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초록 웅진책마을 114
이향안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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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어릴 때 반려견을 키워보았고, 작가의 동생이 앵무새를 키우며 겪었던 일이 주된 소재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픽션이지만 현실같이 생생하게 와닿는 이야기여서 책을 한 번 펼치니 이야기에 깊이 빠져서 책을 한 호흡에 읽어내게 되었다. 은솔이와 은솔이의 엄마, 그리고 초록이 모두 바로 지금 곁에 있는 것만 같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더욱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했던 은솔이, 그리고 그런 은솔이에게 '털 날리는 다른 동물들 보다는 낫겠지.'하는 생각으로 앵무새를 사서 선물한 은솔이의 엄마는 앵무새에 대해 무지했던 상태에서 초록이를 맞아들였고, 그 모든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무방비상태로 겪어내며 앵무새에 대해서 뒤늦게 차츰 알아간다. 그리고 초록이가 성장함에 따라 (야생성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꾸만 날려고 하는 초록이를 날지 못하게 만드는 '윙컷'에 대해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는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말 그대로 자연, 야생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앵무새에게는 당연히 필요없겠지만, 이미 반려조로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적응한 앵무새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윙컷'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결국 '윙컷'을 하지만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초록이를 보며 은솔이는 함께 마음 아파했고, 새 깃털이 자라서 다시 날고자 도전하는 초록이를 보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앞으로 윙컷 없이 키워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그 모든 과정에서 은솔이는 혼자만의 생각과 고집만 붙들고 있지 않았고, 똑같이 앵무새를 기르는 친구인 기찬이, 그리고 엄마와 모든 솔직한 생각-고민, 망설임, 두려움 등-을 나누었다. 동호회 사람들에게 질문도 해보고, 앵무새 할머니를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는 적극적인 행동도 했다. 앵무새에 관한 강의도 들으며 좀 더 공부하여 초록이를 위해 최선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되 정말 더 이상 다른 대안이 없을 때에는 윙컷을 시키기로 엄마와 약속하는 모습도 참 성숙해보였다.


이 책에서는 윙컷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내려주지 않는다. 초록이의 경우는 무엇이 최선이라고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사람 중심의 결정이 아닌 반려동물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관점을 바탕으로 가족이 함께 서로 소통하고 또 노력하며 천천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그 모습이 바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세지 같았다. 앵무새, 혹은 다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독자라면 많은 부분 은솔이와 은솔이 엄마의 고민과 어려움에 공감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반려동물들이 모두 초록이와 같은 경우인 것은 아니니까 초록이에 대한 정답 보다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제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결말이 아닐까 싶다. 동물권에 대한 주제의 수업을 할 때에도 온책읽기로 함께 읽고 서로 다른 상황, 서로 다른 입장,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토론 수업을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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