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풀어낸 역사속 소문의 진상
홍지화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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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지고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나역시 그렇다. 연도를 익히고 수많은 사건과 사람들을 시간 순서대로 외우는 건 쉽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역사를 익히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게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러던 중, '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이란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위인들을 소재로 한다. 제목 그대로 그들과 직접 대면하여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순신부터 장영실, 허준, 광해군, 황진이 등 기간과 능력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역사를 접할 때, 어려운 한자나 옛언어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등장인물은 마치 현대에 온 것마냥 꾸며져 있기에 어려운 용어나 사전지식없이 읽을 수 있다. 또한 인터뷰어로 나오는 사람이 관련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지켜보는 관찰자시점이 아닌, 1인칭, 2인칭시점으로 역사 인물 당사자의 말을 직접 들음으로써 더 이입되었다. 단순히 역사가 흐른 순서대로 외우는 게 아닌, 당시 상황에 그 인물이 느꼈을 심정과 주변 관계를 보니 몰랐던 상황까지 잘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조선의 임금 광해군의 얘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무능했던 선조를 대신해 임진왜란을 수습하고 훗날 인조반정으로 인해 폐위된 왕이다. 무능한 선조를 보며 자신이 왕이 되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선조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사이는 나빠졌으며 임진왜란까지 겹쳐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그 속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정을 붙이지 못한 것도 이해가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백성들 입장에서도 여기저기 도망쳤던 선조보다 직접 전쟁터를 다닌 광해군이 민심을 얻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광해군의 업적을 떠나서 그가 자라는 동안 겪어왔을 불안한 위치와 목숨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인조반정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이런 지난날을 보상받을 수 있었을까? 알수록 광해군이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은 역사 사실만 나열해놓은 것이 아닌, 역사 인물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는 외워야 할 지식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이 쌓아온 길이라고 깨달을 수 있었다. 역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더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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