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숙제 답을 몰래 가르쳐줘 일찍 끝내게 하는 것, 하늘이를 간지럼 태워서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것, 와쿠친의 얼굴을 우글쭈글해지게 쓰다듬는 것, 단고와 태클 접전을 펼치는 것, 아내와 둘이 드라마의 다음 편을 기다리는 것. 그런 작은 선물을 많이 준비하면서 앞으로도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가야지 생각합니다. _ <다카페 일기 2> 중에서 


2009년 1월에 출간된 <다카페 일기 1>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접했고, 약 1년 만에 출간된 <다카페 일기 2>는 공백기의 노력과 약간의 작업(?)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됐다. 최모 MD 께서 올린 다양한 책 소개글 중 하필 이 책을 본 것부터, 2권이 출간되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예전 담당 MD를 설득해온 노력까지. 이 책을 향한 내 마음은 일편단심이었던 것이다.

1권 보다 더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2권을 보며 세월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었고, 1권 만큼 모리 유지의 위트 넘치는 일기를 보며 또 시원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딸 바다, 아들 하늘이, 아내 다짱, 와쿠친과 단고 그리고 아빠 모리퐁. 평범한 한 명 한 명이 한가족을 이루며 발산하는 에너지와 생동감은 모리퐁의 글과 사진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부제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이 오롯이 전해지는 그들만의 특별함은 <다카페 일기>의 가장 큰 매력.

책장만 넘겨도 행복감이 흠뻑 느껴지는 책이기에 그간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밑도 끝도 없이 '내 가정을 곧 만들어야겠어!' 불끈 다짐하는 날 발견하게 된다.(도대체 뭘 믿고 그런 다짐을 겁없이 하는 건지.;) 마음을 흔들 정도로 이 책은 '행복' 그 자체이다. 언젠가 이루게 될 가정, 그리고 내 아이들을 상상하며 마음 속으로 빌어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만큼만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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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란 말을 들었던 한때가 있었다.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력의 노력을 거듭하는 일 뿐이었다. 어린 시절 '치토스 한봉지 더'의 운 조차도 닿지 않은 나였으니 행운을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만 하는 일도 무궁무진했던 젊은 시절(?)의 나를 스스로도 즐겼던 것 같다. 늘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부딪히고 깨지면서 얻은 것들은 많았으니까.  

<프린세스, 라 브라바>를 읽던 중, '달콤한 나의 도시' 한 장면과 조우하게 되면서 한 대사가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주인공 오은수는 친구 남유희와 뮤지컬을 보러 갔고, 유희는 뮤지컬을 보는 내내 운다. 공연 후 은수가 유희에게 묻는다. "그게 그렇게 슬프냐? 난 별로 안 슬프던데."
유희가 답한다. "그게 사람 미치게 하잖아."

'그게 사람 미치게 하잖아.'
한동안 '살아 있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임했던 과거의 나를 기억하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 정체된 내 삶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베스트셀러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 저자 아네스 안의 신작 <프린세스, 라 브라바>는 과거의 나와, 잊고 살았던 꿈에 관한 열정을 깨워주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저자 아네스 안은 미국 각지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살아가고 있는 8인 여성을 발견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곡가 '조이 손', 파티플래너 '유니스 배', 유엔 행정 직원 '정한나'. LA 검찰청 공보관 '신디 신', 갤러리 큐레이터 '박설빈', 라스베가스 카지노 호스트 & 마케팅 이사 '최윤정', 플로리스트 '낸시 전', 친환경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송지연'. 타이틀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가슴 설레게 만드는 8인을 직접 찾아 다니며 인터뷰를 했다. 자연스레 그들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리얼 라이프를 엿보고 싶었던 저자는 때로는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실제 그들의 삶에 뛰어들어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획부터 취재, 집필 기간까지 3년 여의 시간을 투자한 긴 인터뷰 여행은 <프린세스, 라 브라바>를 멋지게 탄생시켰다.

8인 여성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도 못했고, 자금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아는 이 하나 없는 미국땅에 입성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열정으로 생존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 때로는 죽음의 문턱에 이른 적도 있었고,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비웃음을 받은 적도 있었다.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거쳐야만 했던 과정들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당당하고 화려한 현재의 삶을 이루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8인의 색깔별로 오롯이 공개되는 <프린세스, 라 브라바>. 꿈을 지닌 모든 이들에게, Good Luck!   

A dream written down with a date becomes a goal.

A goal broken down becomes a plan.

