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2주

 요즘 영화에 홀릭 중이다. 한참 일드에 매진하다가 왠만한 유명한 작품들을 보고 나니 그 다음부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때문에 씨네21 정기구독도 시작한 겸,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거이거 또 재미난다. 흐흣  

  서울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혹은 수도권에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이태원'이라는 공간은 내게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남자친구분과 언젠가 이태원엘 갔다가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그것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기억 한 편에 묻어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건 왡지, '우리의' 이야기가 된 듯한 기분이다.  

 개봉하자마자 조조로 보러갔다. 몇명 되지도 않는 관객 중에 여자 혼자 보러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여러 평론가들의 탐탁치 않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여러 관객들의 이게 뭐야 하는 반응에도 불구하고, 나는 억억거리며 보고 나왔다(내가 원래 감정이입이 좀 심한 편이긴 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동일 서사의 허무한 반복'일 수도 있겠다. 누구의 말처럼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극장판으로 보일수도 있다. 미해결사건이라도 얼마든지 '흥미롭게' 연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내게는, 이 영화의 미덕으로 다가왔다(나는 원래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감독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나는 그 중에서 어처구니 없음, 원통함, 각인. 이 세 가지만을 받아들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 기분이 나빴지만, 화도 났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인도판 헬렌켈러라고 하길래 '뻔한 내용'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외면하고 있다가 주위의 사람들이 어찌나 추천('너무' 슬픈 영화예요)을 하던지, 사실은, 울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았던 영화.  

 헬렌켈러와 아주 닮았지만, 헬렌켈러와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중심이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로, 누구의 추천처럼 눈물이 '심하게' 나지는 않았지만(오히려 <해운대>를 보고 더 울었던 것 같다는;;), 흘릴만한 값진 눈물을 흘렸다.   

 연기력을 보는 재미, 노력에 의한 필사적인 승리를 이룬 인생에서 오는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솔직히, 이 영화, 추천은 못하겠다. 난 영화사 홍보만 믿고, '최강 액션스릴러'라고 하길래,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 킬링타임용으로 선택했는데ㅠ 액션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문제는 액션이 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나 회상씬이 많은지 넋을 놓고 있다가 가끔씩 과거인지 현재인지 구분이 안 가는 부분도 있었고, 인물관계도 복잡해서 누가 누구인지 계속 헷갈렸다는;;  

그러나, 바다와 남자배우의 기럭지는 꽤 보기 좋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와인이 갑작스레 마시고 싶어졌던 <와인 미라클>, 그냥 보다가 그냥 지나친 장면이 많아 영화 분석평들을 찾아봐야했던 <렛미인>, 정재영이 아니었으면 보지 않았을 것이고, 봤어도 후회했을 <김씨 표류기>, 보는 내내 얼굴이 뜨거웠던 <반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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