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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라프 코스터 지음, 안소현 옮김 / 디지털미디어리서치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은 다분이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을 망치는 당사자가 게임개발자라는 오명을 씻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큽니다. 그래서 제목과는 달리 게임개발자들이 게임개발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주관심사가 아니라, 비게임개발자(유저, 혹은 그 부모들)들이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하는 게 주관심사인 듯 보여집니다.
그래서 (아마도) 정작 게임개발자들에게 실질적인 개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게임이란건 학습과정과 다르지 않다라는 명분만들기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박학다식한 저자는 꽤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참신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서 게임산업과 관련없는 저같은 사람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사회학적' 또는 '심리학적' 원인에 대한 고찰없이 게임의 재미를 학습에서만 찾으려고 했다는 것(위의 선량한 이유 때문이겠지요만은)입니다. 게임의 재미를 학습과정과 동일시하는 것은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자의 윤리적 의무와는 일치하겠으나,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리고자 하는 개발자의 상업적 의도와는 상충되거나, 다른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로만 고려된다는 점은 일부러 살짝 무시한 듯한 인상.(게임회사 이사라면서 모를리 없잖아요?)
게임의 본질적 재미가 기본적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두뇌의 피드백에서 발생한다면, 저자의 할아버님이야 그 정도의 설명에 만족하시겠지만, 공부와는 담쌓고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조카를 둔 고모입장에서는 다시 어째서 이아이는 그 학습의 재미란걸 오로지 게임에서'만' 느끼는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기 마련이잖아요.
어쨌거나 재미이론전문가 답게 따분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 재미에 관한 이론을 알려주는 책이 재미없게 쓰여졌다면 누가 작가의 이론을 증명해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