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을 찾아라 바람그림책 129
김진 지음, 장선환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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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2학기 사회 교과를 가르치면서 한창 역사 이야기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서평 신청을 한 책, <정약용을 찾아라>를 받아보고 처음에는 정사각형에 크고 시원시원한 판형이 눈에 들어왔다. 앞표지 한 가운데에 마패 그림이 척 그려져 있고 그 주변으로는 정겹고 익살스럽게도 보이는 인물들이 저마다의 표정을 하고 서로를 보고 있어서 인물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자기 배를 불리기에 바쁜, 탐욕스럽게 생긴 사또의 잔칫상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헐레벌떡 뛰어온 이방이 정약용이라는 암행어사가 떴다는 소식을 전하며 긴장감이 조성된다. 정약용이 암행어사 역할을 수행했던 적이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는데, 과연 어떤 활약을 하는 것인지, 또 책의 제목처럼 정약용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암행어사이니 대놓고 "내가 암행어사요." 티를 내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아 여러 인물들을 찾는 중에 노란 마패로 보이는 물건이 살짝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 이 사람이 정약용인가? 신이 나서 노란 마패같은 물건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장면에선 직업을 예측하기 어려운 한 사내가 정약용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장면에서는 등짐장수, 어떤 장면에서는 거중기 옆의 한 사내, 혹은 옹기장수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방물장수 여인의 치마폭에서 마패로 보이는 물건이 눈에 띄니 헷갈리기도 하고.. 이내 그 방물장수와 접선하는 한 사내 허리춤에 동그란 마패를 보며 반갑기도 하고. 아니, 꽃가마 일행 중에도? 그러다 양반집 결혼 잔치에서 마패를 손에 들고 갓 끈을 묶으며 가는 저 뒷모습을 보니 이제 곧 암행어사 출두인가 싶어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아니, 정약용을 찾는 게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줄 누가 알았을까. 어린 시절 <월리를 찾아라> 책에서 월리를 찾던 그때 그 즐거움이었다. 물론 이 책이 훨씬 더 정겹고 그림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한국적인 느낌을 잘 살린 매력적인 그림 덕분이다.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이렇게 놀이책처럼 던져준다면 일단 이 책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질 것 같다. 정약용을 찾은 후에는 처음부터 다시 책을 읽어보며 정약용을 찾느라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찾아보게 된다. 그림에 등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조선시대 어디 쯤엔가 살아 숨쉬었을 것 같은 생동감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의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책 자체에 많은 지식이 담겨 있지는 않다. 하지만 충분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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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기억 극장 -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5
최연숙 지음, 최경식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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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에 앞서 책 제목과 앞표지를 살펴보았다. 경성이라는 지명, 그리고 앞표지에 등장하는 근대식 극장 건물 앞을 지나가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니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리고, 기억 극장이라.. 기억을 꺼내서 영화처럼 상영해주는 극장일까? 궁금해졌다.

차례를 보니 첫 번째 챕터는 '1945년 1월'이고 맨 마지막 챕터는 '1945년 8월 15일'이었다. 광복을 맞이하기 직전의 일제 치하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고, 그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사건을 겪으며 변화하고 성장하게 될지 눈여겨보며 이야기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책을 한 자리에서 진득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어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이어서 읽었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반전 요소들이 숨어있어서 책을 중간에 덮어야 하는 순간마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주인공 덕구는 참 인간적인 캐릭터이다. 보통의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평화로운 시대를 타고 나지 못해 어린 나이에 생계를 홀로 꾸려가며 돈이 되는 일들을 찾아다녀야 하는 아이답지 못한 삶을 산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내면의 나약하고 비겁한 모습도 있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후회하고 망설이며 고민하는 모습도 있다. 그래서일까, 덕구의 고민과 덕구의 선택에 모두 공감이 되었고 이 책을 읽을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지점을 찾아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 등을 떠올릴 때의 괴로움과 죄책감을 잊기 위해, 혹은 저지른 죄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기억을 지우려 할 것이고 그것은 참 비겁한 일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누군가가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제대로 된 보상이나 회복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일이 될 것이다. 동화 속 많은 인물들처럼.