A plan backed by action makes your dream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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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라딘 특별판 제작과 관련하여, 저자 알랭 드 보통과 알라디너 20인의 온라인 소통을 마련했습니다. 이레 출판사에서 번역작업을 맡아주셨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20문 20답을 공개합니다. (제공 | 이레 / 정리 | 알라딘 도서팀 송진경)


bong 님 : 처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심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불안>에서도 똑같이 느꼈던 것은 당신의 풍부한 식견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의 책을 읽으면 사람의 감정에 대해 깊은 관심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그렇게 디테일한 표현들이 가능해지는지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건가요? 아니면 책, 영화, 혹은 당신의 상상이나 감정이입 기술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알랭 드 보통 : 풍부한 식견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경험입니다.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은, '성과는 항상 자신의 삶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저에게 가장 창조적인 순간은 문제-연애에 실패한 후나, 일에서의 어떤 거절을 당하거나 한 후-가 있을 때입니다. 그런 문제들은 저를 고무시킵니다. 고통은 제가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행복할 때, 안정되어 있을 때는 창의적이지 못합니다. 운 좋게도, 삶은 저에게 끝없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The best way to gain insight is definitely through personal experience, so to answer your question, the issues always come from my own life. Strangely, the most creative moments for me tend to arise when there are problems – after a bad love affair, after some kind of professional rejection. These issues become sources of inspiration for me. Pain helps me to think. When I am happy, I have an inner calm that denies creativity. Fortunately for my career, life has a habit of generating an infinity of problems! 
 
나물나물 님 : 자살이 예민한 사회 문제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점점 자살률이 높아지는 추세이고요, 자살을 갈등할 만큼 일상조차 살아내기 힘겨운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노력 방법들이 있을까요? 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것 빼구요. 독서조차 힘든 경우일 때 말이죠.

알랭 드 보통 : 자살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시도해보지만, 그것들이 다 실패하는 것. 그런 느낌을 받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매우 많은 경험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고 이 세상이 매우 넓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절망을 끝내는 순간에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자살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죽는 것이 더 나을까’ 라는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가치가 있는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질문을 하다 보면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대면해도, ‘만약 죽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니라면...’ 하고 심각하게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가벼움과 용기로 삶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The desire to commit suicide tends to arise from a feeling that one has run out of options: one has tried everything, everything has failed. The best cure for such feelings is therefore to recognise that the world is very wide, there are so many experiences and approaches to problems. This said, there is something valuable in moments of complete despair. I am not saying of course that people should commit suicide, but the question – how should I live? Would it be better to be dead – is a valuable one which we should all ask ourselves. It is once we have confronted teh very worst, asked ourselves seriously if perhaps death wouldn’t be better, that we can then come back to life with a new kind of lightness and courage.

할수있는마음 님 : 안녕하세요! 제가 작가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책을 읽은 후에 남는 묵직한 울림과 여운 때문인데요, 특히 '여행의 기술'에서 읽었던 몇몇 구절들은 제 머릿속에 딱 박혀서, 제가 여행을 계획하는 데에 있어 꽤 많은 변화를 주었어요. 사실, 세상에 수많은 작가와, 책이 있지만 이런 여운을 남기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비록 책으로지만) 작가님과 소통하고. 또 저처럼 생각에 변화를 갖게 되는 독자들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시는지 궁금해요. 덧붙여 독자들에게 특별히 바라시는 게 있으시다면?

알랭 드 보통 : 대화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저는 외로웠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외롭기 때문에 계속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것은 같이 식사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진실하게 대하고, 비밀을 이야기하고, 자기의 솔직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자주 대중들 앞에서 용감해지고 명랑해지고 ‘평범’ 해져야 합니다. 문학은 사람들의 어려움과 곤란함을 모두 말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삶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들이 책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솔직해질 수 있습니다. 독서는 그러한 유대감을 창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작가가 진실한 친구처럼 느껴지는 책들을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글을 쓰기를 바랍니다.  
Communication for me is immensely important. I started writing because I was lonely – and I continue to write because I am still lonely. This doesnt’ mean that I have no one to have dinner with. But it is still so difficult to find people with whom one can really be honest, reveal secrets, show oneself in honest colours. So often, one has to be brave, cheerful, ‘normal’ in public. For me, literature is an arena where one can say all the difficult, awkward things. One can be honest in a book in a way it is too often impossible in life –and that is why reading creates such a bond. I love nothing more than books where one feels the author is like an honest friend – and I hope to write in this way as well.

동글이 님 : 한국에서는 출산율 저하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아들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느끼는 육아의 '기쁨과 괴로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이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인간의 본성이라든지, 아이를 낳기 전과 후에 크게 바뀐 생각이라든지,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쓸 계획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가 궁금합니다.

