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주근깨 공주
호소다 마모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부터 시작해서 '썸머 워즈'. '늑대 아이' 등 우리나라에도 호소다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용과 주근깨 공주'도 그만의 상상력과 스토리로 우리를 즐겁게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배경은 가상세계 'U'가 등장한다. 현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자신을 꾸밀 수 있고 현실에서 하지 못했던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다.

스즈는 어릴 적, 다른 아이를 구하다 대신 강에 빠져 엄마를 잃은 경험이 있다. 이 때 겪은 트라우마로 스즈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새롭게 벨이 될 수 있는 'U'의 공간에서는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다. 현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스즈는 행복을 찾은 것일까?



'U'라는 공간은 매력적이다. 현실에 있는 생체 정보와 실시간으로 동기화 되고 한 사람당 한 계정밖에 가질 수 없다. 현실과 이어져있는 또다른 세계인 것이다. 'U'에서 새로운 모습을 가진 사람들은 자유롭게 유영하고 원하는 일을 한다. 그 곳에서도 체계는 있는지 상대방의 현실 모습을 나타낸다는 언베일 기능을 쓸 수 있는 수호자도 존재한다. 관리자가 하더라도 비난받을 일을 같은 유저가 할 수 있다니, 실제였다면 U의 보안 체계와 차등 혜택에 이의를 제기했을 것이다. 벨이 용에게 호감을 가진 나머지 그의 실제 모습을 파헤치려는 실수도 하지만. 신체 정보가 동기화되는만큼 쉽게 정체가 밝혀질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 'U'에 있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벨은 노래를 하고, 용에겐 자신만의 은신처가 있고, 누군가는 자기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현실에서 상처나 트라우마를 숨겨왔다면 'U'에선 좀 더 마음이 편할테니. 스즈가 'U'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던 것도 다른 세계라고 인지해서 그렇지 않을까?

스즈는 소극적이고 어두웠던 현실 모습에서 많은 대중 앞에 서있을 정도로 당차고 발랄하다.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인 것 같아 때론 둘이 같은 인물인 것을 잊기도 한다. 스즈가 'U'를 통해 상처를 극복해낸 것처럼,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찾아와 나 자신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와 실패를 하며 교훈을 얻고 성장해나간다. 이는 과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과학은 치밀한 계산과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숫자 하나, 오차 조금이라도 허용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완벽해보이는, 완벽해야 할 과학자가 만든 실수는 어떤 것일까? 또 그 실수로 인해 어떤 결과를 맞았을까? 이 책 '과학자의 흑역사'는 바로 그런 사례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다양한 과학자들이 등장한다. 스티븐 호킹, 아인슈타인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자부터 해왕성을 발견한 르베리에, 생물학자 델브뤼크 등 다소 생소한 과학자까지 많은 이들이 소개되는데 이렇게 많은 과학자가 존재했구나 싶어 놀라게 된다. 과학자는 마치 옛날에만 존재했던 직업인 것처럼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과학자를 접할 수 있어 과학자란 존재가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26장으로 이루어진 여러 과학자들의 흑역사들 중, 한 가지 이야기해 보자면, 안전등을 발명함으로써 광산 사고의 위험을 크게 줄인 험프리 데이비라는 영국의 화학자이다. 데이비는 이런 큰 발명을 하고서도 국민들을 위해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페러데이라는 한 청년을 자신의 실험 조수로 삼았고 그에 화답하듯, 패러데이도 과학자로서 성장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패러데이는 데이비와 다른 화학자 울러스턴이 실패한 실험의 원인을 알아내었다. 이 실험으로 인해 인류 최초의 전동기가 탄생하였다. 이렇게 굉장한 발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러데이는 대중으로부터 멸시를 받았다. 그의 스승인 데이비가 패러데이의 실험이 울러스턴의 아이디어를 훔친 것이라고 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지금의 패러데이를 있게 해 준 고마운 스승이 왜 그런 소문을 퍼뜨렸을까? 이것은 오해나 실수가 아니었다. 단지 데이비가 질투와 허영심 때문에 벌인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상은 밝혀졌지만, 한 때 국민을 위해 특허 출원을 하지 않은 데이비가 맞는지 놀라울 뿐이다. 현실과 동떨어져서 자연의 신비와 과학의 원리를 밝히는 연구만 몰두할 줄 알았던 과학자들이 때론 감정에 치우치고 돈과 명예에 목매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많은 실수를 하지만, 오히려 실수를 통해 발전하고 새로운 것을 깨닫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놓고 있는 것보단, 어떤 것이든 도전하여 결과를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발견과 발명을 한 과학자들처럼 내 삶도 좀 더 의욕적으로, 능동적으로 헤쳐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무아무아 - 하버드가 밝혀낸 외계의 첫 번째 신호
아비 로브 지음, 강세중 옮김, 우종학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계인은 진짜 있을까? 라는 의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답을 찾고 싶어한다. 나역시 예외는 아니다. 외게인의 존재는 내가 속해있는 세상이 내 눈이 닿는 주변, 동네, 나라, 지구, 그리고 우주까지 펼쳐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저 무한한 공간인 우주는 내 존재를 아주 작게 만들면서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도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믿게 만들었다. 내가 어른이 될 쯤엔 모든 것이 밝혀지리라 생각했었는데 우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지금도 외계인의 존재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오무아무아'는 외계인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정말 외계인의 비밀이 풀어지는걸까?



