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꿀꺽
현민경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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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언어 유희와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그림이 만났다! 화면을 꽉 채운 한 폭의 그림 같은 면면을 간직한 그림책들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여백의 미 가운데 군더더기 없으면서 재치있는 그림과 손글씨로 상상력과 재미를 주는 그림책도 좋아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



글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문장 보다는 대부분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짧은 단어들이 조금씩 변주하며 장면이 개연성있게 전개되고, 위트있는 반전도 있다. 면지의 색도,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도, 처음에는 싱그러운 청포도의 연두색이다가 나중에는 달큰한 보라색으로 바뀌는 것도 시각적인 만족을 준다.



아이와 함께 포도를 즐기는 자연 속 친구들이 정겹고, 알알이 맺힌 포도에 너도 나도 손을 가져가며 함께 따 먹던 친구나 가족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한글을 이제 막 깨우치기 시작하는 즈음의 아이라면 이 책의 글을 읽는 것부터도 재미있어할 것이고 책을 덮은 후에는 포도가 아닌 다른 단어들의 자음이나 모음만 바꾸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놀이로 확장시키고 싶어할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놀이책이 있지만, 이렇게 언어 놀이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책은 한글 학습을 시키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참 귀하다. 주변에 1학년 담임선생님들과 한글 한창 배우는 아이들의 부모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창비 출판사의 신간 <포도 꿀꺽>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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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퍼핀 빨간콩 그림책 18
킴벌리 앤드류 지음, 브론테살롱 옮김 / 빨간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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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의 남편은 집에 대한 관심이 많고, 언젠가 정형화된 아파트가 아닌 나만의 집을 짓고 사는 것을 꿈꾼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기에 <건축탐구 집>이나 <구해줘 홈즈>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양한 집을 구경하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고, 우리는 나중에 이러이러한 집을 지으면 좋겠다 라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책, <건축가 퍼핀>. (물론 동물들을 위한 집이지만) 다양한 집을 구경하는 즐거움, 집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에 대한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우선, <건축가 퍼핀> 그림책의 주인공인 퍼핀이 어떤 동물일까 궁금해서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언뜻 부리만 보면 앵무새 같고 깃털 색을 보면 펭귄같아보이기도 했다.) '퍼핀'으로 지식백과에서 검색하니 도요목 바다오리과의 조류라고 하는데, 뿔퍼핀이 아닌 대서양퍼핀이라는 것을 부리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실제 퍼핀도 귀엽고 개성있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림책 속의 퍼핀 가족은 특히나 더 사랑스럽다.

건축가 퍼핀은 아주 실력있는 건축가인 것 같다. 그동안 수 많은 동물들의 직업, 생활패턴, 요구사항 같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완벽한 집을 설계하고, 건축해 준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건축가 퍼핀에게도 어려운 고객이 있으니 바로 아기 퍼핀들을 위한 집을 짓는 것이다. 그동안 지었던 집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지만 아이 퍼핀들은 계속해서 "싫어요. 별로예요." 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도 귀여운 반전이 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것 같은 장면들이 나온다. "우린 낮잠 같은 건 안 자요!" 하지만 한 명은 드르렁~! 하고 잠들어있다던지, 정원사의 집에서 야외 욕조에 몸을 담그로 행복하게 물놀이를 한 후이지만 "별로예요." 한다던지..

어쨌든, 아기 퍼핀들은 다른 동물들을 위한 집은 그들에게는 완벽할지 몰라도 자신들에게는 아니라며 완전히 새로운 집을 원한다.

결국 가장 중요하고도 까다로운 고객님들(아기 퍼핀들)을 위한 집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하는 건축가 퍼핀. 그들이 무엇을 즐겨 하고,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완벽한 맞춤 집을 설계한다. 건축가 퍼핀 스스로도 '내가 지은 집 중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자부하는 그 집에 이사를 와 친구들을 초대한 장면으로 끝이 난다.


