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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 일본의 사례, 1945-2012년 ㅣ 메디치 WEA 총서 1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양기호 옮김, 문정인 해제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4월
평점 :
[정치 외교]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 미일관계의 조명을 통해 생각해보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친미와 자주노선을 통해 미국의 외교정책의 표면적 변화는 만들어지지만 결국 미국 동맹관계의 종속을 해체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미국의 집요한 동아시아 외교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이책은 외무성과 이란 대사를 거친 후 그동안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일본외교사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과거의 일본 관계를 조명하는 이유는 현재의 국제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미국외교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국추종노선과 자주노선의 대립과 갈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CIA를 통해 일본의 하부관리까지 관리함으로서 쌍방의 조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것은 종전을 통해 자신들의 살길을 찾으려 했던 쇼와천황을 비롯한 일본전범들의 문제로부터 시작한다. 미국은 자신의 동아시아전략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쇼와천황을 인정하고 그들의 전범의 멍에를 벗겨주었다. 특히 미군의 오키나와주둔을 무기한 허용해줌으로서 미국의 종속을 영구화시킨 계기가 되었다. 또한 수상이 직접 미군을 위한 위안소를 만들 정도로 미군에게 아부를 하였다.
일본이 참전 항복의 날을 미군군함에서 항복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이 아닌 천황이 종전을 선언한 8월 15일로 삼은 것은 일본이 아직도 전쟁을 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그들은 항복의 날이 아닌 종전일로 기억하고 있으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역사인식은 미국의 전범처리 문제에서 시작된다. 전쟁기획자인 천황과 참전의 책임이 있는 기존 세력들이 전쟁의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권의 수장이 된 것은 미국의 일본정책 변화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이 일본의 정책에 관여하면서 일본국민의 반발을 우려하여 기존 정권을 살려주었다. 물론 일부 전범들은 처리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전범들은 용서를 받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살려준 미국에 충성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일본의 친미종속을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계기를 가속한 원인이 된 이유는 종전 이후 시작된 냉전의 시작때문이다. 미소의 대결로 인해 공산주의의 전파를 막기 위해 미국은 일본을 공산당의 전쟁방파제로 삼았다. 미소의 대립을 통해 일본은 다시 살아나가 된 것이다. 전쟁보상금 등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던 경제위기가 미소대립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인해 기사회생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변화는 일본의 간접통치를 하던 연합군최고사령부(GHQ)의 수장인 맥아더와 갈등을 빚게 되고 결국 한국전쟁으로 인한 상황에서 일본의 재군대화를 반대한 이유로 인해 해임되게 된다.
일본은 미국의 통제를 받아들여 일본 스스로 검열기관을 설립하여 언론통제를 하였다. 이러한 언론통제는 미국에 종속된 일본의 언론기관이 되게 만들었다. 기존의 재벌은 해체되었지만 친미중심의 재벌로 재편되었고 미국학회의 주도로 인한 친미교육기관이 만들어졌다.
미소의 갈등국면과 이후 벌어진 한국전쟁, 베트남전은 일본을 다시 재무장과 경제대국의 길로 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전략은 일본을 이용 소련을 견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갈등국면을 조정함으로서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소련의 북방 4개섬의 반환을 미국이 반대하였으며, 한국의 독도문제, 중국의 센카쿠문제 들을 조장함으로서 동아시아 외교전략을 조정하려 했다. 이러한 전략이 지금의 세계외교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일본외교 간섭이 만들어낸 작품 중의 하나가 전범이었지만 일본의 수상이 된 기시정권에서 일어난 1960년의 안보투쟁이다. 일본의 자주노선을 내세웠던 기시정권이 미국의 심기를 건들면서 정권교체를 생각하게 되었고 전학련의 조직을 통해 국회난입을 뒤에서 지원하게 된다. 처음 전학련이 내걸었던 안보조약의 변경은 미국의 생각이었던 정권교체만 만들어놓은채 일본의 외교역사에서 사라진다. 미국은 오키나와 반환이라는 카드로 이 국면을 전환한다.
향후 미국과 일본위 외교정책에서 중요한 문제를 만드는 원인은 주일미군과 중국과의 연관섬이다. 미국이 일본을 통한 동아시아 안정화전략이라는 구도에서 일본은 자신의 역할을 했고 이것이 동아시아 각국의 역학관계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인의 시각으로 쓴 책이지만 매우 정확한 시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사실 한국이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원래 미국을 동아시아 최후방어선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일본의 전범들이 일본에서 다시 살아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친일파가 살아남으면서 한국의 역사가 바뀌게 된 것이다. 친일파가 다시 한국정치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보다 큰 시각으로 세계역사를 바라보지 못한 독립세력에게도 책임이 있다. 서로의 생각을 합쳐 보다 큰 민족화해를 만들어야 했음에도 사상과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립과 갈등을 일삼은 우리의 과거는 결국 자주적이지 못한 독립이 가져다 준 광복의 한계였다.
이제 우리도 친일파가 친미파로 얼굴만 바꾸고 과거를 반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 그날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 순환되고 있는 것이다. 보다 큰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역사의 반성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 우리의 문제가 과거와 연결되어 있기때문이다. 오늘 이책은 일본인의 시각을 통해서 과거의 문제해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