알랭 드 보통 :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아이를 갖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자주 요구되지 않는 커다란 노력과 무한한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 당신의 삶을 상당히 포기해야 합니다. 당신의 남편이나 부인과의 관계 또한 어렵습니다. 저아이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부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또한 많은 보상들이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즉 완전한 소멸에 대한 상징적인 보호와 같은 느낌.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고 싶은지 물으신다면 물론 쓰고 싶지요. 하지만 저는 이제 막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저는 제가 배우고 있는 그 모든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I think that having children is a gigantic sacrifice and an effort of a scale that is often not admitted to people before they have children. You literally have to give away a bit of your life for the life of another person. Your relationship with your husband or wife also suffers: I don’t know any couple who hasn’t had increased stress from children. Then again, there are many compensations – not least the feeling that one has some sort of symbolic protection against total annihalation in death.
In terms of whether I should write a book about all this, I would like to, but I am just at the beginning of the journey of parenthood and I still have many many things to learn. But I am taking notes about it all.

travelwave 님 : - 작가 분들이 잡지도 많이 읽나요? 만약 읽는다면 어느 잡지를 주로 읽는지 궁금하네요.
- 만약 작가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아끼는 책 한 권을 꼽으라면?


알랭 드 보통 : -저는 모노클이라는 잡지를 즐겨 읽습니다. 또한 A+U(일본 건축 잡지인 Architecture and Urbanism,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그리고 The Economist도 자주 읽습니다.
-저는 완벽하고 아름다운 곳에 철학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작은 호텔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시작한 두 개의 비즈니스(www.living-architecture.co.uk andwww.theschooloflife.com)와 비슷한 무엇인가를 하고 싶습니다.
-Cyril Connolly의 The Uniquiet Grave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I like to read Monocle magazine, also A+U (Architecture and Urbanism, a Japanese architecture magazine), also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and The Economist.
-I would love to run a small hotel offering philosophical instruction and perfect beautiful locations. I have tried to do something a little bit like this with two businesses I started: www.living-architecture.co.uk and www.theschooloflife.com
-Yes, I can recommend a book by Cyril Connolly called The Unquiet Grave. 

cjh0227 님 : 당신의 글을 읽노라면, 다른 작가의 뭇 에세이를 읽을 때와는 다른 표정으로 책을 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하! 하며 이마를 탁 치게 하고,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내 주어 미소 짓게 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스놉이 아닌 매우 명쾌한 특유의 해설력은 가히 최고라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랑이나 인간관계에 있어, 당신에게도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있다면 과연 무엇인가요? 만약 이에 대한 대답을 듣게 된다면 조금 더 친근해질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책 한 권을 그렇게도 조밀한 언어로 만들어낼 만큼 사색적으로 사랑하지 못하니까요.

알랭 드 보통 : 저는 아직도 배우지 않은 수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사실, 열등한 제가 쓴 작품들을 저보다 한수 위의 독자들이 읽는 셈이지요. 제가 더 많은 문제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들을 생각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 강한 욕구가 있습니다. 저에게, 독자들은 언제나 저와 동등한 친구입니다.  
There are so many things that I haven’t learnt. Indeed, all of my writing comes from a position of my inferiority to ordinary readers – I have so many more problems and therefore, such a strong desire and need to think and imagine solutions. For me, my reader is always my equal and my friend.

giraffe 님 :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일은 무엇인가요?

알랭 드 보통 : 매우 사적이고, 개인의 열정이 관련된 직업 그리고 또한 어떤 면에서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은 아름다운 물체나 방을 만들거나 또는 누군가가 많이 고통받지 않도록 돕는 것 또는 사람들이 보다 효과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세상을 좋게 만든다고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언제나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A job that connects up with something very personal, a personal passion, in the person – and also that in some way makes the world better: maybe that is making a beautiful object, or room, or maybe it is helping someone not to suffer so much, or it is helping people to have more efficient lives. If one cannot feel that one is making a change for the good, then it is always going to be difficult to be happy at work.

