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인간인줄 알게끔 정교하게 설계된 휴머노이드 철이가 수용소에 끌려가면서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임을 알게되고, 그 또 다른 휴머노이드, 진짜 인간을 만나 우정을 쌓고 성장해가는 스토리의 SF소설이다.김영하 작가님 과 SF소설의 조합은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이런 류의 책은 김영하 작가님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굉장히 따뜻하고, 아련하고, 생각할거리를 많이 주는 매력이 있었다.죽음, 살아가면서 감내해야할 고통, 사랑과 우정, 정체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곳곳에 담겨있어서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주제의 토론도 가능할 법한 폭 넓은 책인듯하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단편” 미스터리 추리 소설. 긴 호흡을 가지고 거대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소설이 요새 영 몰입이 잘 안되던 차였는데, 세련된 추리소설을 읽은 것 같다.언젠가 한번쯤은 상상해보고, 쓸데없지만 궁금했던 설정상황이 구체화되어 흥미로운 이야기로 완성된 듯 하다. 투명인간이 살인을 저지른다면?배심원들이 모두 아이돌 팬이 모여있다면?눈으로 본 증거가 아니라 소리만으로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방탈출 게임 안에서 납치를 당해 갇혀버린다면?같은 좀 엉뚱하지만 왠지 궁금해지는 설정이다.마지막 편만 쪼오끔. 억지…였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재밌는 미스터리 소설집이었다.
5편의 잘 알려진 고전 전래동화(심청전, 별주부전, 해님 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전)을 SF로 재해석한 소설집이다.전반적으로 들었던 감상은.. 아무런 저항없이 그냥 읽었고,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현대의 시각으로 뜯어보니까 묘하게 불편하게 읽히는 부분이 많다는 거였다.이렇게 상상할 수도 있겠다는 신선함에도 놀랐지만, 묵직한 불편함 때문에 묘….한 기분이다..
출판사 책소개 3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페인트>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나나>가 창비청소년문학 106번으로 출간되었다. ‘영혼이 몸을 빠져나온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 이번 작품은 재기 넘치는 문장으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영혼을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범생 한수리와 모두에게 착한 아이였던 은류.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던 두 주인공이 영혼으로 빠져나온 뒤 스스로를 관찰하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영혼이 희박해져 있다고 느끼는” 이들,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뒤에서 진짜 ‘나’를 잊고 살아온 이들에게 뭉클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설정이 흥미로워 보이기도 했고 두껍지도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겠다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 왜 눈물 줄줄 흘리고 있는거지.... 그렇다고 슬픈 내용의 책은 아니다. 이토록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는 책도 없는듯한데도, 난 왜 눈물이 계속 난건지 모르겠다.. 두 고등학생 은류와 수리는 다른 입장이었지만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제일 미워했고, 자기자신맛을 탓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영혼이라는 이름으로 육체에 있으면서 자기 자신을 힘들게 했던건 상황도, 타인도 아닌 자기자신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육체를 빠져나온 떠돌이 영혼이 되어 제 3자의 입장이 되어야만 깨닫게 된거다. 아마 내가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눈물이 났던거겠지...이런 책을 청소년 시기에 읽었다면... 조금 더 행복했을까? 싶은 아쉬운 마음까지 곁들여졌던것도 같다.. 작가의 말이 너무 공감이 간다.- 신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 있다면 행복의 주관성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느끼는 행복은 저마다 다를 테니까.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앞으로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
지금까지 아무튼 시리즈를 고르는 기준은 아무래도 다 나의 관심사내에 있던 주제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나랑은 접점이 거의 0에 수렴하는 주제의 책을 읽게 되었다.나에게 술은, 좋아하지 않으니 안마시기도 하고, 몸에 받질 않아 못마시기도 하지만, 가끔 나의 모든것을 다 흐트려버리고 싶을 때 생각나는 것이다.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내가 요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가둬졌던 나의 모습을 탈피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놨더니 추천해주신 책이어서다. 내가 그동안 술에 대해 정의내렸던 것과 아주 잘 맞는 추천이었던 것 같다.그리고 다 읽고난 나의 표정은 아마..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시울은 뜨거워져있었던 것 같다.뭐랄까.. 다 내려놓고 흐트러졌던 순간은..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런 일이 있었지 하면서 하하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로 남을 뿐인데, 막상 그 시기엔 왜 그리 날 채찍질 했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함께 드러난 표정이었던 것 같다.술의 힘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좀 에이 뭐 어때~ 라는 마음으로 풀어질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