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다.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일을 크게 만들어내는 사람들. 이 책의 작가님은 좋은 쪽으로 아주 사소한 일에서 큰 일을 만들고, 그 영향력을 더 넓히 끼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헌혈, 김민섭이라는 이름, 접촉사고 경험, 달리기.이처럼 흔하디 흔한 인생의 작은 조각을 가지고 세상과 연결하는 데 쓰고, 연결된 세상에게 당신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응원을 전해주는 그런 책이었다.⠀김민섭 작가님의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강의를 듣게 되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작가님의 이 기운을 쏙쏙 잘 받아서 나도 이런 영향력을 지닌 글을 지어내고 싶다.
나는 보통 무언가를 할지 말지 결정할 때, 하려면 제대로, 제대로 못할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식의 선택을 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시작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제대로 하지 못할 일은 걷어내다보니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 같아 좌절감이 찾아오기도 했다. ‘애매한‘ 경계에 있더라도 일단 해보는 것이 좋다는 걸 간과했던 결과였다.⠀이 책의 작가님은 본인을 무명작가라 소개하셨지만, 작가님의 살아온 인생에서만큼은 ‘유명인‘ 이었다고 확신한다. 모든 선택에서 최선을 다했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과, 배움과 글쓰기, 그리고 육아와 가정생활 그 어느 하나 대충하지 않는 삶인데 ‘글쓰기‘ 라는 영역에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감히 애매하다 평가할 순 없다.⠀사실 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애매한 재능을 어떻게 잘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팁을 얻고 싶어서였는데, 새로운 팁이 아니라 나 지금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위로를 잔뜩 얻었으니 더 큰 수확인 것 같다.
애인도 없고, 결혼 계획은 당연히 없으며, 애인을 만들려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고 있는 내가 이 책을 고른이유가 있다. 나처럼 개인주의 성향이라 독립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외로움은 많이 타는 사람은 누군가와 같이 살아도 불편하고 혼자 사는 것도 힘들다보니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편입될 수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우선 나는 딱히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다. 이미 다수의 사람이.. 아니, 어쩌면 모든 사람이 개인주의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다르다보니 일정부분 참고 살아가는 것일뿐이었다. 난 그 ˝참는˝ 행위를 하면서까지 결혼이란 걸 해야하는 건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었던거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개인주의성향의 정도가 맞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그 결혼은 대단히 참지 않아도 쉽게 조율해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 부부의 결혼생활이 주변인들이 보기엔 특이한 케이스로 보여질 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자신들의 생활방식에 확신이 있었으니 그들의 방식을 추구할 수 있었다. 또 서로 안맞는 부분이 생겨도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며 합의하는 소통의 방식이 통했기에 쉽게 해결해 나가기도 했다.⠀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인데, 다들 그렇게 하니까,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니까.. 라는 말로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필요가 없는게 아닌가 싶다. 결혼하면 희생해야하고, 나 자신이 사라진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결혼을 하고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이 분명 존재하는데 왜 다수의 방식만을 좇으려 하는걸까.⠀이 책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딩크인 결혼을 권장하는 것도,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가진 다른 부부를 뭐라하는 것도 아닌 그저 이런 부부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때가서 또 ‘우리‘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여름이 다 가고 있는 중에 읽은 여름의 시간.사랑과 연결지을 수 있는 미스테리 단편 일곱편이 실려있다.⠀사랑의 종류는 여러가지이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생길 거라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일상적인 스토리에 미스터리 요소가 더해지니 묘한 섬뜩함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스쳐 지나간 남자들을 달별로 기록한 에세이.과거의 아주 짧게라도 인생의 발을 들였던 남자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책이다.⠀작가님의 성격이 좀 부럽기도 했다. 난 모든 관계에서 그 속도가 엄청 느린편이고, 한번 마음을 주면 오랜시간을 숙성시켜 진득한 관계를 선호하는 편이다. 마음을 줄지 말지를 결정할때도 나 나름의 조건들을 설정하고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냥 피상적인 관계만 유지하곤했다. 소위 철벽인 성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마 그때문에 ‘연애‘를 위한 시작이 늘 어려웠다. 그런데 작가님은 아주 작은 어떤 호감만으로도 관계를 시작하고, 일단 시작한 관계는 그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 점이 매우 부러웠다.⠀그렇지만 12월의 남자 파트를 읽을 땐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연애(썸)을 쉽게 시작하고, 호감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든, 나처럼 매사에 신중한 사람이든 결국 추구하는 바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점이었다. 굳이 남을 부러워할 필요없이 나의 호흡대로 관계를 대하는 게 중요한거다.⠀비대면 시대가 길어지면서, 나같은 성향의 사람은 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마냥 상황탓만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니, 지금은 나와 잘 맞는 ‘남자‘를 찾야겠다는 생각보단 나에게 가장 알맞은 관계형성방식을 잘 개발해 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