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예술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들의 명성, 수많은 작품, 또 이를 보고 감명받는 관객들. 또 예술가들의 머릿속엔 얼마나 아름다운 선율이, 환상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을까? 예술은 추상적이기에, 이를 다루는 예술가들도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을까? 라는 선입견이 절로 든다.

하지만 이 책 '발칙한 예술가들'에서는 언제까지고 빛날 그들의 업적이 아닌, 좀 더 은밀하고 깊은 사생활을 파헤쳐준다. 에술가들의 삶은 어땠을까? 예술가들은 어떤 인간관계를 맺었을까?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아니라 그들의 개인사까지 알 수 있다니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어땠는지 따라가 보도록 하자.


앞서 말한대로, '발칙한 예술가들'에서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사생활을 보여준다. 비발디, 베토벤, 달리, 고흐, 뭉크 등 우리가 잘 아는 예술가부터 플레옐, 푸치니, 로트레크 등 다소 생소한 예술가도 있다. 이 책에선 예술가 한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시선을 넓혀 이 예술가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가 예술가에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자면, 바로 고흐의 이야기이다. 고흐는 일평생 열정적인 마음을 품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주치의 딸 마르게리트부터 1년간 매달린 하숙집 집주인 딸 외제니, 스토킹을 할 정도로 집착했던 사촌 케이, 그리고 매춘부 시엔이 있다. 이 중, 맺어진 이는 시엔이다. 가족의 반대가 있었지만 그 무엇도 시엔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고흐는 시엔과 함께한 1년 반의 시간이 가장 충만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무엇때문인지 둘은 헤어지게 되고, 그 후 고흐에게 사랑은 없었고 시엔도 다시 매춘부 일을 하지 않는다.

고흐는 그들의 결말이 끝내 행복하진 않았지만, 고흐와 시엔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전에 다른 이들에게도 그토록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을 보면, 시엔이 특별하다기보다 고흐 자체가 열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행보를 보자면 에술가란 감정을 극단적으로 느끼는 사람어야 하는 양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이렇게 극단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런 그의 성향이 그대로 녹아내린 그의 그림을 다시 본다면 더더욱 깊은 인상을 받게 될 것 같다.

또한 나는 이렇게 열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촛불에 손을 집어넣을 정도로 누군가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도, 자신의 귀를 자를만큼 화가 나지도, 자살을 꾀할 정도로 깊은 우울에 잠겨본 적도 없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지내왔을 뿐인데, 그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에 불이 일었다. 그의 인생이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순 없지만 고흐처럼 여러 색깔로 물든 세상을 보고싶기도 하다.

현재 우리는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림, 음악 등 예술가들의 인생이 담긴 작품들을 아름답다며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가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이 예술작품이 나오기까지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 안다면 더 깊고 온전히 그 작품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이니만큼 독특하고 다소 비범한 이야기들이 많아 어떤 소설보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페인 내전 후 개인의 삶과 그가 지향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깜깜한 바깥과 대조되는 밝은 빛이 가득찬 방이 표지를 가득 채운다. 왜인지 이 그림이 그려진 표지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달빛 한 점 없는 어둠이 빛을 감싸고 있는 모양새라서 그런가, 방 안의 빛이 아무리 밝다해도 그 방 안에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치 한 번 들어와보라는 듯, 작게 열린 창이 더더욱 불안한 느낌을 들게 한다. 스페인 소설인 이 책 '아무것도 없다'에서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까?

'아무것도 없다'는 스페인 내전 이후를 그리고 있다. 스페인 내전은 우리에게 조금 생소하다. 스페인내전은 1936년, 파시즘, 민주주의 등 당대 주류 이념들의 격전장이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의 프로토타입이라는 평가를 받는 전쟁이라고 한다. 내전으로 인해 스페인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국민들의 삶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의 주인공 안드레아는 스페인 내전 이후, 바르셀로나에 있는 외가에 신세지게 되었다. 나름의 각오와 희망을 안고 먼 길을 떠난 끝엔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아닌, 낡고 침울한 곳이 있을 뿐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가정은 피폐하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안드레아에게 이 모습은 무거운 부담이 된다.

