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에서 삶으로 - 어느 사형수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기록
필리프 모리스 지음, 한택수 옮김 / 궁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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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증오에서 삶으로! 증오에서 삶으로는 어느 사형수의 글이다. 작은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되어 있는 상태에서 탈옥해서 또 다른 범죄를, 그리고 다시 수감되었다가 탈옥, 살인까지 하게되어 결국엔 사형수가 된 저자의 이야기이다.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감옥안의 생활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나는 왜 자꾸 삐딱하게 밖에 읽을 수 없을까..... 책의 내용은 감옥의 비참한 현실에서 출발하여 자기자신의 삐딱한 영웅담으로 이어진다. 뭐 전체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감옥안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따랐고.. 뭐뭐... 간수들도 자기는 마음대로 못했으며....등등..

그리고 자신의 사형을 정치적인 음모와 연관시킨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혹은 반대하는 대통령. 결국 자크 시락이 대통령이 되면서 사형을 당하지 않게 된다.

이런 와중에(수감생활 되게 오래했다. 20대에 들어가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20년은 넘게했다) 감옥생활 오래하다가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학문적인 성취를 이루고... 여러 학계의 인사들이 탄원서를 제출하여 석방되기까지 이른다.

글쎄, 그의 감옥내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 중심적이었음은 틀림없거니와 이 글의 저작 의도까지 의심스러워진다. 일종의 '인생역전'드라마라고만 읽혀지기에 이 글은 너무 '나갔다'. 인권, 정치의 복잡한 연결고리들로 말이다. 물론 사회배경과 정치적인 것들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수감생활을 오래하면서 수감생활의 비인간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주장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철없는 시절이건, 어쨌건, 그가 살인을 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사실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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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08-08-2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고도 참 느낌이 다르군요. 자신이 무죄라는 식의 발언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는데...? 그리고 원래 사형제도란 것이 정치적으로 움직이게 되어있지요. 사형제도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시면 왜 그런지 아실 듯합니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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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읽은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두가지였다. 너무 좋았다는 쪽과, 수도원 기행이라고 하기엔 부실하다는 쪽. 이러한 이야기는 한비야의 ‘중국 견문록’에도 있었다. 물론, 자신이 어떤 것을 기대하고 보는 가에 달려 있지만, 어느 쪽이든 조금 유연하게 보면 좋지 않을까? 정작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다면, 왜 굳이 ‘공지영’이 붙은 이 책을 본단 말인가! (사람들은 기대한것을 보고싶어하는 심리가 있다. 반대로 자신의 기대를 깨주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 것은 앞으로 이어질 이 글에 대한 찬사를 위한 연막이다. ‘이런 책에 찬사라니’해도 상관없다. 좋은 건 좋은 거니까. 사실, 속의 종이는 은은하게 무늬가 들어가 있는 것이 내 맘에 썩 들지는 않았다. 나는 자고로 책은 재생지로 얇고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고로… 그러나 읽다가 내용이 마음에 드니, 넉넉한 여백과, 종이, 사진 마저도 독자를 위한 배려로 느껴졌다. 평소에는 김영사의 기획에 놀라면서도 역시, 상업적이야 했었던 내가…

사설이 너무 길었다. 맞다. 이 책은 공지영이 어디를 어떻게 여행했는지는 사실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의 여행이었다는 것을 믿지 못할 정도로 꽉 찬 여행인것도 사실이다.

여행가운데 저자가 받게 되는 ‘손대접’과 알고 지내던, 혹은 새로이 알게된 사람들과의 재회/만남. 그 사이에서 공지영은 촘촘하게 개인의 짧은 신앙사를 엮어간다. 그야말로 종교를 머얼리 떠났던 시간들, 그리고 다시 돌아오게 되기까지. 마치, 하나의 여정처럼 먼 길을 돌아오게 된 그의 삶. 힘들고 지친 삶의 길목을 지나 마침내 돌아온 것이다. ‘마침내’라고 쓰는 것은 그를 기다리던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도 사랑했기에 ‘자신을 거부해도 좋을 자유’까지도 주며 기다리시던 하나님…

수도원 기행의 일부를 적는 것으로 마무리해야겠다.

그리하여 나는 알게 되었다. 신께서 나를 위해 날을 개게 해주시고 바람을 잠자게 해주시며 결국 이 모든 하늘과 땅, 우주만물을 지어주셨음을, 나 공지영이 아니라 당신이 지으신 ‘모든 나’를 위해서… 나는 하느님이 왜 천지를 창조하시고 동물까지도 창조하시고 당신 스스로 ‘하느님 보기에 참 좋으셨다’고 해 놓고 이 골칫덩어리 인간을 만들었는지, 어렴풋하게 알 것 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왜 아이를 낳고 싶었는지 알게 되었듯. 그렇게 알 것 같았다.

