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가 난 직후, 부시는 테러국가를 향해 십자군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부시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선과 악의 전쟁이라고 불렀고, 아프가니스탄의 굶주린 양민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악의 화신의 오명을 쓰고 죽어갔고 부시는 그 공로로 노벨평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죠.십자군 전쟁이라..성지를 되찾는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무슬림의 목숨을 잔인하게 빼앗고, 이슬람 문명을 파괴한 약탈자의 얼굴을 한 부끄러운 기독교인들의 모습아니던가요? 무고한 이교도 어린이의 피로 발목을 적시고 돌아와 밤이면 신의 이름으로 다음날의 승리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던 십자군 원정에 나선 그리스도인들.인간의 잔인성에 종교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같은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받았을 때, 사람들이 어떤 광기에 휩싸이며 어떤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역사를 통해 충분히 배웠으면서도 인간의 역사는 그 과오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나 봅니다.5천년을 한 땅에서 피를 나누며 살아온 한 민족이, 들어온 지 채 반세기도 지나지 않았던 기독교와 막시즘이라는 서양 손님들이 벌이는 장기판의 졸이 되어 스스로 자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처절한 대리전을 치뤄야 했던 숨겨진 역사를 들추어내 직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산자와 죽은자가 ,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한판 굿을 벌이는 황석영식 리얼리즘은 그 어떤 리얼리즘보다 리얼하더군요. 부디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그의 진혼굿을 통해 이승을 떠도는 수많은 영들이 안식을 얻었기를..미북간의 냉전을 언급하며 “주의 군사들이 승리할때까지”라고 기도하는 장로님의 말을 들을 때면 아뜩해지긴 하지만, 저도 제 식으로 교회에 나가 기도하려고 합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이 모든 민족이 온전한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않기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