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3월이면 아름다운 꽃 한련화를 가슴에 담고...



독립투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가련한 여인 류관순, 그녀가 외쳐야만 했던 "대한독립만세"의 외침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 살아있다. 그 외침은 오늘도 붉은 꽃이 되어 떨어지고 있다.


나라 잃은 슬픔의 땅에 태어난 것이 잘못이었을까? 

아직도 그녀의 외침은 끝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바쁜 우리들의 삶에서 이미 그런 자취들을 하나둘 지워가고 있다. 나라를 되찾은지 어인 반세기가 넘었지만 일본은 아직도 그 시절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으며, 나라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가끔 특별할 때에만 형식적인 반성만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그녀의 작은 꽃잎들은 정령 잊혀지고 있는 것인가?

작은 소녀가 나라의 독립을 외치는 투사가 되는 과정은 신의 선택을 통해서가 아닐 것이다. 짧지만 강렬한 나라 잃은 설움과 자신의 나라를 찾아야 한다는 작은 마음들이 점점 하나둘 모여지면서, 그리고 자신을 꺽으려는 집요한 일본경찰들의 고문을 통해 더 굳어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한련화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저자는 하얀 도화지의 선명한 붉은 색이 더 붉게 보이는 것처럼 열여덟의 어린 나이, 순수함으로 넘쳐난 나이에 정치범만을 가두어 놓는 서대문형무소의 그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다는 8호 감방에서 고문으로 처절한 삶을 마감하는 아픔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피를 통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선열들의 아픈 과거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녀의 삶에서 가족에 대한 정도 있었을 것이며, 자신의 삶에 대한 목표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삶의 목표를 이루려는 작은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에 대한 걱정에 이러한 모든 욕심을 아낌없이 던져버리고 또한 자신의 몸까지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남이 아닌 만들어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식물이 새로운 삶을 염원하고자 꽃을 피우듯이 그녀의 작은 희생의 아름다운 꽃된 희생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우리의 나라에서 우리의 생각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녀가 얘기한 정신머리를 빼았기면 모든 것을 빼앗긴다는 것이 오늘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우리의 정신머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든 하루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