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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 -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
EBS 동과서 제작팀 외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10월
평점 :
동과 서의 다른 생각들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얘기 [EBS다큐멘터리 동과 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동양의 방식에 비해 개별에 주목하는 서양인의 인식차이는 모든 문화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책은 이러한 동서양의 인식차이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밝혀주고 있다.
본질은 추구하려는 동양의 인식목표는 공(空)과 관계에 주목하려는 인식 방식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반면 서양은 개별 주체에 주목하기 때문에 개별성에 더 주목하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성이 언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주로 동양이 동사를 강조하는데 비해 서양은 명사를 강조한다. 연관성이 중요한 동사와 개별성에 입각한 명사의 차이성을 인식차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동양의 인식에서는 세계가 기로 충만한 음양오행의 세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양에서는 다양한 객체가 모여있는 집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동양은 서로 관계의 측면을 강조한 진리를 추구한데 비해 서양은 개별화의 형식논리와 실험에 입각한 과학의 진리를 발전시켰다. 유사성에 주목한 동양과 규칙성에 주목한 동서양의 차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동서양의 학문양식의 차이에서도 나타나는데 동양은 붓을 이용하여 여백(허공)의 여유와 전체의 형식에 주목하는데 비해 서양은 펜을 이용 구분과 세분화에 집착한다. 동양의 사유의 인식체계와 서양의 언어인식의 차이를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동서양의 그림의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동양의 그림이 전체의 관계성에 주목하는데 서양의 그림은 주인공에 주목한다. 동양에서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말인 흉중성죽(胸中成竹, 사물을 마음에 담아야 그릴 수 있다)은 이러한 관계성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토론법이 발달한 서양의 사고방식에 비해 동양은 화두라는 담론을 발전시킨 것도 이러한 차이점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사회에도 영향이 미쳐 체면과 형식에 주목을 하는 동양에 비해 공감착각이라는 1인칭시점이 발전한 서양의 차이를 가진다. 상대방의 입자에서 생각하는 동양과 달리 나의 입장에서 출발하는 서양의 차이를 가지는 것이다. 요리문화도 역지사지의 생각을 통해 미리 한 입에 먹기 좋게 만든 요리와 젓가락을 발전시킨 동양에 비해 자신이 선택한 크기를 잘라먹는 나이프를 발달시킨 서양의 차이를 나타나는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종합적 판단이 뛰어난 동양의 학생들에 비해 논리와 주장이 강한 서양의 학생의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 사용하는 이모티콘도 차이가 나는데 동양은 눈의 모습에 주안을 둔 모습 ^-^(기쁨) 등이 나타나지만 서양은 입에 주안을 둔 :)(기쁨) 등이 나타난다.
주거문화의 차이도 흥미롭다. 서양이 방과 방 사이는 폐쇄적으로 설계하고 집과 집은 개방적으로 설계하는데 비해 동양은 방과 방 사이는 개방적으로 설계하고 집과 집사이는 패쇄적으로 설계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동양은 유사한 여러 개 중의 하나를 고르려는데 비해 서양은 독특한 자신의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동양의 아이들은 엄마가 선택해준 문제를 잘 푸는데 비해 서양의 아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문제를 더 잘 해결한다. 외재적 기준이 중요한 동양과 내재적 기준이 중요한 서양의 인식 차이때문이다.
참으로 흥미로운 결과라 생각된다. 그럴거라고 생각하는 일이었지만 다양한 실험과 증명을 통해 앞의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은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힘을 동서양 융합을 할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한다. 이미 고대를 통해 해양문화와 대륙문화를 이어주는 힘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힘이 다시 21세기에 동서양의 융합을 통해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위해서는 우선 무엇이 다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책은 이러한 다름에 대한 인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생각되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이책의 목표가 학생들의 논술적 사고력 향상에 맞추어져 있기는 하지만 성인들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보다 큰 융합의 정신을 만들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