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에 말을 할 때,단어와 단어를 조합해 한 문장을 만들어내기까지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많이 돌리는 편이에요.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겐 말이 없다고 보여질 수도 있고,발언권을 받지 못한 채 넘어가 버리는 경우도 있었는데요.이런 평가와 불편함이 있다고 해도,전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 필요한 말]만을 하기 위해신중하고 또 신중하려고 해요.물리적인 폭력만큼이나 언어가 주는 폭력은오래가고 아프거든요.자존감이 낮았던 때의 저는소위 ˝맞는 말˝이라는 명목으로 뾰족하게 찌르는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었는데요,이 책을 읽고나니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구요.왜냐면 전 이미 다정한 말로 이겼거든요.ㅎ같은 말을 해도 아프지 않게 말하는 법을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겼으니들은 그 말에서 나에게 필요한 말만둥그렇게 깎아서 받아 들이면 그만인거에요.그리고 전, 제 언어로 변환된 그 깨달음을다른 사람에게 잘 흘려보내면 되는 거구요.저는 확실히 말의 내용보다,어떻게 말하는지에 따라그 사람의 호감도가 결정되는 거 같아요.저 역시도 남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예쁜 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과거의 기억을 다시 들여다보고 실제로 몸의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가존재한다면 어떨까요?이 소설은 그런 기계가 존재하는 근미래를 그린SF소설입니다.기계는 미래에 있을거라도 상상한건데,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어째 지금도뉴스 사회면에서 많이 봐왔던 모습이펼쳐지더라구요.오히려 더 첨단화된 모습으로 말이죠.너무나 역겹고 잔인한 사건들을이 기계를 활용해서 복수하는데,그조차도 활자로 읽기에도 불쾌한 방법이었고요.통쾌하기보단....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나..싶다가도그렇게까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오묘한 감상을 써봅니다...타임킬링이라기엔 너무 심오한 주제인데,또 깊이 들어가기엔 뭔가 아쉬웠던책이었습니다..덧) 책을 다 읽고 책 표지를 보니까제목 적혀있지 않아서 망각의 느낌을주려는 건가 했는데 ㅎㅎㅎ중고로 산 책이어서 띠지가 없어서임을온라인서점 책 소개를 보고 알았네요 ㅎㅎㅎㅎ
이 책은 어려운 단어도 거의 찾아볼 수 없고,고유명사라곤 ˝에스탈라˝ 뿐이어서헷갈릴 것도 없는데도손에 잡히지 않아서 어려운 류라빨리는 읽었지만,글자들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드네요.그러고보니,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 문장들이전부 옮긴이의 말 챕터에서 나왔고요. 그리고, 그 글을 보고 안심했어요.나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떠다니는 그 글자속을헤엄치라는 게 작가의 의도인지도 모르겠어요.
책 뒤표지에 있는 문장만큼 이 소설을 정확하게 묘사할 말을찾지 못해서 그 문장으로 이 책의 감상을 대신합니다.[사랑과 다정함조타 아플 때가 있다,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다 읽고나서 든 첫번째 생각은,˝내가 소설을 읽은 게 맞는건가?˝ 였습니다.그 이유는, 이 소설 속 이야기는지극히 평범함 그 자체였거든요.한 편을 읽고 일상을 살다보면, 소설 속에서 묘사된 상황을 쉽게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그래서인지 책 한권을 읽었다는 생각보다,누군가의 썰을 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아요.아무리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가볍지는 않은 그런 썰이요.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