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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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계기 : 오퀘스트라 2기 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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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걷는 연구자가 자신에게 보내는 기록이자 안내문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뇌과학자 #신경과의사 #알츠하이머 #묵묵한기록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저자 대니얼 깁스 본인의 알츠하이머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오랜 세월 동안 저자는 뇌과학자이자 신경과 의사로서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유형의 치매에 걸린 환자들을 진료해 왔다(현재는 은퇴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본인에게서 알츠하이머를 발병시키는 유전자(APOE-4)를 발견한다. 후각 상실, 기억력 저하, 인지 능력 저하 등과 함께 알츠하이머병은 그에게 찾아 왔고, 현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다.

✔️ 알츠하이머병 :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 질환

알츠하이머를 대하는 그의 반응은 보통 사람들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그의 기록은 요란하거나 소란하지 않다. 담담하고 조용하며 묵묵하다. 그리고 약간의 광기가 있다. 알츠하이머 발병을, 진단하고 진료하던 관찰자 입장에서 내부자로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의사로서 은퇴했지만 환자로서 임상 실험에 참여하고 연구한 그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 강조할 부분은 "천천히 잠식해가는"이다. ___10p

📖 인지예비능과 신경회복탄력성의 역활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아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이긴 하지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기간을 연장하는 뇌의 능력과 관련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___123p
✔️ 인지예비능 : 뇌가 손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기존의 인지 처리 방법을 적용하거나 보완적 방법을 동원하는 신경과정(예비 발전기 역할)

저자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최대한으로 늦출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인지예비능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는데, 인지예비능을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고 이는 인지 저하 증상의 발현과도 관계있기 때문이다.

📖 2019년 초에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논의가 앞으로 빨리 감기를 한 것처럼 말기와 최종 단계의 상실에만, 그 병에 대한 두려움과 낙인에만 오랫동안 집중돼 있었음을 깨달았다. ___21p

📖 뇌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변화들은 인지 손상이 시작되는 시점보다 길게는 20년 전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에 생활방식을 바꾸는 간단한 변화로도 병의 진행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는 증거가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 너무 늦기 전에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이 사실을 널리 알릴 수만 있다면 무슨일이든 할 것이다. ___290p

나 역시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리면 두려움, 공포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두려워만 하면서 무력하게 있지 말라고. 알츠하이머병을 빨리 확인하고 조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덜 잃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책의 마지막에 부록으로 저자가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도입한 마인드 식단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페이지들이 실려있다. 알츠하이머병 증상 발현 속도를 늦추기 위해 몸소 실험하고 노력한 한 연구자의 기록을 읽고 이 병을 새로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치매에걸린뇌과학자 #대니얼깁스 #터리사H바커 #더퀘스트 #인문학 #뇌과학 #알츠하이머병
#오퀘스트라2기 #북클럽 #서포터즈 #도서지원 #서평단
#완독 #독서기록 #2025 #8월독서 #책리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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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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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아니, 그래서 선생님 2권은요???!!!


#지뢰글리코
『지뢰 글리코』는 책에 나오는 게임 중 하나로, '가위바위보 계단오르기' 변형 게임이다.
도립 호지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주인공 이모리야 마토. 축제 기간 동안 사용할 장소를 차지하기 위해 '구엔 시합'에 참여한다. 가볍게 시작한 게임이 점차 마토의 도장깨기로 변하는데?????


#익숙한게임 #새로운맛
책에는 총 5가지 게임이 나온다.

💣 지뢰 글리코(계단오르기)
🃏 스님 쇠약(카드짝맞추기)
✌️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가위바위보)
🌺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포 룸 포커(포커)

우리도 익히 알고 있고, 오랫동안 해오던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에 '변형 규칙'이 더해진다. 여기서 새로운 맛, 또다른 재미가 나온다.


#이모리야마토
주인공 마토는 어딘가 모자란 듯, 천진하게 행동하지만 실은 비범한 아이다. 인간실격의 요조처럼 가면을 쓴 채 가볍게 행동한다. 세상 모든 일에 큰 감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치밀하게 계산하며 상대를 간파한다. 빠른 판단력과 깊은 통찰력으로 상대방에게 심리적 요인을 심으며 게임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매력을 못 느낄 수 있을까?!


지뢰 글리코란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또 머리통이나 팔다리가 날아다니겠구만' 라고 생각했다.(아무래도 그로테스크한 일본 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 보다...🩸) 그러나 이 책은 피 한 방울 없이 오로지 게임의 재미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간다. 왜 출간 일주일만에 3개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일본 미스터리 4개 랭킹을 제패했는지 알 수 있었다.