앗싸리오 님 : 당신의 소설은 정말 보통 이상이더군요. 여행의 기술을 좋아합니다. 특히 혼자하는 여행 길의 고독하면서도 톡쏘는 냄새가 느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한적함도 좋아합니다. 이런 제가 이전에는 한번도 고민하지 않았던 문제이지만,,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부터 부쩍 관심이 증가한 분야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어떤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교육에 만족하시나요? 혹시 교육이라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사유해보신 적은 있나요? 교육에 대한 작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알랭 드 보통 : 저는 매우 안 좋기로 유명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캠브리지 대학을 다녔고, 그곳에서 많이 배우기를 바랐지만 매우 실망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저의 교수님들이 쓰신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분들은 글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저는 일상에서의 문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새로운 교육을 시작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그곳은 “삶의 학교” (www.theschooloflife.com)라는 이름의 작은 학교이지만, 우리는 교육의 혁명을 일으키리라는 커다란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일상에서의 문제들을 통해서 배운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문학’을 공부해서는 안됩니다. 당신은 일상적인 것들과 부딪히며, 문학의 어떠한 임무의 발견을 통한 ‘관계’를 공부해야 합니다. 
I had a very prestigious education which was actually very bad. I went to Cambridge University and hoped to learn so much – but I was left deeply disappointed. This was partly why I started to write. I wanted to read the sort of books I wished that my professors had written, but they didn’t. Now I have helped to start a new education, based around the problems of every day life. We are just a small institution, called The School of Life (www.theschooloflife.com), but we have big ambitions to revolutionise how people learn. The idea is always to learn around some problem of every day life. So you shouldn’t study ‘literature’. You should study ‘relationships’, through which you then discover certain works of literature which dealt with this issue. 

안나 님 : 당신을 1초만에 어린시절의 당신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스트레스와 걱정, 불안 같은 건 다 한 순간에 날려버리고 행복한 시절로 잠시 돌려주는 것이 궁금하네요. 전 어릴 때 읽던 동화책만 보면 입꼬리가 근질근질 하더라구요.

알랭 드 보통 : 제게 어린 시절은 반드시 순수하거나 즐거움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주로 뜨거운 욕조에서, 좋은 책에서, 좋은 잡지에서, 기분을 돋우는 음식에서, 아름다운 방에서 어린 시절의 행복함을 느낍니다.  
For me childhood was not necessarily a time of innocence and joy. So I definitely believe in finding comfort, but I don’t always find this in the past. I tend to find joy in a hot bath, in a good book, perhaps a magazine, some comforting food, a beautiful room, some time with my children.

버킷헤드 님 : 당신만큼 단순한 소재를 깊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내는 작가를 아직 많이 못 보았습니다. 글 쓰는 걸 좋아하고 그걸 업으로 삼고 싶은 한 사람으로써 묻고 싶습니다. 그러한 문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나 훈련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랭 드 보통 : 저는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작가들이 그들이 지루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많은 책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이 책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내가 정말 이것을 독자들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나?’ 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면, 그 부분이 삭제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저는 매 장마다 재미있는 200페이지의 책이 가끔은 지루하기도 한 400페이지의 책보다 훨씬 좋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 그래서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함 또한 중요합니다. 그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매우 지적으로 말하는 것은 언제나 보다 쉽지만 아무도 당신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I want to say: Feeling bored. By this I mean that many many books are too complicated because the author doesn’t allow himself or herself to admit that they are bored. You need a bit of impatience to make a book interesting. You have to be able to say, ‘Do i really need to tell my reader this?’ And if not, then it is best just to cut it out. I would rather my book was 200 pages and interesting on every page than 400 pages and intermittently boring. Also, simplicity is important: finding a way to say something so that a child could understand it. This is very difficult of course: it is always easier to sound very intelligent and no one can understand you. 

강밥 님 : 작가님의 글을 보면 박학다식하다는 것을 절로 느끼는데,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은 무슨 책이라고 생각하는지... 좋아하는 책과 쓰고 싶은 책은 왠지 다를 것 같은데, 어떤 책을 주로 보고 앞으로 어떤 책을 준비중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알랭 드 보통 : 다행히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독자들이 작가를 친구라고 느끼고, 개인적인 목소리를 내고, 당신을 위해 그곳에 존재한다고 느끼게 하는 논픽션 책들을 읽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몽테뉴(Montaigne), 시인 크리스토퍼 레이드(the poet Christopher Reid), 철학자 에밀 시오랑(the philosopher Emil Cioran), 스탕달(Stendhal) 등 ‘상상의’ 친구들의 모든 컬렉션을 읽기를 좋아합니다. 
Fortunately, no one knows everything. I love to read mostly non-fiction books, where you feel that an author is a friend, has a personal voice, feels present there for you. So I love to read Virginia Woolf, Montaigne, the poet Christopher Reid, the philosopher Cioran, Stendhal... a whole collection of ‘imaginary’ friends. 