이렇게 기억에 대해, 또는 일제강점기 때 다양한 사람들의 선택들에 대해 입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반갑고, 학교에서도 특히 학생들과 온책읽기로 다뤄보고 싶은 주제를 담고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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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꿀꺽
현민경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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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언어 유희와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그림이 만났다! 화면을 꽉 채운 한 폭의 그림 같은 면면을 간직한 그림책들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여백의 미 가운데 군더더기 없으면서 재치있는 그림과 손글씨로 상상력과 재미를 주는 그림책도 좋아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



글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문장 보다는 대부분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짧은 단어들이 조금씩 변주하며 장면이 개연성있게 전개되고, 위트있는 반전도 있다. 면지의 색도,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도, 처음에는 싱그러운 청포도의 연두색이다가 나중에는 달큰한 보라색으로 바뀌는 것도 시각적인 만족을 준다.



아이와 함께 포도를 즐기는 자연 속 친구들이 정겹고, 알알이 맺힌 포도에 너도 나도 손을 가져가며 함께 따 먹던 친구나 가족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한글을 이제 막 깨우치기 시작하는 즈음의 아이라면 이 책의 글을 읽는 것부터도 재미있어할 것이고 책을 덮은 후에는 포도가 아닌 다른 단어들의 자음이나 모음만 바꾸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놀이로 확장시키고 싶어할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놀이책이 있지만, 이렇게 언어 놀이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책은 한글 학습을 시키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참 귀하다. 주변에 1학년 담임선생님들과 한글 한창 배우는 아이들의 부모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창비 출판사의 신간 <포도 꿀꺽>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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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퍼핀 빨간콩 그림책 18
킴벌리 앤드류 지음, 브론테살롱 옮김 / 빨간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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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의 남편은 집에 대한 관심이 많고, 언젠가 정형화된 아파트가 아닌 나만의 집을 짓고 사는 것을 꿈꾼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기에 <건축탐구 집>이나 <구해줘 홈즈>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양한 집을 구경하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고, 우리는 나중에 이러이러한 집을 지으면 좋겠다 라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책, <건축가 퍼핀>. (물론 동물들을 위한 집이지만) 다양한 집을 구경하는 즐거움, 집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우선, <건축가 퍼핀> 그림책의 주인공인 퍼핀이 어떤 동물일까 궁금해서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언뜻 부리만 보면 앵무새 같고 깃털 색을 보면 펭귄같아보이기도 했다.) '퍼핀'으로 지식백과에서 검색하니 도요목 바다오리과의 조류라고 하는데, 뿔퍼핀이 아닌 대서양퍼핀이라는 것을 부리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실제 퍼핀도 귀엽고 개성있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림책 속의 퍼핀 가족은 특히나 더 사랑스럽다.

건축가 퍼핀은 아주 실력있는 건축가인 것 같다. 그동안 수 많은 동물들의 직업, 생활패턴, 요구사항 같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완벽한 집을 설계하고, 건축해 준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건축가 퍼핀에게도 어려운 고객이 있으니 바로 아기 퍼핀들을 위한 집을 짓는 것이다. 그동안 지었던 집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지만 아이 퍼핀들은 계속해서 "싫어요. 별로예요." 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도 귀여운 반전이 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것 같은 장면들이 나온다. "우린 낮잠 같은 건 안 자요!" 하지만 한 명은 드르렁~! 하고 잠들어있다던지, 정원사의 집에서 야외 욕조에 몸을 담그로 행복하게 물놀이를 한 후이지만 "별로예요." 한다던지..

어쨌든, 아기 퍼핀들은 다른 동물들을 위한 집은 그들에게는 완벽할지 몰라도 자신들에게는 아니라며 완전히 새로운 집을 원한다.