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단순한 건물 혹은 자산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자라가는 그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해서. 현실은 아파트에 살며 같은 라인에 있는 다른 집들과 복사본같이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살며 그 안에서 나름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자 물건을 들이고, 꾸미고, 약간의 내부 인테리어를 해서 살고 있지만, 이렇게 나를 위한, 우리 가족을 위한 집을 0에서부터 시작하여 설계하고 지어나가고 또 그 집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에게 참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건축?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나의 자녀도 레고 블럭이나 카프라, 조립식 와플 블럭 같은 교구로 집(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실제 집에 비할 수 없지만 부족한 모든 부분은 아이의 상상력으로 충분히 다 채우고도 남기에 아이는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즐거워하며 그 놀이를 한다. 여기는 무슨 공간이고 여기는 어디이고~ 신이 나서 나에게 설명을 하고 싶어하고, 장난감 사람들을 세워놓고(사실 사람 형태일 필요도 없다.) 역할놀이 등을 하며 그 공간에서 살아보는 상상 속 경험을 한다. 그런 아이여서 그런가 이 책을 읽고도 "엄마, 퍼핀이 어디에 살아요? 퍼핀을 찾아가서 내가 살고 싶은 집도 만들어달라고 하고 싶어요." 한다. 실제 건축가 퍼핀에게 집을 의뢰할 수는 없지만, 그 또한 상관없다. 건축가인 엄마 퍼핀이 그러했듯,(처음에는 무심코 아빠라고 생각했었다.) 아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아이의 상상력에 동참하여 함께 집 짓기 놀이에 뛰어들어 살고 싶은 집을 지어올리고 그 안에서 놀아줄 수 있다면!


혹시 만들기나 건축 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아이라 하더라도 아름다운 그림과 귀엽고 사랑스러운 퍼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울 것이고, 여러 동물들의 집에 들어가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아참! 숨은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면지에 나와있는대로 이 책속에 숨어있는 21마리의 달팽이도 꼭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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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장 OX퀴즈 초등맞춤법쓰기 : 어휘력이 자란다 하루 한장 OX퀴즈 초등맞춤법쓰기
김건구 지음 / 테크빌교육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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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장 OX퀴즈 초등 맞춤법 쓰기 시리즈 두 권을 받아보았다. 한 권은 어휘력, 한 권은 문해력을 주제로 하고 있고 안에 내용 구성은 비슷하다. 초등국어 2~4학년 교과연계라고 되어있는데 학년에 구애받기 보다는 학생의 어휘력, 문해력 수준에 따라 추천을 해주고 싶다. (초등 고학년 학생들도 맞춤법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학생이 매우 많다.)

