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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와이프 ㅣ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날, 조지프는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계단에서 굴러 의식이 없는 상황이라 하니 놀란 마음에 서둘러 병원에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병실에 누워있는 아버지 옆엔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가 앉아있다. 그 여자는 자신을 올리비아라고 소개하며 자신이 바로 아버지의 '또다른 아내'라고 소개한다.
이 상황을 설명해 줄 아버지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고, 계단에서 굴렀다던 아버지의 상태조차 마치 누군가에게 구타당한 것처럼 온몸에 멍이 들어있다. 거기다 자칭 아버지의 다른 아내라고 하는 올리비아는 수상하기 짝이 없다. 과연 이 속에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설명하는 아버지와 내가 알던 아버지가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자신이 아는 아버지는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는데 올리비아와 함께 있던 아버지는 웃음이 많고 활달한 사람으로 보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자식도 모르는 모습,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에 충격 받았을 것 같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유대감과 애정을 느꼈는데 이제와서 그 테두리 밖으로 내팽겨쳐진 기분이었을 것이다.
조지프도 딸 둘을 키우고 있는 가장인데 가족의 의미에 대해 회의감을 많이 느끼지 않을까. 자신이 아빠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 지 자신의 아버지와 비교하며 생각이 많아졌을 것 같다. 또 그렇기에 아버지는 아들에게만큼은 엄격하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을지도 모르고. 큰 비밀을 알아버리고 혼란스러워하는 조지프의 마음이 백분 이해돼 차라리 조지프에게 닥친 현실이 거짓이길 바라게 된다.
조지프는 아버지가 또 다른 아내의 존재를 숨겼다는 것도 큰 충격을 받을 일이었지만 사실 아버지만의 비밀이 아니었다는 것에 더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어머니, 어릴 적부터 봐왔던 가족 변호사까지 올리비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나를 속이고 있었다니! 이쯤되면 아버지에게 더 숨겨진 비밀은 없는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이유를 찾게 된다.
이 모든 건 아버지가 깨어나기만 하면 해결할 수 있을텐데. 정작 주인공은 의식을 잃고 잠들어있으니 조지프 입장으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조지프는 모든 진실을 알 수 있게 될까? 또 그 끝에 아버지를 이해하게 될까?
'아버지'란 존재는 한 가정의 기둥같은 존재이지만 그 전에 그저 한 남자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가족이란 무엇인지, 또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