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이창식 번역 감수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재밌어서일겁니다.재미없다면 금쪽같은 돈과 시간을 책읽기에 투자할 이유가 없겠지요.

본능적인 지적 호기심때문이거나,  타인의 사고로 이루어진 결과물을 통해 대체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고,결과적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힌다고 하는 독서 본연의 목적이야 따로 있겠지만, 결국 내게 있어서 독서는 항상 killing time이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들으면 기겁할 일이지만 시간을 내서 정보와 지식의 습득을 목적으로 독서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말이죠. 대개가 마땅히 할일없는 오후나, 출퇴근시간이나, 잠안오는 밤시간이 주로 내 독서시간대고 책을 고르는 기준 역시 재미가 전부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나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많은 이유와 가치를 책읽기에 부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위선적인 책읽기를 하고 있었던건지도.

인디애나 존스를 보듯이 재밌게 읽은 책을 막상 덮고 나선 왠지 별점에선 인색해지니 말입니다.

용두사미의 엉성한 구성이나, 미스테리라고 붙이기엔 너무 뻔한 사건전개나, 성배의 진실을 다루기엔 너무 단편적인 접근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것은 바로 영상(image)때문입니다.활자보단 영상에 더 익숙한 요즈음의 독자들을 서점으로 끌어 모을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책이 가진 비주얼때문이겠지요.

모든 페이지는 영화의 콘티처럼 짜여져 있고, 주인공은 해리슨 포드처럼 묘사되며, 심지어 미스테리, 액션, 로맨스의 삼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헐리우드 영화의 정점인 해피엔딩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나면 허망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읽는 동안에는 비주얼이 커버했던 그 단점들이 다 읽은 후엔 오롯이 살아나는 이유가 뭘까요?

미국작가에게 '장미의 이름'을 기대한 게 무리였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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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5-04-2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아직 안 읽어봤지만, 읽는다면 동감일 거 같아요. 그래서 추천! ... 하여, 저는 성혈과 성배를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그책은 넘 비싸서 고민중이어요..:)

Fox in the snow 2005-04-2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크리스피 크리미 넘 맛있겟어요..먹고싶어라..미나미님의 근황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