결국 가장 중요하고도 까다로운 고객님들(아기 퍼핀들)을 위한 집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건축가 퍼핀. 그들이 무엇을 즐겨 하고,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완벽한 맞춤 집을 설계한다. 건축가 퍼핀 스스로도 '내가 지은 집 중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자부하는 그 집에 이사를 와 친구들을 초대한 장면으로 끝이 난다.


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단순한 건물 혹은 자산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자라가는 그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해서. 현실은 아파트에 살며 같은 라인에 있는 다른 집들과 복사본같이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살며 그 안에서 나름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자 물건을 들이고, 꾸미고, 약간의 내부 인테리어를 해서 살고 있지만, 이렇게 나를 위한, 우리 가족을 위한 집을 0에서부터 시작하여 설계하고 지어나가고 또 그 집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에게 참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건축?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나의 자녀도 레고 블럭이나 카프라, 조립식 와플 블럭 같은 교구로 집(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실제 집에 비할 수 없지만 부족한 모든 부분은 아이의 상상력으로 충분히 다 채우고도 남기에 아이는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즐거워하며 그 놀이를 한다. 여기는 무슨 공간이고 여기는 어디이고~ 신이 나서 나에게 설명을 하고 싶어하고, 장난감 사람들을 세워놓고(사실 사람 형태일 필요도 없다.) 역할놀이 등을 하며 그 공간에서 살아보는 상상 속 경험을 한다. 그런 아이여서 그런가 이 책을 읽고도 "엄마, 퍼핀이 어디에 살아요? 퍼핀을 찾아가서 내가 살고 싶은 집도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어요." 한다. 실제 건축가 퍼핀에게 집을 의뢰할 수는 없지만, 그 또한 상관없다. 건축가인 엄마 퍼핀이 그러했듯,(처음에는 무심코 아빠라고 생각했었다.) 아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아이의 상상력에 동참하여 함께 집 짓기 놀이에 뛰어들어 살고 싶은 집을 지어올리고 그 안에서 놀아줄 수 있다면!


혹시 만들기나 건축 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아이라 하더라도 아름다운 그림과 귀엽고 사랑스러운 퍼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울 것이고, 여러 동물들의 집에 들어가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아참! 숨은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면지에 나와있는대로 이 책속에 숨어있는 21마리의 달팽이도 꼭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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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장 OX퀴즈 초등맞춤법쓰기 : 어휘력이 자란다 하루 한장 OX퀴즈 초등맞춤법쓰기
김건구 지음 / 테크빌교육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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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장 OX퀴즈 초등 맞춤법 쓰기 시리즈 두 권을 받아보았다. 한 권은 어휘력, 한 권은 문해력을 주제로 하고 있고 안에 내용 구성은 비슷하다. 초등국어 2~4학년 교과연계라고 되어있는데 학년에 구애받기 보다는 학생의 어휘력, 문해력 수준에 따라 추천을 해주고 싶다. (초등 고학년 학생들도 맞춤법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매우 많다.)

이 교재의 최대 장점은 '하루 한장'으로 분량이나 난이도 면에서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한다는 점이다. 맞춤법을 자주 헷갈려하는 표현을 학생들에게 친숙한 상황과 함께 그림과 대화문으로 제시하여 유용하고, 정답만 맞추고 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원리)을 알려주거나 외우기 팁 등을 제공하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한 쪽에 들어가있는 활동지도 크게 부담되는 분량이 아니며 꼭 필요한 활동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먼저 맞춤법에 맞는 표현을 바른 글씨로 반복해서 적으며 익히게 하고, 다시 한 번 보기에 올바른 표현과 틀린 표현을 섞어두고 그 중에 맞춤법에 맞는 표현을 찾아서 써보게 한다. 마지막에는 해당 낱말을 넣어서 짧은 글(문장)을 써보며 그 낱말의 뜻과 올바른 맞춤법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도 하고, 어휘를 활용할 수 있는 힘도 기르게 하고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등도 초등학생이 풀기에 답답하지 않고 산뜻하다. 주변에 쉽고 재미있게 맞춤법을 익힐 수 있는 교재를 찾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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