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 다르면서 같은 세계 문화 이야기
김세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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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수많은 나라들과 다양한 사람들과 접하며 살고 있다. 자유로운 여행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글로벌 세계라는 말이 너무나 당연한 이 때, 과연 그들과 다른 모습이 많을까? 그들과 다른 점이라곤 기껏해야 역사, 언어, 음식 정도인 직관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화코드로 읽는 지구'는 그보다 더 자세하고 근본적인 차이점을 제시해준다.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언어'였다. 서양권애서는 저맥락 언어를 쓰고 동양권은 고맥락 언어를 쓴다. 저맥락 언어란 의사소통이 주로 명확히 표현되는 글이나 대화로 이루어지고 고맥락 언어는 글이나 대화뿐만 아니라 상황, 제스쳐, 진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때와 장소, 사람에 따라 말과 행동을 신중히 고려하여 대처한다. 소위 말하는 '눈치' 문화이다. 말만 '잘한다'고 해서 진짜 잘하는 경우가 아닌, 상황과 상대방의 의중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사실 꽤 번거롭고 불필요한 문화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상대방을 살피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균형을 잘 유지시키고 서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문화는 바로 우리가 쓰는 고맥락 문화가 아닐까?




 종종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외롭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나는 오랫동안 해외에 나가 살아본 경험이 없으니 막연히 우리나라 말이 그립구나, 음식이 그립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해외와 우리나라는 확실히 근본적인, 좁혀지지 않는 차이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건 아무리 언어를 잘 구사하고 그 나라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언어가 쓰이는 범위도 그렇고 보고 들으며 자란 문화가 차이가 있으니 어느 부분에선 '다르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주위 사람들을 보며 저들도 나와 같은 부분에서 즐거워하는구나, 하고 동질감을 느껴 다가가보면, 그 속 섬세하고 작은 부분에선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 또다시 멀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다른 의식주를 영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선호기호의 차이 등 세세한 부분을 바려다보면 사람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이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세계를 보는 눈과 이해범위가 더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나라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같은 문화를 보고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곁에 있어 새삼스헙게 행복이 밀려온다. 굳이 공통점을 찾지 않아도 서로 눈만 바라봐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 '문화코드로 읽는 지구'는 우리나라에 대해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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