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여자중 한비야씨를 동경해마지 않는 여자가 얼마나 될까요? 서른 훌쩍 넘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꿈을 쫓아 떠난다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얼마나 많은 욕심을 버려야 하는지 알기에, 많은 이들이 그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가 봅니다. 물론 저도 그중의 하나입니다.우리들의 우상인 그녀가 이번엔 중국에서만 일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 긴시간은 아니지만 떠돌이 여행자와는 다른 느낌으로 중국을 보았겠죠.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보따리를 풀어놓을것인가, 잔뜩기대하며 첫장을 넘겼습니다. 그녀라면 중국에 대해 12억 인구의 저력, 만만디 정신, 대륙인의 기질, 장삿꾼의 천성..이런 피상적인 모습말고 뭔가 한비야다운 정의를 내려줄거라 기대했습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국견문론’이란 제목은 조금은 과장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차라리 “중국어, 1년만 하면 한비야만큼 할수 있다”정도로 바꾸는게 어떨까 싶을정도로 중국어 학습법과 공부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심입니다. 물론 보너스로 구어체의 걸출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소소한 한비야씨 개인의 감상과, 포부를 엿볼수는 있지만 말입니다.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든 증거겠죠. 그녀의 세계여행기를 읽곤 잔뜩 부풀어 나도 언젠간 떠나고 말리라..친구들과 침튀기며 계획을 짜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나 불필요한 문장들이 눈에 들어오니 말입니다. 어쨌든 첫장을 펼친 후 다 읽을 때까지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그녀만의 에너지는 여전하더군요. 그 강한 전염성도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