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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 - 인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는가!
후베르트 필저 지음, 김인순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인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탐색 <최초의 것>에 대한 단상
"타이스 고고학 저술상"을 수상한 세계적 고고학 저널리스트 후베르트 필저의 명저이다. 이책은 최초의 것들은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태동을 찾아내고 있다.
인류를 만들어 낸 놀라운 발명 18가지-예술품,맥주,옷,무기,수학,가축,,불,컴퓨터 등-를 탐색하는 이책은 인류의 삶이 어떻게 결정적으로 변화되었는지를 살피고 그러한 탐색 속에 우리의 모습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이 일부 창조론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설고도 불쾌하게 비칠 수 있겠지만 철저하게 고고학적 논리로 전개하는 이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맨 먼저 등장하는 것이 인간은 언제 서서 다녔을까? 인간의 직립보행의 시기를 대략 700만년전으로 잡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직립보행과 송곳니 퇴보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회성을 이루는 동물들이 송곳니가 퇴화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회화와 직립보행이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주장 중 하나가 왜 네발과 두발의 중간단계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가이다. 일단 중간단계를 행동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사람이 네발로 다닌다면 아마도 몇시간도 못돼서 지치는 것이나 같은 이치이다. 또 하나 변화는 비약적인 발전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책에선 얘기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것을 교육학에서 말하는 임계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수증기와 물의 중간단계를 볼 수 없다고 수증기가 물에서 유래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최초의 것-직립보행,도구,이주자,불,언어,살인무기,예술,옷,음악,가축,수학자,신전,정착민,컴퓨터-의 탐구를 통해 우리는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면서 다른 방식을 아예 흡수하거나 완전히 말살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러한 모습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동물적인 습성이 나타나면서 동시에 사회화라는 인간의 과정이 성숙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인간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사회화라는 과정이며 이것을 이루는 무형의 특징, 즉 문화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책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인간은 문화를 가진 동물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인간의 진화과정을 탐구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발전적 사관의 오류이다. 이책에서도 그런 모습을 아주 조금 보이고 있는 데 현대인들이 고대인들에 비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대인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이책에서도 나오지만 스톤헨지나 동굴벽화의 예술성, 2만2천년 전의 소수계산의 흔적 등은 사실 현대인들의 개인적인 능력에 비해서는 정말 위대한 작품이다. <남성퇴화보고서>라는 책에서도 나오지만 인간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점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진화론에서 이것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라마르크가 얘기한 용불용설-어느 한쪽의 발전이 다른 쪽의 퇴보를 가져온다는 것-은 인류의 변화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명제이기도 한다.
고고학의 발전으로 인해 발견된 고대인들의 운동능력은 현대인에 비해 2-3배 정도 우월했다는 보고가 나오고있다. 이것은 결국 무엇을 말하는 가?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포기하는 대신 점차 두뇌를 키우고 문화적 능력을 키웠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에서도 이것은 잘 나타나고 있다. 옛날에는 힘이 센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고 무리를 잘 이끄는 지도자가 더 중요한 위치를 가지는 것에도 나타난다.
이책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섹스에서도 이것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고대의 섹스는 종족보전의 역할이 중요했다. 어느 순간 인간은 피임의 연장을 통해 종족보전의 목적이 아닌 행위로서의 섹스를 즐기게 되었고 직립보행의 대가로 얻어진 출산의 고통과 함께 사회성의 발달로 인해 점차 소수의 인원을 출산하게 된다.
아마 인류의 발전은 과학을 통한 체외수정으로 발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의 가속은 행위적 섹스에서 정신적 섹스로의 발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호모나 레즈비언의 증가는 단순한 것이 아니며 인간의 발전모델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하는 바이다. 책에도 없는 이런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인류의 발전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모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http://postfiles11.naver.net/20120621_122/gsgreen_1340239729995xamWC_JPEG/%C3%A2%C1%B6%B7%D0_%C1%F8%C8%AD%B7%D02.jpg?type=w2)
본인도 신학을 했기때문에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립을 얘기하는 것을 많이 듣게 된다. 본인은 창조론과 진화론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물질을 이해하는 방식이 입자론과 파동론이 있듯이 같은 것을 보는 관점에 따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진화론은 시간대 자체를 영속적으로 놓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며 고고학이 필수적인 도구가 된다. 그러나 창조론은 의미론적 내용이다. 이것은 시간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등장했다는 의미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창조론은 새롭게 등장한 그 무엇이 가지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입장이 다른 내용을 우리는 같은 입장에서 자신이 옳다고 논쟁하는 것을 볼 때가 많다. 창조론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경 자체가 역사적 산물인데 마치 신의 절대적인 산물인 것처럼 자신만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위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며칠 전 나온 시조새의 보도때문이다. 더이상 한국이 자신들의 종교때문에 진실을 외면하는 나라로 비쳐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http://postfiles9.naver.net/20120621_152/gsgreen_1340239639511gKD7P_JPEG/%BD%C3%C1%B6%BB%F5_%C8%AD%BC%AE_2.jpg?type=w2)
최초의 예술작품 중 하나인 스페인의 라스코 동물벽화에 대해 유명한 고고학자인 주디스 서먼은 이 동굴은 자궁이면서 묘비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원주민들에게 이 벽화를 보여주면 그들의 성인식이 생각난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통해 우리들의 태초의 신에 대한 접근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태초의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종족의 보전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물론 이것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무엇인가 알 수 없는 힘에 의존하려 했고 그런 생각이 오늘날의 종교의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라스코의 동물벽화는 그러한 시초를 우리에게 얘기해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