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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5 - 1
신아인 지음 / 아이웰콘텐츠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쇠를 녹이는 심정으로 독립의 열정을 말하는 감성소설 <1535>를 읽고
처음 책의 제목이 왜 1535인지 의아했었다. 이 제목의 의미가 철이 녹는 점이라는 것을 안 후 쇠를 녹이는 심정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한 사람들의 열정을 담아내려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900여페이지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글을 통해 독립의 역사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을 쓴 신아인은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글은 마치 한편의 동영상을 보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선의 일제침략에 대비해 조선의 산하를 지키기 위해 조선의 산하를 관통하는 지하도를 만들었고 조선내부에 한일애국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독립운동을 지하에서 조직한 중추원의 부의장 정민석과 가문과 나라를 위해 그와 결혼해 자신을 희생한 요코하마 미유키, 그리고 정민석을 사랑하는 영원한 무용가이자 조선의 꽃인 서혜림, 복수를 위해 칼을 거머쥔 독립군 이무영, 서혜림을 사랑하는 이수찬, 정민석을 보좌하여 지하에서 독립군의 무기를 만드는 경성제작소의 박영수, 그러한 그를 사랑하지만 표현못하는 윤지은 등 사랑과 암울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어쩔 수 없이 아픔을 겪어야 하는 모습들을 감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신아인은 매우 감성적인 문체를 통해 상황을 설득력있게 잘 그리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죄책감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한 정민석의 인생은 시대의 아픔을 우리에게 잘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은 장기적으로 준비한 모든 과정이 한사람에 의해 너무 쉽게 노출이 되고 극적인 과정으로 몰아간다는 점이다. 전국의 지하도를 조선시대에 만들었다는 점도 너무 과장이라는 생각인데 그런 어마어마한 일이 한사람의 치기때문에 한꺼번에 날아간다는 점은 소설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나라의 역사를 다루는 문학작품은 좀 더 치밀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의미가 많은 작품이다. 나라 잃은 아픔을 새로운 희망을 위해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역사를 생각하는 많은 작가들의 고민일 것이다. 이런 고민을 푸는 좋은 상상력을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