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 - 내 멋대로 살던 나. 엄마를 돌.보.다.
마쓰우라 신야 지음, 이정환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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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는 예전보다 가까운 질병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원인도 치료 방법도 몰라 제일 두려워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저자의 노모 역시 치매에 걸려버려 자신이 부양하는 상황에 처했다. 처음 얘기를 듣고 당연히 저자는 여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저자는 남자였다. 당연히 부모를 부양하는 사람은 남자일 수도 있는데 스스로 가부장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던 모습에 놀랐다. 비단 부모님을 보살피는 건 여자만의 몫이 아닌데. 또 남자인 저자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어떻게 보살필지도 궁금해졌다. 성별의 차이가 꽤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더욱이 도와줄 사람 없이 혼자 이겨내야 한다. 저자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함께 사는 형제들도 없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저자의 심리와 상황이 어떻게 악화되고 헤쳐나갈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읽기도 전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이 무거운 내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책을 읽기가 망설여졌다. 
 사실 나도 결혼 생각이 크게 있는 건 아니라 저자의 상황에 더 이입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이나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아 생각보다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가 궁지에 몰렸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치매에 걸린 노모를 모시며 종종 환각을 보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하고 무심코 입밖에 중얼거리기도 하고, 기어이 마지막엔 폭력까지 행사한다. 아무래도 일상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리는 거니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다. 저자는 어머님의 치매 사실을 깨달았을 때 앞날에 대해 상상하며 치매로 인하여 벼랑에 몰린 사람들의 얘기를 경계했었다. 노인 학대나 동반 자살을 언급하며 이미 인지하고 조심했을 텐데 결국 어머니께 손을 대는 지경까지 가고 말았다. 아무리 사전 준비를 하고 지식을 쌓아도 결국 직접 몸소 체험하는 경험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은 헬퍼, 즉 '타인'의 도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어머님을 남에게 맡기는 것보다 본인이 맡아야 할 책임이라는 생각이 강해 스스로 애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의 증세가 심각해질수록 더 힘들어한다. 결국 헬퍼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가까운 가족이니만큼 숨기고 싶은 모습이 있다는 아이러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 듯 싶다. 치매는 가까운 지인에게도, 부모님에게도, 나에게조차 일어날 수 있다. 치료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나와있는 치료법은 없다. 책에서 여러 제도와 도움을 받는 기관을 설명해주었지만 다른 나라이다 보니 활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리미리 어디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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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박갑성 지음 / 예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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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소리'라는 제목에서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먼저 무더운 여름날 처마 밑에서 맑은 소리를 내며 청량함을 내뿜는 풍경(風磬)소리, 또는 드넓은 들판이 펼쳐진 자연경광의 '풍경(風景)'이 보이면서 풀잎들이 서로 맞닿아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소리, 두 가지가 떠오른다. 어느 풍경이든 한적한 자연의 모습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렴풋이 자연에 관한 시겠구나 짐작했다. 

 사실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시를 접한 건 외엔, 일부러 시를 찾아본 적이 없다. 그렇게 흥미를 끌지도 않았고 공부라는 인식이 강했으니까. 애초부터 '시'를 문학으로 다가가지 않아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나보다.교과서 속의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역사의 아픔을 담고 있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너무도 당연하게 시 = 자연 이란 공식이 고정관념처럼 박혔나보다. 이 책에선 자연을 노래한 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겪고 느낀 모든 것이 시에 녹아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친근하게, 그리고 내 경우는 어떤지 덩달아 떠오르게 했다. 작품 중, 인사이동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폐허다

내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상처 입고

부서져 떠나간다

애잔한 마음으로

침묵의 눈빛으로

행운을 빌며

술잔을 채우고 비운다

차마 건네지 못한 말들은

슬픔

남는 자의 몫

폐허 속에 감춰진 사랑


 아직 인사이동이란 슬픔을 겪을 정도로 사회경험이 만은 건 아니지만 지금 애착이 큰 회사 생활을 하는만큼 나중에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또 수없이 많은 인사이동을 거쳤을 아버지의 모습도 떠오르게 만들었다. 아버지 역시 '부서져 떠나가는' 사람이기도 했을테고 '남는 자'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나역시 앞으로도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시는 한정적인 길이를 가지지만 고심해서 알맞은 단어들을 배열해놓음으로써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게 만든다. 어려운 단어나 심오한 주제없이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같은 모습을 상상하면서도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애초에 시인이 본업은 아니다.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느낀 것들을 무심히 풀어놓은 것이다. 그렇기에 나도 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더 가깝게 생각되었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시가 좀 더 다양해지고 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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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실마리를 찾을지도 -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10편의 심리에세이
이즈미야 간지 지음, 박재현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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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마주하며 살아가다보면 당연하게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두 번이면 상대방이 나랑 안 맞거나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구나 여길텐데 인간 관계가 넓어지며 자연히 많아지는 갈등에 사실은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들 때도 있다. 책에선 먼저 자신을 남과 구분짓지 말라는 말부터 시작한다.