다섯나라 님 : 얼마 전에 <불안>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불안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그 어떤 책보다 깊이 있는 관점과 통찰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불안이란 실존적인 문제인데 과연 지식과 이론이 불안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궁금합니다. 작가님은 이런 불안에 대한 깊이 있는 저술을 통해 개인의 실존적 불안의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불안을 극복하는지 궁금합니다.

알랭 드 보통 : 누구도 모든 불안을 극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처럼 삶 자체가 바로 불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옳은 것들에 대한 불안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걱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  
I don’t think one ever overcomes all anxiety. I believe – like the Buddhists – that life IS anxiety. However, one should at least try to learn to be anxious about the right things: things that it is worth worrying about.

빌리 님 : 전 세계적 불황으로 많은 청년들이 일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긴 커녕 일을 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은 그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 말씀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알랭 드 보통 : 당신의 삶을 시작하기 전에 직업이 없는 모든 시간들을 마치 죽은 시간처럼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 적당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면, 일하고 있지 않는 시간을 단지 낭비라고만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어려운 시간을 즐겁게,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십시오. 왜냐하면 당신이 마침내 일을 하기 시작한다면 즐겁게,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없을 테니까요. 
My advice would be not to look at all the time without a job as ‘dead time’, as time before your life starts. So long as you have a reasonable degree of comfort, do not consider unemployment as just a wasted period. Try to find ways of building into this difficult time some joys, some freedoms – which you will not find when you do eventually get a job. 

LAYLA 님 : <일의 기쁨과 슬픔>과 관련하여 당신의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독자로서 보기에 당신의 일은 무척 근사해 보입니다. 당신의 노력은 책이라는 물리적 상관물로 뚜렷하게 산출되며 그에 합당한 보수도 잘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한국 독자들의 인세가 주택 구입에 도움이 되었다는 한국어판 서문은 무척 재미있었다.) 당신의 글은 당신이 '평범한 것은 죄악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부추김에 휩쓸릴 사람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어쨌든 당신은 일의 세계에서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여러 가지 의미에서) 사람입니다. 이런 것들에 대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알랭 드 보통 : 글을 쓴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지만 또한 외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책에서 장을 만들고 하는 일들의 문제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생활에서의 동료애에 대한 향수를 느낍니다. 물론 동료들과의 힘든 일들도 자주 생기지만, 그곳에서는 진짜 우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혼자보다는 더 큰 무엇인가를 팀으로서 이루고, 그 팀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것 또한 굉장합니다. 지금 제게는 없는 것들이죠. 하지만 동시에 저는 제가 원한다면 한밤중에 일을 할 수 있는 커다란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슈퍼마켓을 가거나 산책을 할 때도,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왜냐하면 제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Writing work is wonderful, but also lonely. I so wish that I had colleagues, people I could talk to about my problems when building a chapter and so on. I feel nostalgia for the camaraderie of office life, where of course there are often challenges with colleagues, but there can also be real friendship. It is also great to feel part of a team building something that is bigger that oneself. All this I don’t have – but at the same time, i do have the great freedom to work in the middle of the night if I want to – and to feel that I am working (because I am thinking) even as i go to the supermarket or take a walk.

오사마 님 : <불안>으로 며칠 전 교내에서 독서 토론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독자로선 풀기 힘든 궁금증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불안>이란 책에서 불안의 극복 방법으로 1철학, 2예술, 3정치, 4기독교, 5보헤미아 이렇게 5가지를 들어 설명하셨는데 ‘이 중에서 '보통'에게 가장 신선하고 참신하게 다가온 방법은 어떤 것일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헤미아가 아닐까 추측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나머지 4개의 방법은 뭐랄까 자기 내면 속에서 세상을 보는 방식을 전환하자는 내용, 즉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해결하자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보헤미안들은 그것을 넘어 오히려 기존의 세속적, 물질적으로 우월한 가치관을 오히려 비판하고 꾸짖고 무시합니다. 마치 일종의 '혁명'같습니다. 사회주의 혁명이 프롤레탈리아 계급과 부르주아계급의 지배 피지배의 관계를 뒤집었듯이, 보헤미아도 기존의 우월한 가치관과 열등한 가치관의 관계를 뒤집으려 하는 일종의 혁명의 시도로 느껴졌습니다. 혁명이란 뭔가 가슴뛰고, 피가 들끓고 하는 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이죠. 그래서 전 보헤미아가 작가가 느끼기에 가장 신선하고 참신하게 다가온 불안의 극복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결국 제 생각일 뿐 정답은 아니죠. 작가님, 정답은 뭔가요?

