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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1
최미애 지음, 장 루이 볼프 사진 / 자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미애와 루이의 버스여행은 ㅡ 제목부터가 마음에 든다. 왠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 않은가 ! 예전에 잡지에도 간간히 얼굴을 비추던 이 사람들은, 내용을 조금 다듬고 보충하여, 그리고 사진도 말끔하게 정리해서 책을 냈다. 책 자체를 보자면, 흠잡을 곳이 없다. 표지도 깔끔하니 예쁘고, 종이질과 사진의 양에 비하면은 값도 괜찮은 편이다.(요즘, 재생지 인쇄에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어떤 책이 만원이 조금 안되거나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본격적으로 내용에 들어가서… 전체적인 구성은 대부분의 여행기가 그러하듯, 시간의 순서이다. 여행을 준비하여 서울에서 파리까지 가는 것. 그리고 파리에서 서울까지의 여정. 여행기를 읽는 재미는 무엇인가 새로운 풍광들을 글로, 사진으로 보여 줌으로서,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서의 일시적인 일탈을 맛보게 한다는 점에 있다. (이런 점에서여행 가이드북하고는 조금 다르다.) 거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여행을 통해 겪은 모든 인간사의 압축된 단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일 수 있다.
루이의 사진은 잠깐동안이나마 일탈을 맛보게 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이 책의 미덕은 앞에서 말한 두가지 여행기를 읽는 이유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부부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사로운 문제들.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와 중간중간에 여러 목적으로 함께하게 되는 사람들로 부터 시작된 문제들, 여행 현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까지도. 사실, 여행 현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혹은 정보는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부부의 갈등이 –여행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그리고 어느 집에나 있을 수 있는. 외국인과 사는사람이 아니라 할 지라도- 생기고 풀리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여행을 인생의 압축이라고 생각하시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전체적으로 글이 적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아쉬움은 사진으로 달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