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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목을 친 남자 - 프랑스혁명의 두 얼굴, 사형집행인의 고백
아다치 마사카쓰 지음, 최재혁 옮김 / 한권의책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720/pimg_795879188776103.jpg)
프랑스혁명의 현장에서 3천명의 목을 떨어뜨린 사형집행관의 이야기 [왕의 목을 친 남자]
프랑스혁명에 대해 역사가 기억하는 것은 그 주역들과 희생자들의 이야기이다.이책은 그 역사의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직업인 사형집행이라는 일을 통해 혁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세시대 사형집행인이 된다는 것은 저주받은 집안의 사람이 된다는 뜻이었다. 일종의 불가촉천민의 신분이 되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악인을 처벌하다보니 그 악인의 영혼이 집행인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생각이지만 신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너무나 당여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신분이 낫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하층민의 삶을 산 것은 아니었다. 중세시대에는 그들에게 급여는 지불되지 않았지만 일부 세금징수권을 허락하여 일반적인 길드들보다 거의 10배나 많은 소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부업으로 의업도 허락되어 꽤 많은 부를 축적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책의 주인공인 샤를 앙리 상송의 집안은 6대에 걸쳐 이일을 하였으며 꽤 부유한 삶을 살았다고 전해진다. 샤를 앙리 상송은 처음부터 사형집행인은 아니었다. 그는 원래 군인으로 복무하였으며 프로이센전쟁에도 참여했었다. 그러던 그가 여행 도중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구출되었고 그를 극진히 간호한 집안이 사형집행을 하던 상송집안이었다. 그 집안의 딸 마르그리트의 미모에 반해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의 결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사형집행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는 말 때문에 사형집행인이 되기로 선책을 한 후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행복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6년만에 부인이 죽으면서 그는 그곳을 떠나 파리로 들어오게 된다.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없었던 그는 마침 파리의 사형집행관이 공석이 된 상황으로 인해 그 자리를 얻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프랑스혁명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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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공포정치의 상징 중 하나인 기요틴이라고 부르는 단두대의 설계에도 관여를 하게 되고 혁명의 과정에서 변화되는 사람들의 신분과 상황에 대한 묘사도 아주 사실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왕정의 폐지로 인해 그의 신분이 실질적인 시민의 신분으로 승격되는 감격이나 한때는 존경해마지 않았던 루이16세의 처형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갈등의 상황, 시민폭동으로 인해 벌어진 폭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혁명의 의미에 대한 회의 등을 진솔하게 정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직접 처리하면서 그의 회고집에 남긴 결론은 사형제의 폐지였다. 이를 그의 손자 가 정리하여 글로 남겼지만 정작 프랑스에서 사형제가 폐지된 것은 그 후로 175년이 지난 1981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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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결론은 결국 사람의 처벌로 사형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다시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할 가능성마져 없애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기 대문에 그 죄를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은 끊임없지만 죄라는 문제가 결국 사회적이라는 것이라면 사회의 포용성의 문제는 그 사회의 유연성과 연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사회의 유연성과 더불어 생각해볼 수 있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야사를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들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