알랭 드 보통 : 네, 좋은 생각입니다. 그 의미에서 보헤미아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그룹에 속할 필요가 없다고. 항상 다른 그룹이 있다는 것과, 당신을 받아줄 커뮤니티를 찾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자유는 당신이 판단되기를 원하는 대로 판단해주는 커뮤니티를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을 좋아해줄 것이라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들의 평가가 당신의 평가라는 것입니다.  
Yes, I think that is a good idea – in the sense that bohemia really just tells you: you don’t have to belong to the in-group. There is always another group and you should learn to find a community that can accept you. I think freedom is about trying to find the community that will judge you as you want to be judged. This doesn’t mean they will like you under any circumstances; just that their values will be yours.

이사랑 님 : 작가님도 멋진 분이지만 존경하시는 분이 있으실 꺼 같아요 작가님의 롤모델은?

알랭 드 보통 : 작가들 중에서는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있습니다. 그는 사랑, 사진, 중국 그리고 그의 어머니에 대해 매우 흥미진진한 글을 씁니다. 저는 그의 방랑자 같은 마음과, 그가 항상 새로운 주제들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가가 아닌 사람 중에서는, 비즈니스의 흥미로움과 예술의 흥미로움, 삶의 심미적 부분을 결합시켜 경영하는 모든 기업가들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훌륭한 잡지회사를 시작하는 사람이나, 아름다운 호텔을 운영하는 사람 또는 흥미 있는 휴가를 잘 짜는 사람 또는 좋은 음식뿐 아니라 좋은 대화와 우정이 있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Among writers, I like the French writer Roland Barthes, who was very adventurous in the books he wrote: about love, about photography, about China, about his mother. I like his vagabond mind, always finding new topics.
Among non-writers, I like all entrepreneurs who manage to combine an interest in business with an interest in the artistic, aesthetic side of life. So for example, people who might start a wonderful magazine or run a beautiful hotel, or organise interesting holidays, or run a restaurant where there is good food but also good conversation and friendship...

코레자와 님 : ‘현대 철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붙여도 손색없을 만큼 멋진 소설을 만들어내시잖아요? 소설가가 되신 계기가 정말 궁금하네요. 요즘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시간이 촉박한 시대라 책이라는 매체물을 많이 접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고 또 어떻게 해야 해결될까요?

알랭 드 보통 : 당신의 칭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당신이 속도와 시간에 대해 말한 것이 좋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누구도 많은 시간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작가들은 그것을 깨달아 그것에 맞게 반응해야 하고, 그것은 예술적인 도전입니다. 작가들은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비밀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을 창조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예술과 철학의 자극을 항상 필요로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가들과 철학가들은 인내심 없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그들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입니다.  
Many thanks for your kind comments. I like what you say about speed and time. In the modern world, it is true that no one has very much time. Authors have to realise this and react to it, it is is an artistic challenge. They have to learn to create works that will give their secrets quickly, while not being banal. We will always need the stimulation of art and philosophy – but artists and philosophers will have to find ways to structure their content to the impatient modern mind.

책읽어주는선생님 님 : 인문학적 지식을 생활속으로 끌어들여 풀어놓는 문장을 마주할 때마다 무릎을 치며 감탄합니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으로만 했던 것이 글로 다 나와 있으니 말이죠. 그런 사유의 깊이에 도달하기까지 인생의 어떤 과정이 밑받침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미래에 대해 불안한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내면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알랭 드 보통 : 당신의 친절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명쾌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도 자주, 예술이 혼동으로 소모됩니다. 너무 빠르고, 너무 집중되고, 너무 모순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 때,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필요할 때는 마치 숲의 길을 걷는 것과 같이 누군가는 매우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합니다. 저도 이렇게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저에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내면에 혼동스러운 청소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Thank you for your kind remarks: I think that teenagers need clarity more than anything. So often, the art they consume is confusing; too fast, too intense, too contradictory. When what they need – and we all need – is something that someone has carefully prepared and that is like a path through a forest. I try to write like this, because this is what I need myself. We are all confused teenagers inside.

책벌레 님 : 작가님의 책 중 <불안>과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었습니다. 작가님은 어떨 때 불안을 느끼시나요? 책을 집필하실 때, 언제 기쁘고 또 언제 슬픈가요?