[ 옛날에는 이런 경계가 있는 듯 없는 듯 매우 애매모호했고, 

이성도 광기도 아닌 말들이 많아 그러한 것을 통해 제대로 교류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 

 

 사실 광기와 정상/비정상은 정말 한끝 차이일지도 모른다. 사실은 다르지 않은데 다르다고 규정해버리거나, 이해 하기도 전에 다르다고 색안경을 쓰게 되면 끝까지 남의 얘기로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선은 나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먼저 그대로 인정을 하며 차근차근 이해해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책에선 또 마냥 괜찮다, 신경 쓰지 말라 위로만 건네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상황과 예시를 들어주며 이런 기분이 드는 건 당연하다, 이상한 건 아니다 라고 증거를 제시해주는 것 같아 객관적으로 아, 내가 비정상이 아니었구나, 깨끗하게 납득할 수 있다. 동시에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구나 하며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사람들 모두 완벽히 같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건 당연한데도 자칫 잊기가 쉽다. 게다가 현대 사회가 대중에게 획일화된 생각, 똑같은 모습을 요구하는 것도 자신을 잃게 만들고 혼란을 주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다름은 이해하기 어려우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은 풍부하길 바라다니 너무 모순적인 모습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걸 어떤 사람들은 '예의'며 '사람들간의 지켜야할 선'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멀리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도 꾸며진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데 언젠가 나까지 나의 진정한 모습을 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모습이 어떻든, 또 상대방의 모습이 어떻든 다름을 인정하고 자연스럽다고 인식되면 사람들 마음 속에 더 편안함이 자리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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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아이들 1 - 몬스터 대재앙 Wow 그래픽노블
맥스 브랠리어 지음, 더글라스 홀게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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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세계는 괴물들에 의해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좀비가 되거나, 도망쳐버렸다. 그리고 주인공은 괴물과 좀비들이 득실대는 마을에 홀로 남겨져 막막한 이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보통 '종말'이라고 하면 일말의 희망도 없이 우울하고 하루하루 견뎌내는 느낌이 강할테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마냥 침체되어 있거나 희망이 없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13살짜리 아이 잭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가볍고 활기차 보인다. 잭 역시 어두운 상황에 대해 움츠러들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고아로 자라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 성향이 강해서인지 혼자가 된 상황에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밝고 활기찬 모습이다. 13살 아이의 시점으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니 저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주인공 잭도 스스로 미션을 정하고 하나하나 달성해 감으로써 성장해 나가는데 마치 내가 잭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응원하게 된다. 거기다 책 중간중간 익살스러운 그림과 설명으로 진행하는 데 이해를 돋고 몰입감도 높여주어 남녀노소 가볍게 읽을 수 있단 인상을 받았다. 

 

 몬스터와 좀비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잭은 스스로 무기를 만들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 시련을 겪기도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했는지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몬스터들과 스토리가 이어진다. 가끔 동화같은 천진난만함과 무료함을 떨칠 가벼운 이야기를 원할 때, 어린 아이와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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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초이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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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도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어릴 적 학교 다니며 친구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하며 판타지 소설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여러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그의 신작이 나왔다니 오랜만에 설레는 소식이었다. 단단한 책 표지와 중세 시대 창에 그려져있을 법한 화려한 그림이 기대감을 더해주었다. 

 오버 더 초이스는 여태 그의 여느 책처럼 현실이 아닌 다른 세게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일부러 설명투로 세계관이나 인물에 대해 묘사해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거나 진부한 인물들로 스토리를 밋밋하게 만들지 않고 특색 있는 인물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있다. 읽는 독자도 어느 순간 작품 속에 함께 들어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사건들이 모여 항상 큰 스토리의 단서가 되곤 한다. 어느 내용 하나 허투루 쓰이는 게 없어 주제와 방향을 잘 잡고 이끌어 주어 더욱더 집중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부활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부활을 염원하며 여행을 떠나는 내용은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좀 더 깊은 얘기를 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등장인물의 궁극적인 목표로 바라보기보단 과연 그것이 옳은지 의문을 건넨다.


' 우리는 힘을 가진 그를 사랑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합니다. 우리를 아무것도 해줄 필요가 없는 존재로 여기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겠지만, 그의 필요에 따라 죽였다 살렸다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의 환심을 사려 애써야 합니다. 그렇잖으면 죽어도 되살아날 수가 업없으니까요. 땅속에 묻혀서 그가 우리를 기억해주길 애타게 기원해야 합니다.' 

작중 부활이 가능하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하는 부분이다. 하긴, 타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부활'을 그토록 염원하는 건 죽음이 단 한 번뿐이며 다시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활이 가능해진다면, 죽음의 경계는 없어지고 그로 인한 고통과 슬픔, 또는 해방감은 덜해질 것이다. 나아가 사람들의 존엄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마냥 이게 나쁜 것일까도 생각 되었다. 죽음은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에 이승이 소중하고 또 나와 남의 목숨을, 인생을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렇기에 살면서 제일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부활이 가능함으로써 이 위협요소를 없애준다면 우리에겐 한 발 진보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허물어짐으로써 더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새롭게 깨닫고 알게되는 것도 많아질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큰 문제로 생각되는데 사실 개개인에게 '자신'의 존재란 특별하고 귀한 것이지만 한 사회로 보면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하나의 대체제로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가혹한 말이지만 인간이 '존엄성'이라고 부를 정도로 개개인이 특별해지는 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서지 인간 자체로 특별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활이 가능해지더라도 우리의 행동 범위가 좀 더 높아질 뿐 마냥 사람을 죽이고 다니고 자살이 난무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죽을 경우를 대비해 자신을 부활시켜 줄 주위 사람에게 더 신경쓰고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새로운 시각으로 부활에 대해 생각하며 재밌는 스토리까지 따라갈 수 있어서 꽤 알찬 시간이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이영도 님의 책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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