작중에서 스페인 내전에 대한 끔찍한 참상이나 정치적 의견을 직접적으로 묘사해주진 않는다. 다만 그 후, 가족이 얼마나 망가져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 줄 뿐이다. 안드레아가 머물게 된 이 외가의 풍경이 스페인 내전 이후 나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집 안은 어수선하고 어둡고 지저분하다. 낡은 물건을 한 쪽에 쌓아둔 채 방치되어 있다.

이미 지치고 결핍되어있는 외가는 할머니, 외삼촌 둘과 이모, 가정부까지 대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이들은 서로 반목하는 게 일상일 뿐,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지 못한다. 그리고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도 찾지 못한 채 그런 상황에 잠식되어 있는다.

이런 상황에서 안드레아의 등장은 가족의 의미를 상기시켜 줄 좋은 계기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안드레아가 가족을 화목하게 돌려주고 또 상황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가족 모두 안드레아를 옆에 두려하고 때론 가두려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안드레아도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었다. 안드레아가 가족 내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신 안드레아는 자신을 잃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선다. 어지러운 가정에 잠식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곧추세우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는 스페인 내전을 겪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희망과 응원의 메세지였는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없다'가 왜 스페인 버전 '호밀밭의 파수꾼'이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다. 비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끝까지 힘내는 모습은 책을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마음을 는끼게 해준다. 안드레아가 마침내 원하는 모습을 찾길 바란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어 와이프 - 어느 날 나는 사라졌다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게서
킴벌리 벨 지음, 최영열 옮김 / 위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년. 그가 끔찍했던 결혼생활을 견딘 시간이다. 남편의 발걸음 소리만 듣기만 해도 긴장하던 순간은 이제 없을 것이다. 남편은 폭력적이었으며 언제 그 성향이 나올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했다. 자유를 결심한 날, 긴 머리는 자르고 자신의 흔적을 모두 지워 사라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모르게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거듭나기를 꿈꾸며 먼 길을 떠난다.

한편, 집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텅 빈 공기에 제프리는 당황한다. 집에서 자신을 맞아줘야 할 아내, 사빈이 사라진 것이다. 아내의 쌍둥이 언니인 잉그리드조차 연락이 안된다며 걱정하며 찾아왔다. 자신이 불안에 떠는 사이 어떠한 소식도 전해자지 않는다. 결국 다음날 아침, 아내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하게 되고 마커스 형사는 수사를 진행한다. 물론 유력한 용의자인 남편의 행적을 확인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과연 제프리의 아내는 어디에 있을까? 무사히 있는 것일까?


남편과 불화로 탈출을 감행했던 이야기가 또 있다. 바로 '나를 찾아줘'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아내는 불륜을 저지를 남편을 벌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다. '디어 와이프'도 아내는 사라지고, 남편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도망치는 여자, 아내가 실종된 남편,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세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며 등장인물을 하나씩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배경을 넓혀나간다. 각자 상황과 입장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하나씩 미심쩍은 단서를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각 시점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기분이 들기에 좀 더 긴박하게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전개방법은 각자 입장에 따라 진실이 다를 수 있기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해가 있는 건 아닌지 집중해서 보려고 했다. 심지어 재프리가 폭력적인 성향은 진실이 아니고 그저 아내의 거짓말이나 오해에 기인한 건 아니었을지도 생각했다. 하지만 제프리는 아내의 실종에 대해 형사에게 설명하는 내내 아내의 스케쥴이 어떤지, 직장동료는 누구인지 등 아내에 대해 그 어떤 것도 모르고 있었다.

거기다 실종된 아내에 대한 걱정보단 용의자로 의심받지 않을까 자신의 안위에만 오직 신경이 쏠려 있었다. 진정으로 아내를 걱정하거나 위한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다. 정말 부부 사이는 소원했던 것이 맞는 모양이다. 아내의 실종은 그가 초래한 것이나 다름없다.