'오무아무아'는 2017년에 관측되었다. 매우 빠르게 태양계를 통과하여 우리는 그것이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만 겨우 알아차렸을 뿐이다.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알아낸 것이라곤 성간에서 온 천체라는 것이다. '오무아무아'라는 이름도 먼 곳에서 온 첫번째 정령사라는 뜻이다. '오무아무아'는 소행성이나 혜성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이 책의 저자 아비 로브는 여러 연구를 통해 외계 지성체가 만든 인공물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우리가 아는 혜성이나 소행성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현재의 천체 물리학 지식으로는 정체를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오무아무아는 순식간에 우리 앞에서 사라졌지만 천체과학자들은 오무아무아가 지나간 궤적과 흔적을 보고 다양한 추측과 가설을 내놓는다. 그리고 길쭉한 시가 모양의 바위로 생겼을 것이라는 상상도를 내놓게 된다. 유독 크고 평평한 모양일 뿐만 아니라 태양광을 반사하는 정도도 컸기에 밝기도 밝았다. 여러 특이성이 모이자 천문학자들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천체가 어떻게 이러한 희귀한 모양을 가질 수 있는지 연구에 돌입한다. 그들의 가설에 따르면, 오무아무아는 긴 성간 우주를 여행했을 수십만년 동안 우주에서 복사되는 빛에 노출되었고 또 중력 새총 효과 때문에 격렬하게 뽑혀나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천문학자들이 모여 논의하고 여러 가설을 내세우는 장면은 매우 흥미로웠다. 오무아무아의 특이한 모양과 움직임때문이 아니라, 천문학자들이 어떤 가설을 내든 허황된 말로 치부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사실 외계인의 존재유무를 논의한다는 것부터 말도 안된다고 일축할 사람들도 있다. 나역시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은 끝없이 생각하고 고뇌하며 오무아무아를 파헤치려하고 또 끊없이 상상한다. 책을 읽다보면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 사람의 열정과 끝없이 뻗어나가는 자유로운 생각을 동경하게 된다.

책 서두에 써 둔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화성과 목성사이에 공전하고 있는 주전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주전자가 있을리 없다는 게 상식이지만, 사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지대에 수많은 외계 문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곳에 우주 비행 실험이 자주 수행되고 우주선이 부서지며 찻잔과 주전자가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버리는 사고가 늘 일어난다. 이런 내용은 지구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상식이 된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우주에 떠다니는 주전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 증명의 책임이 있는 것은 주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지동설, 생명의 진화 등 과학은 상식과 기준을 바꿔왔다. 사례가 있는만큼 외계인과 그 존재도 허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사실을 증명하고 진실만 가치있다고 여겼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상상하고 추리하니 훨씬 흥미롭고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뻗어갈 수 있었다. 미지와 존재와 광활한 우주라는 소재 덕인지 몰라도 '오무아무아'를 읽다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우주가 이렇게 신비하고 흥미로운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체능을 업으로 삼은 게 아니라면 일상에서 예술을 접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평소 일부러 미술관, 공연장을 찾아다니지 않는다면 예술은 우리와 굉장히 먼 분야가 된다. 나도 집과 회사만 오가며 예술이랑은 담을 쌓았다. 그림 한 장, 음악 한 자락 느낄 줄도 모르고 지냈다. 여지껏 예술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그럼에도 일상은 문제없이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 '60일간의 교양 미술'을 접하고 예술이란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 책에선 마치 여행을 다니듯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다양한 나라를 거치며 그 나라의 미술작품을 차례로 소개해준다. 미술작품마다 한 쪽 가득히 사진을 함께 보여줘서 설명과 함께 꼼꼼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예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 같았다. .






