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 복수와 생존을 둘러싼 실화
존 베일런트 지음, 박연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과 호랑이, 복수와 생존을 둘러싼 사투 속에서 공존의 길을 생각하는 책 [타이거]

 

 

시베리아호랑이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통해 인간과 호랑이의 공존을 생각해보는 책이다. 생존을 위한 호랑이의 투쟁은 인간과 공존할 수 없는지를 생각해보자.

 

현재 야수의 왕이라 불리는 호랑이는 공식적으로 8종이지만 발리, 라마, 카스피호랑이는 멸종되었으며, 남중국호랑이는 1990년 이후 목격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1994년 전 지구적 생존네트워크에서 야생동물연대를 통해 시베리아호랑이를 보호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서서히 개체수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시베리아의 개발과 맞물려 생존을 위협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책은 호랑이라는 거대한 동물과 인간의 생존투쟁을 그리고 있으며 공존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책이다. 호랑이한테 죽임을 당한 마르코프와 세리게이 포체프냐와 그들을 죽인 호랑이를 죽인 투루시의 이야기를 통해 왜 호랑이가 인간을 공격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보여준다. 

이책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살아 있는 프리모례의 환경보호전통을 살리고 호랑이가 위협적인 존재이기는 하지만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을 말하려하고 있다. 서로가 죽고 죽이는 혈투를 거침으로서 마치 서로를 이해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인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의 사자와 같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 동물이지만 그 위험성은 매우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데이타들은 시베리아 호랑이가 사람을 해친 경우가 많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세기동안 서로가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서로가 경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증언들과 경험으로 볼 때 호랑이는 인간을 피하려했고 인간들 역시 호랑이와 마주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사냥으로 인해 살 길이 어려워진 정착민들이 밀렵에 뛰어들면서 호랑이사냥이 은밀하게 이루어지면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저자는 동물의 멸종 역사를 보면 앞으로 호랑이의 멸종이 어떻게 될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 한 동물의 가치가 알려지고 점차 급속한 사냥이 이루어지면서 결국 멸종의 길로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1790-1830년에 멸종된 해달, 1850-1880년에 멸종된 아메리카 들소, 1990년대 멸종된 대서양대구의 모습은 똑 같은 형태로 이루어졌다. 호랑이의 모습도 이러한 모습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볼세비키 혁명 이후 극동으로 진출하는 러시아가 개발을 당연한 과제로 여기고 숲을 불태우고 새로운 도시를 개척했던 모습에서 호랑이가 갈 곳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개발의 과정에서 우연히 부딛힌 사람과 호랑이의 싸움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다. 볼세비키의 길을 안내했던 카자크인은 극동의 모피를 탐냈었다. 그들의 안내를 통해 처음에는 모피구입지의 역할을 하던 시베리아는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으며 결국 시베리아를 지배하던 자리를 인간에게 넘겨주게 된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다. 이러한 공존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것인지를 생각해자는 것이다.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공존의 문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려 하고 있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듣던 만주의 호랑이얘기때문이다. 아버지는 나에게 호랑이 그림을 많이 그려주면서 만주에 살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만주의 사람들이 호랑이를 자신들을 지켜주는 신으로 여겼으며 호랑이와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나 개마고원에서 사냥하던 이야기들은 어렸을적 나의 상상력을 돋구웠던 주제였던 것 같다. 아마도 이러한 이야기들은 아직도 나에게 남아 자연과 인간의 삶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한반도의 많던 호랑이들을 일제가 우리의 정신을 말살한다는 생각으로 완전히 멸종에 이르게 한 역사는 잊어버린 역사의 아픔을 말하는 것임과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를 상실하게 만든 역사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만들어내가는 다양한 논의를 만들어가는 것은 단지 우리의 문명을 연장하는 수단만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민족정신을 다시 세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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