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을 고르는 타이밍이 참 절묘한거 같아요.다시 글을 쓰려고 기획을 하는 중인데,딱 제가 추구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을 읽게 되었거든요.이 책은 너무 사소하고도 엉뚱한 일상의 한조각모음집입니다. 얼마나 사소하냐면,먼지 가득한 방을 보면서, 동명이인의 사람을 보면서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기록해 놓았어요.읽으면서 황당했던 부분은 진지하게 읽었는데마지막에 공문에서 [끝.] 이 있어야 할거 같은 자리에[꿈] 이라고 쓰여있던 거였어요.그냥 밤새 꾼 꿈을 써놓은 글도 아주 많았죠.그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쫓는 그 과정은제법 즐거웠어요.저도 독자들에게 이런류의 즐거움을 주는글을 쓰고 싶어요.
나 지금 너한테 보여주는 거야.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나는 그것이 너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사람들은 자꾸 자기가 사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드는 걸까. 마치 내가 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 P127
꽤 오래 북스타그램을 해 오면서,교회다니는 사람이라는 티는 조금씩 냈었지만,기독교서적을 제대로 리뷰한 적은 없던 거 같은데요.기독교 서적은 잘 안 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계정 운영과 신앙 생활은 좀 별개로 두고 싶다는마음이 있던 거 같기도 해요.그런데, 이 책을 읽고,별개로 두던 그 자아를하나의 정체성으로 가지고 가야겠다는생각을 하게 되었어요.그래야 좀 더 한 글자 한 글자 쓸때마다조심하고 신중하게 될 테니까요.쉬우면서도 아주 가볍지만은 않게,초신자 뿐 아니라, 저처럼 모태신앙인까지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책이었습니다.😄
[밤이 영원할 것처럼] 은 서유미 작가님의 단편집이고,티저북에는 ˝다른 미래˝라는 작품이 실려있습니다.이 단편의 줄거리라고 하면,딸 희영과 사위, 손녀, 그리고 외할머니 진이 함께 바다여행 중 비오는 날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 그 순간이 전부입니다.이 짧은 순간 할머니 진은 남편을 잃었던 순간,그 때의 딸과의 관계를 회상하고현재의 딸 가족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며,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가는 이야기입니다.다른 미래라는 건, 이제껏 고집스럽게 매여 살던과거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자는 다짐을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진의 모습이 저희 엄마 같기도 하고,제 바람 중 하나가 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엄마의 인생을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건데,소설속에서나마 진은 그런 다짐을 해서왜인지 마음이 편해지네요.
부부 혹은 부부였던 사람들이 연관되어 벌어지는사건 단편집입니다.완전(부부)범죄 라는 제목만 봤을 땐,완전범죄 스킬이 가미되어있을거라 생각했는데,일부 완전범죄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는정도만볼 수 있었네요.그 조차도 실패했지만요.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랐지만,킬링타임용으로 읽기 괜찮은,그렇지만 기분은 썩 좋지않은..그냥저냥의 여운이 남는다는 말로리뷰를 마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