알랭 드 보통 : 제가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삶의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불안을 느낍니다. 단어 속에 어떤 생각을 넣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생각이 도망갈 때. 그래서 일에서의 슬픔은, 제가 잘하고 있지 않다는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제가 말하고 싶던 것을 정확하게 이야기했을 때, 그때가 보람차고 기쁜 순간입니다. 
I feel anxious when I feel I haven’t understood some side of life that I should have done: when I am trying to trap an idea in words, and the idea runs away. So the sorrow of my work is fearing that I’m not doing it well. And then occasionally, there are lovely moments of joy when I think, yes, now I have said exactly what I wanted to say. 

아사처럼 님 : 전 작가님의 책 중 <동물원에 가기>를 제일 먼저 읽었습니다. 그 뒤 팬이 되어 이번에 나온 <일의 기쁨과 슬픔>을 제외하고는 작가님의 책을 다 읽고 소장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글은 다른 분들의 시선과는 다르게 너무 솔직해서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제 마음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십니다. 책을 읽으며 항상 궁금했던 건.. 작가님께서는 왜 글을 쓰시나요? 지식정보를 나누어 주시기 위해서이신가요? 아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이신가요?

알랭 드 보통 : 저 스스로 더 낫게 느끼기 위해, 저 자신에게 안내를 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써줬었으면 하고 바라는,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씁니다.
I write books in order to make myself feel better, in order to give myself guidance: I write the books that I want to read, that I wish that other people had already writ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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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2010-02-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Travel Wave 2010-02-18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통이 내 질문에 대답을 해주다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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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arize, 나는 파스타가 되어버렸어!" 

<와인 스캔들> <박찬일의 와인 셀렉션> 저자이자, 논현동 '누이누이' 레스토랑의 쉐프인 박찬일 신작 <보통날의 파스타> &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출간일 순서로 말하자면,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가 먼저다. 잡지 기자로 일하다 30대 초반에 요리에 흥미를 느끼고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한 박찬일. 이탈리아의 요리학교와 와인과정을 이수한 그는 시칠리아에서 1년간 요리사로 일하며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배운다. 한겨레 ESC에 연재된 31편을 엮은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는 이탈리아 유학 시절 동안 겪은 에피소드들을 감칠나게 그려낸다. 좌충우돌 체험담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중간 중간 눈에 띄는 일러스트는 소설가 김중혁의 작품이다.   

"요리사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한 그릇의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관찰자여야 한다고, 쥬제뻬는 믿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_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중에서 


이탈리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란 부제의 <보통날의 파스타>는 그야말로 진짜 '파.스.타' 이야기로 파스타에 관한 모든 것을 펼쳐낸다. 파스타의 재료와 종류부터 면을 삶고 만드는 방법, 즐기는 방법까지는 물론, 한국과 이탈리아의 파스타 비교, 현지의 다양한 파스타 소개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대표적인 파스타 레시피, 파스타 만들 때의 팁을 함께 수록하여 요리에세이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뿐만 아니라,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에서 보여준 유머감각을 살려내어 파스타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인다. 시인 최갑수의 사진을 수록하여 파스타의 리얼리티를 시각적으로 즐길 수도 있다.

"창의적이고 노련한 이탈리아의 요리사들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세계 으뜸의 파스타를 만들었다. 나는 그것들을 어깨 너머로 배우면서 나를 'pastarize'했다. 그랬다. 그건 '파스타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불러도 좋을 일이었다. 이탈리아에 산다는 건, 더구나 이탈리아 요리를 현지에서 배운다는 건 파스타와 친숙해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_ <보통날의 파스타> 중에서


 
  
송 MD 보통의 파스타에 관하여..

너무도 다양한 파스타 이야기들을 접하고 있자니, 눈도 입도 근질거렸다. 있는 거라곤 스파게티, 어머니께서 손봐주신 깐마늘 몇 쪽, 또 어머니께서 껍질 & 내장 제거해 주신 새우 몇 마리, 리슬링, 파슬리, 올리브유뿐. 그래도 '변형 알리오 올리오' 정도는 해먹을 수 있겠다 싶어 적극모드에 돌입했다.
<보통날의 파스타>에 소개된 박찬일 레시피는 내겐 조금 당혹스럽긴 했다. 좀 규격화된 인간이라, 한번 음식을 하려 하면 노트북의 레시피 화면을 꼭 옆에 펼쳐놓고, 정확한 수치에 따라야 직성이 풀리니까. 박찬일 레시피는 이런 식이다. "솥에 물을 넉넉히 잡아 소금을 치고 끓인다." 그럼 나는 한참을 고민에 빠진다. '물은 몇 컵? 소금은 몇 스푼?' 그래도 몇 번 파스타를 만들어봤다고, 이날은 대충 '감'으로 했다. 모든 '적당히'. 단, 알 덴테는 8분을 삶으면 된다는 지인의 지시에 따랐다. 정확히, 8분! 
 



