌓여 있음에도 그냥 사용하고 있을 뿐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당연한 삶의 일상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어느 한 시점에서는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 까? 그것은 결국 내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생각에 대한 작은 반성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 속에 이러한 질문까지도 남의 글을 통해 갖는다 할찌라도 이런 질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인생의 작은 향기를 발견할 여유를 알 수 있기때문일 것이다.
오늘 이 책을 통해 나와는 조금 다른 삶을 발견하면서 당연한게 아니라 한번쯤은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으로 종 부랄 - 추를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갈 곳 잃은 모습에 대해 스스로를 울려 깨어나라고, 그래서 세상과 함께 하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철학자의 사물은 어느 한 사물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그 물과 관련된 총칭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들의 삶을 가르쳐주는 의미를 발견하는 하루의 삶을 기대하면서 서평을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