간간이 나오는 가정폭력에 대한 묘사는 안쓰러울 정도이다. 안전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줘야 할 가정이 두렵고 꺼려지게 된다면 피해자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가장 가까운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철저하게 고립된 기분을 누가 알아줄까? 아내를 응원하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마침내 놀라운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베스는 무사히 원하는 것을 얻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SCP 재단을 아는가? SCP 재단은 '세게 각지의 초자연적인 존재물을 확보, 격리하여 인류를 보호하는 비밀 기관'이다. 물론 현실은 아니다. 사람들이 상상하여 만들어낸 크리처와 재단이다. 신비한 존재는 물건일 수도, 외계인일 수도, 사람일 수도, 어떤 현상일 수 있으며 각각 다양한 능력과 습성을 갖는다. SCP 재단은 이를 찾고 'SCP'라는 이름과 등급을 부여해 안전하게 격리하고 관리하는 시설인 것이다. 'SCP 재단'이란 주제는 국적과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이를 소재로 한 게임(로보토미)까지 나왔다.

아무리 허구라지만 정말로 현실에 초자연적, 신비한 존재들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기관도 없을까? 각각 개성 넘치는 존재를 보고 있노라면, 실제로 있을 법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른 SCP들을 만나게 하면 어떨지 생각이 뻗어나간다. 또 이런 SCP도 있지 않을까, 새로운 존재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SCP 재단'을 접하다보면 재미는 물론, 상상력까지 키워지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재단에서 관리하는 SCP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의 구성은 보고서 형식으로 그려져있다. 각 SCP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림으로 볼 수 있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SCP와 관련된 간단한 만화도 있으니 SCP 재단에 대한 믿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 169번이 붙은 존재를 한 번 살펴보자. 격리등급은 '케테르'이다. 격리가 불가능하거나 까다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코드명은 레비아탄으로, 선캄브리아 시대부터 존재하던 것으로 현재는 잠들어 있다고 한다. 깨어나는 것만으로도 인류가 멸망할 수 있으며 이 존재가 잠들어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169의 호흡 활동이 원인이라고 한다. 워낙 거대한 탓에 격리가 불가능하기에 케테르 등급이 붙었으며 재단에서는 이 존재가 깨어나지 않게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거대존재에 대한 상상은 누구나 한 번쯤 하지 않는가? 백두산 천지 괴물이나 네스호수 괴물 네시처럼 말이다. 169의 경우 몸집이 대륙 단위로 커졌지만 말이다. 누군가는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존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또 다른 SCP를 소개해주자면, SCP-076이라는 코드명 '아벨'이라는 존재가 있다. 격리등급은 케테르이며 큐브(076-1)와 인간 남성(076-2)로 나뉜다. 이 인간 남성은 비정상적으로 힘이 세고 움직임이 빠르며 또 죽어도 다시 부활한다. 매우 호전적이기에 재단을 탈출한 적도 여러 번이며 그때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런 SCP를 보면 인간 형태를 하고 있다고 철저하게 격리한다. 누가보면 인권문제를 들먹이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이 SCP의 재미있는 점은 바로 SCP-073(카인)과 굉장히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SCP-073 역시 격리되어 있으며 마찬가지로 인간 남성 모습을 하고 있다. SCP-076-2와 SCP-073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또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둘은 성경에 나오는 아벨과 카인을 따온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들의 능력도 성경에 빗대어볼 수 있어 재미있다. 또 SCP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유추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각각 별개의 존재인 줄 알았던 SCP간에 관계를 만들다니, 굉장히 흥미로운 발상이다.

SCP를 살펴보면 인간형도 있지만 어떤 현상이나 물체, 심지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 될 수도 있다. SPC 재단은 이들을 어떻게 찾아내고 포획하며 관리하는 것일까? 우리는 SCP 재단이 관리하는 SCP만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전 과정도 궁금해진다.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상상력이 늘어가는 것 같다. 판타지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SCP 재단에 대해 알아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