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010년 1월 1주 !

 요즘, 극장가는 <아바타>의 기세가 무섭다. 대부분의 스크린을 <아바타>가 장악하고 있고, 그 뒤를 이은 영화들 역시 <전우치>나 <셜록홈즈>, <나인>, <더 로드>와 같은 대작(제작비를 꽤 많이 들였거나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배우를 기용한 경우, 광고를 많이 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단지 이러한 시기에 개봉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작은 영화들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강아지 퀼을 둘러싼 모두의 사랑'을 경험하는 즐거움  

 최양일 감독의 특이한 영화, <퀼>. 옆구리에 반점이 있는 강아지 퀼이 자라서 맹인 안내견이 되기까지, 첫 훈련부터 첫 파트너를 만나 훌륭한 역할을 해내기까지의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진 영화 <퀼>이다. 겨울에 보면 더욱 훈훈하고 감동적일 영화이고, 영화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강아지 퀼은 귀엽고 친근한 생김새와 성실한 연기로 탄성을 자아낸다. 퀼을 훈련시키는 조련사나 젖을 뗄 때까지 키워낸 사람들, 안내견이 되어 만난 맹인 아저씨와 그의 가족이 보여주는 '퀼'에 대한 사랑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퀼, 그리고 퀼을 매개로 소통하는 사람들 역시 보기 좋다. 때리고 부수고 날아다니는 즐거움은 없지만, 사랑으로 화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분명히 있다.  

  

'상처를 감싸안는 자매의 사랑'에 안도하는 즐거움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피를 나눈 자매 사이에도 마찬가지. 하물며 15년 동안 만나지 않은 자매 사이라면 더욱 그렇다. 언니 줄리엣이 감옥에 들어간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언니를 만난 적이 없는 동생 레아는 줄리엣이 감옥에서 출소하는 날, 언니를 데리러간다. 그 때부터 두 사람 사이의 15년이란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닫힌 마음을 열고, 쌓인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은 점점 성과를 보이는 것 같다. 줄리엣을 경원시하던 레아의 남편이나, 레아의 동료 역시 줄리엣을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비밀이 밝혀졌을 때, 서로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는 자매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피어나는 사랑!과 같은 거창한 문구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영화다.  

 

'어긋난 이야기를 끼워맞추는' 해석의 즐거움 

 찰리 카우프먼의 이름은 익숙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라는 영화로 '이런 세계가 다 있다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니, <이터널 션샤인>으로 감동(?)의 세계로 이끈 각본가다. 지나치게 주관적인 느낌의 나열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찰리 카우프먼은 헐리우드에서 인정받는 각본가다. 그가 이번에 감독까지 겸한 작품이 바로 <시네도키, 뉴욕>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연극연출가 케이든(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은 교외에서 지역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화가인 아내 아델(캐서린 키너)은 자신의 경력을 쌓고자 어린 딸 올리브를 데리고 그를 떠나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거대한 연극무대를 올릴 일생의 기회가 찾아오지만 연극 속의 삶과 케이든의 실제 삶의 경계가 뒤엉킨다. 이때부터 관객은 뒤엉킨 연극과 실제(영화)를 구분해서 이야기를 끼워맞추기 위한 해석에 도전하게 된다. 선과 악이 명확하거나, 보기에 쉬운 영화는 아니지만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 이야기를 해석하는 즐거움은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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