이 교재의 최대 장점은 '하루 한장'으로 분량이나 난이도 면에서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한다는 점이다. 맞춤법을 자주 헷갈려하는 표현을 학생들에게 친숙한 상황과 함께 그림과 대화문으로 제시하여 유용하고, 정답만 맞추고 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원리)을 알려주거나 외우기 팁 등을 제공하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한 쪽에 들어가있는 활동지도 크게 부담되는 분량이 아니며 꼭 필요한 활동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먼저 맞춤법에 맞는 표현을 바른 글씨로 반복해서 적으며 익히게 하고, 다시 한 번 보기에 올바른 표현과 틀린 표현을 섞어두고 그 중에 맞춤법에 맞는 표현을 찾아서 써보게 한다. 마지막에는 해당 낱말을 넣어서 짧은 글(문장)을 써보며 그 낱말의 뜻과 올바른 맞춤법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도 하고, 어휘를 활용할 수 있는 힘도 기르게 하고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등도 초등학생이 풀기에 답답하지 않고 산뜻하다. 주변에 쉽고 재미있게 맞춤법을 익힐 수 있는 교재를 찾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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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기독교 세계관 - 일, 테크놀로지, 성, 소비, 진리, 행복에 대한 새로운 생각
크리스 파커 지음, 홍병룡 옮김, 강영안 감수 / 템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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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에 대해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접했던 게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 때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처음 인식했고, 그 이후로 나를 둘러싼 피조세계와 나의 내면을 바라볼 때 '기독교 세계관'의 안경을 통해 바라보며 이해하고 분별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내 개인적으로 신앙에서 큰 전환점이 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되어주었던 '기독교 세계관'은 이토록 중요하고 강력한 가르침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모두에게 <창조 타락 구속>과 같은 책을 권할 수도 없고 나의 짧은 말로 이 깊이있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처음 만나는 기독교 세계관> 책을 선물하고, 소개하면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의 크기도 작은 편이라 가볍게 들고다니기에도 좋고, 청소년이나 독서를 어려워 하는 성인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을 것 같다.(이것도 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어도 부담스러워서 책장을 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또, 챕터별로 분량이 길지 않아 바쁜 현대인들이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읽기에도 좋고, 그룹으로 책을 읽고 나눔이나 토론 등을 하며 느리지만 깊게 읽기에도 좋은 구성인 것 같다. 쉬우면서도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핵심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누군가 나를 훈계하고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분명하고 확신어린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네는 이 책은 제목처럼 처음 '기독교 세계관'을 만나는 독자들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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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 웅진책마을 114
이향안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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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어릴 때 반려견을 키워보았고, 작가의 동생이 앵무새를 키우며 겪었던 일이 주된 소재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픽션이지만 현실같이 생생하게 와닿는 이야기여서 책을 한 번 펼치니 이야기에 깊이 빠져서 책을 한 호흡에 읽어내게 되었다. 은솔이와 은솔이의 엄마, 그리고 초록이 모두 바로 지금 곁에 있는 것만 같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더욱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했던 은솔이, 그리고 그런 은솔이에게 '털 날리는 다른 동물들 보다는 낫겠지.'하는 생각으로 앵무새를 사서 선물한 은솔이의 엄마는 앵무새에 대해 무지했던 상태에서 초록이를 맞아들였고, 그 모든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무방비상태로 겪어내며 앵무새에 대해서 뒤늦게 차츰 알아간다. 그리고 초록이가 성장함에 따라 (야생성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날려고 하는 초록이를 날지 못하게 만드는 '윙컷'에 대해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는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말 그대로 자연, 야생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앵무새에게는 당연히 필요없겠지만, 이미 반려조로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적응한 앵무새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윙컷'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결국 '윙컷'을 하지만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초록이를 보며 은솔이는 함께 마음 아파했고, 새 깃털이 자라서 다시 날고자 도전하는 초록이를 보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 윙컷 없이 키워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그 모든 과정에서 은솔이는 혼자만의 생각과 고집만 붙들고 있지 않았고, 똑같이 앵무새를 기르는 친구인 기찬이, 그리고 엄마와 모든 솔직한 생각-고민, 망설임, 두려움 등-을 나누었다. 동호회 사람들에게 질문도 해보고, 앵무새 할머니를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는 적극적인 행동도 했다. 앵무새에 관한 강의도 들으며 좀 더 공부하여 초록이를 위해 최선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되 정말 더 이상 다른 대안이 없을 때에는 윙컷을 시키기로 엄마와 약속하는 모습도 참 성숙해보였다.


이 책에서는 윙컷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내려주지 않는다. 초록이의 경우는 무엇이 최선이라고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사람 중심의 결정이 아닌 반려동물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관점을 바탕으로 가족이 함께 서로 소통하고 또 노력하며 천천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그 모습이 바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세지 같았다. 앵무새, 혹은 다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독자라면 많은 부분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의 고민과 어려움에 공감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반려동물들이 모두 초록이와 같은 경우인 것은 아니니까 초록이에 대한 정답 보다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제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동물권에 대한 주제의 수업을 할 때에도 온책읽기로 함께 읽고 서로 다른 상황, 서로 다른 입장,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토론 수업을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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