사실 달달한 리슬링은 알리오 올리오와 좋은 매칭을 이루지 못하고 그 맛이 입 안에서 겉돌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족한 한끼 식사였음엔 분명했다.

리델잔에 담긴 와인과 소박한 파스타의 여유로움을 매일같이 즐기고 싶다만.. 현실은 차가운 김밥 한 줄, 시간에 쫓기듯 벌컥 들이키는 진한 카페라테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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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블로그 대상 2006' 사진대상을 수상한 모리 유지의 블로그,
'다카페 일기'를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

모리 유지가 1999년부터 인터넷에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한 블로그 '다카페 일기'는 1권이 출간된 시기에 하루 접속건수가 3만 건이었으나, 2권을 선보인 최근에는 7만 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다카페 일기>는 아내 다짱, 딸 바다, 아들 하늘이 그리고 늘 함께 하는 개 와쿠친의 일상의 모습을 포착하여 짤막한 글을 곁들인 블로그 사진일기를 모은 것이다. 1권은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일기 가운데 2002년 10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4년 2개월의 기록이 담겨 있다. 사진 감상만으로도 충분히 미소를 짓고도 남음인데, 그 사진에 곁들인 짤막한 일기는 사진과 기막힌 조화를 이뤄내어 그만 폭소를 터트리게 만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근 출간된 2권은 2007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4개월 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의 아내 다짱, 부쩍 자란 두 아이들 바다와 하늘이, 열네 살 고령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와쿠친, 그리고 새로운 식구 단고까지. 1권과는 다른 소박한 풍경과 그에 걸맞는 재치있는 짤막한 일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내 다짱의 에피소드 글들이 마지막 부분에 수록되어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소소하고 소박한 가족의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작은 것으로부터의 큰 행복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될 뿐만 아니라 따듯한 여유로움이 자연스레 전해져온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다카페 일기.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다카페란, 평범한 3DK(방 셋, 거실, 주방) 맨션을 뜻한다.
-모리 유지의 홈페이지 : http://www.dacafe.cc 


 
책 속의 이미지를 활용한 엽서를 증정했던 1권과는 달리,
2권 출간시에는 사진일기를 담은 2010년 탁상 달력을 증정. (한정수량, 서두르세요~)




2007년 1월 1일(월)  
아야얏!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8년 5월 14일(수) 
도둑님. (분장은 아내)
 


2008년 7월 31일(목) 
"주머니가 안에 달려 있어!" 화내는 하늘.  
어젯밤부터 거꾸로 입고 계십니다.
 



 

2009년은 어떤 해였나요? 많이 웃으셨던가요?   
저는 많이 웃고, 또 한편으론 많이 울었던 해였습니다.
2010년에는 2009년보다 한 백 배쯤? ㅎ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알라딘 문학.외국어.종교 담당 MD 송진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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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2-30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력의 모습이 궁금했는데, 이벤트 페이지가 너무 불친절했어요. 얼핏 보이는 달력 예쁘네요. 1권 나올때부터 즐찾해두고 종종 찾아가는 예쁜 블로그에요. 저 사진도 기억나요. 후훗-

알라딘은 왜 MD님 혹사시키나요? 내일, 아니 몇시간 후 출근인데, 일이라니요;

알라딘문학/종교MD 2009-12-31 23:0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하이드님. :)

제가 가장 많이 웃었던 장면만 올려놨는데, 달력의 모습을 더 많이 올릴 꺼 그랬나봐요. 1권 때 받은 엽서도 제 책상에 떡하니 붙여놨는데, 달력까지 놓아두니 보는 재미가 더해요. ㅎ 저는 원서까지 구입할까, 고민 중이어요.

딱 2시간 반만 자고 출근했는데, 오히려 쌩쌩했어요. 흠.. 아무래도 체질인가봐요. ㅎ

2010년에도 하이드님의 책소개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행복하세요! :)

꽃다람쥐 2010-01-0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주문해야겠어요^-^ 좋은 책정보 감사해요~~~아~~~ 달력을 보니 너무 빨리 갖고 싶어집니다^^
아참~~잠은 충분히 주무세요...^^

알라딘문학/종교MD 2010-01-19 22:24   좋아요 0 | URL
답글이 아주 많이 늦었습니다. ㅜㅜ

제 경우에는, 달력의 '도둑님 분장' 부분만 보이게 사무실에 놓았어요. 조금 지치고 힘들 때 웃음을 주곤 합니다. <다카페 일기>로 많이 웃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