하느님은 아름다운 창조물을 그리운 것들과 나누고 싶었나보다. 좋은 걸보면 생각나는 게 사랑이니까. 그래서 그들에게 자신을 만든 신을 거부해도 좋을 무서운 자유, 그 신성의 일부 까지도 부여하셨나 봐. 사랑은 스스로 찾아 오는 것이니까. 그래서 하느님은 나를 기다려 주신 것이다. 18년 동안 물끄러미 바라만 보면서, 당신이 가진 전지전능의 능력을 오직 기다리는데 사용하신 것이다… 뭐하러 사람을 지으셨냐고 하느님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미워하며 오래도록 헤매어 다니던 한 사춘기 소녀의 영혼에게 하느님은 이제야 대답을 주신다. 이렇게 오래도록 헤매어다닌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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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노먼 베쑨 역사 인물 찾기 1
테드 알렌 지음, 천희상 옮김 / 실천문학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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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은지도 6-7년은 족히 된 것같다. 고등학교 다닐 때, 시험 전날 밤을 새워서 보고, 야자시간에 몰래 보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어느 누구든 이 책을 읽고 가슴에 흐르는 뜨거운 피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내게도 뜨거운 ‘혁명가’의 피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 첫 책이다. 심각하게 의대를 갈까도 고민하게 만든… 지리부도를 펴놓고 백구은의 이동경로를 눈으로 짚어가면서, 갈색의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을 보고는, ‘그래, 역시 여기는 산악지대였어’라고 혼자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흐뭇해 하기도 했었다.

세월이 지나, 두껍고 노르스름한 이 책은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딱딱한 표지의 새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니어링, 체 게바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딴 얘기를 하자면, 실천문학의 이 ‘인물 다시 보기(?)’-그 비슷한 제목의- 시리즈가 정말 마음에 든다.) 예뻐진만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기를 기원해 본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베쑨의 일대기 형식으로 짜여져 있는데, 캐나다에서의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 투병생활과 현실에의 참여로 이끌리는 부분, 스페인에서 그리고 중국에서의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어느 한 부분 중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마는, 중국에서의 활동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닥터 노먼베쑨’을 만든것 같다. 뭔가 현실의 각박한 삶에서 좀더 원초적인것과 맞딱드리면서 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또 현실의 얄팍한 이익보다 좀 더 놓은 가치를 , 이상을 품고 살고 싶은 마음, 누군들 없으랴. 그 실천의 사람들 가운데 여기 하나 베쑨이 있다. 그저 마음만 품다가 말랑말랑한 모험의 단 맛만 보려고 하는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혹시 그런 생각 하고 계신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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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백인들
마이클 무어 지음, 김현후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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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선정적이다. 내용도 그에 못지 않게 선정적이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언뜻 보기에, 이 책은 쉽게 술술 읽히게 되어있다. 중간 중간 낄낄대기도 하면서… 하지만, 그 내용들이 담고 있는 사실들을 조금 주목해서 본다면 쉽게 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소설’이 아닌, 실화이고 개인의 의견인지라, 반대도 비난도 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또한 찬성과 찬사역시도.

미국의 주류사회라고 할 수 있는 백인사회를 중심으로 저자는 미국의 여러 부분에 비판을 가한다. 소위 말하는 기득권층, 부유층을 상대로. 더 정확히는 부시대통령과 부시정부의 정책들에 동조하는 사람들, 그리고 부시 정부의 머리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렇게 비판의 메스를 쥔 마이클 무어 역시 미국인이다. 아무리 그가 서슬퍼런 칼날을 휘둘러도 말이다. (물론 비판의 수위는 높은 편이다.) 한마디로 자기나라 비판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가 미국을 비판하고 있어도 우리 나라 사람에게는,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된 –마이클 무어가 그렇게도 비판하는-미국을 한 수위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러한 책이 성공을 거두고 읽힐 수 있다는 사실, 공공연하게 논의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쁘지만, 미국을 그나마 유지하는 힘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볼링 포 콜럼바인’을 보고 이 책도 읽게 되었는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힐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으니… 생략하고.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일었던 비판이기도 한데, 마이클 무어의 자기 도취적인 태도가 가끔 거슬리기는 한다. 필독서까지는 아니지만, 얘기꺼리 만들기 좋은 책이다. 또한, 미국을 잘 모르고 비판하는 사람에게도 입문서 격 정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이슈들을 다루고 있으니, 부시 이후의 미국을 서술한 다른 책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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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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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의 버스여행은 ㅡ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왠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 않은가 ! 예전에 잡지에도 간간히 얼굴을 비추던 이 사람들은, 내용을 조금 다듬고 보충하여, 그리고 사진도 말끔하게 정리해서 책을 냈다. 책 자체를 보자면, 흠잡을 곳이 없다. 표지도 깔끔하니 예쁘고, 종이질과 사진의 양에 비하면은 값도 괜찮은 편이다.(요즘, 재생지 인쇄에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어떤 책이 만원이 조금 안되거나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본격적으로 내용에 들어가서… 전체적인 구성은 대부분의 여행기가 그러하듯, 시간의 순서이다. 여행을 준비하여 서울에서 파리까지 가는 것. 그리고 파리에서 서울까지의 여정. 여행기를 읽는 재미는 무엇인가 새로운 풍광들을 글로, 사진으로 보여 줌으로서,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서의 일시적인 일탈을 맛보게 한다는 점에 있다. (이런 점에서여행 가이드북하고는 조금 다르다.) 거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여행을 통해 겪은 모든 인간사의 압축된 단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일 수 있다.

루이의 사진은 잠깐동안이나마 일탈을 맛보게 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이 책의 미덕은 앞에서 말한 두가지 여행기를 읽는 이유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부부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사로운 문제들.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와 중간중간에 여러 목적으로 함께하게 되는 사람들로 부터 시작된 문제들, 여행 현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까지도. 사실, 여행 현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혹은 정보는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부부의 갈등이 –여행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그리고 어느 집에나 있을 수 있는. 외국인과 사는사람이 아니라 할 지라도- 생기고 풀리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여행을 인생의 압축이라고 생각하시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전체적으로 글이 적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아쉬움은 사진으로 달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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