내가 미술을 감상했다면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예쁘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선 작품을 세세히 분석하여 어떻게 그림을 감상하는지 알려줄 뿐 아니라,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화가의 의도는 어땠는지 다방면으로 정보를 준다.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독일 화가 파울 클레의 '고양이와 새'라는 작품이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캔버스 가득 채운 커다란 고양이 얼굴과 부드럽고 다채로운 색상이 눈길을 확 끈다. 이전에 보았던 화가들의 작품은 인물을 정밀하고 사진을 찍은 듯 정확한 배경을 그리는 데에 주력한 데 반해, 이 작품은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과감한 선과 터치가 대비되어 보인다. 파울 클레는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는 원초적인 생각과 독창적인 상상력을 드러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영감을 얻어 나이브하면서 유머러스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예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음악적 요소를 구체적으로 자신의 그림에 적용하려고 했고 이론적으로 구체화했다. 음악과 미술의 융합이라니 참신하면서 재미있는 발상이다. 유행이나 주변의 화풍에 따르지않고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구현한 모습이 멋져 보였다.

작품을 감상할 때,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화가의 의도가 어떤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설명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니 그 작품 내에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사상이 그대로 녹아있는 게 보였다. 눈으로 보이는 그림만 보는 게 아닌, 더 깊고 풍부하게 그림을 이해할 수 있어 재미있고 유익했다. 그림을 접함으로써, 칙칙했던 일상에 새로운 빛이 든 기분이었다. 앞으로도 미술을 자주 접하며 그림을 보는 눈과 지식을 넓히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와일드카드 1~2 - 전2권 와일드카드
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f


이 책 '와일드 카드'는 많은 작가가 합심해서 책을 집필했다. 87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긴 시간동안 이어지는 초대형 시리즈이다.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조지 R.R 마틴 외 43인의 작가가 함께 하여 참여한 작가가 많은만큼 그 값을 톡톡이 한다. 넓은 세계관과 풍부한 상상력,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 '와일드 카드'는 마블, DC처럼 SF슈퍼히어로물으로, 외계행성 타키스에서 온 타키온 박사가 와일드카드라는 생체 바이러스가 지구에 퍼질 수도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며 시작된다. 과연 이들은 와일드카드를 막을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힘썼지만 결국 미국 상공에 와일드카드 바이러스는 터지고 만다. 이 바이러스는 높은 살상력을 갖고 있는 바이러스로, 감연된 90%는 사망하과만다. 살아남은 10%도 목숨을 건지긴 했어도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이전과 같은 사람의 모습이라곤 사라지는 조커로 살아가게 된다. 이 중에서도 극히 일부는 에이스라 불리며 초능력을 가진 특수능력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능력자들을 보고있자면 자연스레 마블에서 여러 이들이 힘을 모아 싸우는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다. 다른 점이라면 와일드카드에선 조커라는 존재이다. 같은 바이러스를 받고 살아남았지만, 어떤 이들은 조커가 되어버리고 어떤 이들은 에이스가 되어버린다니! (에이스도 완벽하진 않다) 돌연변이에 대한 대립이 영화 X맨을 떠올리게 했다. 단순히 멋지고 뛰어난 히어로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이들을 어떻게 이용하려고 하는지,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현실에 적응하고 있는지, 이들의 대립은 어떻게 되는지 좀 더 현실적인 면모를 모여줘서 더 실감났다. 와일드카드는 소설이지만 어쩌면 미래엔 실제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와일드카드는 현재 29권까지 나왔다고 한다. 방대한 장편의 서두를 본 것만으로도 너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히어로의 개인이 아닌, 배경부터 구축하여 가볍지 않고 깊은 SF판타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어떤 히어로들이 나올지, 조커와 에이스의 갈등은 어떻게 될지 점점 흥미로워 질 것이다. 한국에서도 29권까지 쭉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