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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취업 대신 출마하다
오창석 지음 / 팟빵북스(PODBBANGBOOKS)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스물 아홉이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할 때이다. 취업 준비를 하거나, 이미 사회초년생으로서 업무를 익히느라 바빠지는 시기. 바쁜 일상 속 점점 멀어지는 인간관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회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현재가 불안하며 미래가 아득한 시기. 바로 지금 내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때에 취업도 아닌, 정계에 진출하는 길이 있다니! 다른 사람과는 다른 그의 신선한 행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현재 대통령이신 문재인 당대표님이 정당 외의 이색적이고 호기로운 청년을 구한다는 필요에 의해서 출마에 한걸음 나가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취업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우리도 회사가 적합한 인원이 필요하다 여겨지면 뽑히는 취업준비생이니까. 책의 저자 '오창석' 역시 취업을 위해 힘쓰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친근감이 느껴지면서도 이런 자가 당에 출마해도 되나 의구심이 들었다. 국회 의원은 회사의 매출 증진이 아닌 그 지역, 크게는 나라를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다. 정계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은 특별한 능력, 인맥, 카리스마 등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자질이 필히 요구된다고 느꼈고 그렇기에 스스로 정치, 국회가 더 멀게 느껴진 것일지도 모른다. 엄연히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주의 땅이며 내가 숨쉬며 살고있는 내 나라인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안 될 것도 없었다. 오히려 그의 대범함과 도전 정신이 그만의 능력이라면 능력이겠다.
국회의원이 되려면 무척 기본적인 항목들을 확인받아야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흔히 정치판은 썩을대로 썩었다 얘기를 하지만 실제 저렇게범법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간단하고 어이없는 항목들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 맡은 문재인 TV의 아나운서라는 직책이 발목을 잡는 걸 보면 정말 시작도 전에 어떠한 꼬투리도 남기지 않으려는 철저한 규정과 청렴을 신경쓰는구나 느꼈다.
입당 후 당의 인지도를 위해 여기저기 다녔을 때, 호칭 하나, 행동 하나에도 사람들의 이목이 따라오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하나의 깨달음이다. 우리나라처럼 유교에 문화를 두고 있는 나라는 호칭이 각별하다. 몇 개월로 형동생을 나누고 촌수에 따라 부르는 말이 달라지곤한다. 하지만 정계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친근감 있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후보님이라는 격식 있는 호칭보다 편한 형, 동생이 훨씬 좋은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사실 나였더라면 민망해 그렇게 못하겠다. 하지만 저자의 끼와 대범함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듯이 거리낌없이 잘 헤쳐나가는 모습에 감탄이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준비없이 우연히 입당하게 되었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저자는 자신의 출마 지역인 부산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도 갖고 있고 여기저기 발로 뛰어다니며 노력하기도 했다. 더불어 뻔뻔하다 싶을 정도의 당돌함, 기회를 놓치지 않는 눈썰미, 서슴없이 도전하는 패기, 또 여태 그의 준비와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구나 느껴질 정도였다. 더불어 같은 청년 시대라 그런지 공감하는 부분,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직접 정계에 진출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피부로 느꼈을 그가 대단하다. 또한 그와 함께 입당부터 출마까지 수많은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면, 아주 다른 얘기라고만 생각했던 정치가 이제는 더 가깝게 와닿았다.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어려워 어떤 것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국회 의원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지 느끼고 싶은 사람들은 이 '스물 아홉, 취업 대신 출마하다'라는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