책에서 마토가 고등학교 1학년인데... 그럼 2학년, 3학년도 남았잖아???
그래서 2권은 언제 나오는데요???!!!




#지뢰글리코 #아오사키유고 #리드비 #해외소설 #일본문학 #장르소설 #신간도서
#서평단 #도서지원
#완독 #독서기록 #2025 #7월독서 #책리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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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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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기록으로 작가의 의무를 다하였고, 읽음으로 독자의 의무를 다해야 할 책


📖 오후 열시 삼십사분
계엄. ___9p

📖 그와 내가 같은 날(刀)에 베였다.
우리뿐일까 ___45p


제목만 들어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책들이 있다. 인간의 폭력 속 한복판으로 나를 데려다 놓는 느낌, 그 뒤에 따르는 원인 없는 통증들. 그런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일단 나는 울었다. 읽는 동안, 아주 많이.


#일기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기다. 계엄 당일인 2024.12.3. 부터 2025.5.1. 까지 쓴 작가의 일기를 엮었다. 오로지 계엄에 관한 것만 담겨 있지 않다. 우리의 일상에 계엄이 있었을 뿐이었다.


📖 (...) 구호는 이제 "윤설역을, 체포하라"가 되었다. 평생 그정도의 진심을 담아 누군가의 이름을 외친 적이 없다. ___50p

📖 혼란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나니 이 말만 입속에 줄곤 서 있다. 감히. ___39p


#아주개인적인기록 #공동의기억
지난 6개월 동안 느꼈던 고통과 슬픔, 무력감, 좌절감, 열패감 등 어지러이 내 몸을 떠돌아다니던 여러 감정과 생각들을 모두 꺼내어 잘 정돈하면 이런 모양일까, 하고 생각했다. 완전한 타인의 일기에서 무엇보다 내 것같은 생각과 감정을 느껴서인지, 끝까지 읽고 난 뒤엔 상쾌함마저 들었다. 개인의 내밀한 기록이 공동의 기억이 될 수 있는 경험. 우린 같은 날(刀)에 베인 게 맞았다.


📖 내 마음의 불편이 맥락 있는 불편이며 모두의 고민이어야 한다고 말 꺼낸 사람들이 있어 이뤄낸 변화. ___35p

📖 우리가 서로를 목격하고 있으니 각자의 방식으로 다정해져야 해. 나의 목격과 나를 목격하는 다른 목격자를 위해서라도. 가급적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이번 한번뿐이니까 올 앳 원스. ___132p


책의 마지막인 5월 1일. 그 뒤로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날마다 새 정부와 이전 정부에 대한 뉴스가 교차로 나온다. 이렇게 바로잡아 가는 거겠지, 이러면서 나아가는 거겠지, 하며 매일 뉴스를 본다.
시간이 흘러 어느날 우리 중 누군가는, 어쩌면 나 역시 이 사건을 깜빡 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가의 기록이 이렇게 책이 되어 남았고, 우린 언제고 읽을 수 있다.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잊지 않을 수 있다.



#작은일기 #황정은 #창비 #에세이 #신간도서
#서평단 #가제본 #도서협찬 #광고
#완독 #독서기록 #2025 #7월독서 #책리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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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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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내 동년배들이 기욤 뮈소 책을 읽고 큰 데엔 다 이유가 있다.

#기욤뮈소
시대나 사회, 혹은 나라를 대표하는 이름이 있다. 2000년대 프랑스 대표 작가. 교보문고 해외소설 매대 하나를 그의 저서들로 꽉 채웠던 사람. 그의 책을 읽어 본 적 없지만 이름은 강렬하게 남아있는 사람. 내 기억 속 기욤 뮈소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기욤 뮈소의 책과 드디어 만났다.


#25년전사라진소녀 #스릴러 #범인찾기
1992년 겨울, 모든 남학생들이 갈망했던 빙카가 사라진다. 그로부터 25년 후 2017년 5월, 생텍쥐페리고의 개교 50주년 기념행사에 초대받아 학교로 오게 된 주인공 토마는 빙카의 실종 사건을 쫓는다. 빙카는 사라진 것일까, 사라지게 된 것일까.


#사랑의모양
📖 "(...) 다 너 때문이야. 넌 나를 파괴하게 만들었어." ___287p

📖 "우리 사랑은 비밀이기 때문에 더욱 간절할 수 있고 서로에 대한 신비감을 유지할 수 있어요." ___391p

사랑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건 사랑의 모양이 다양하기 때문 아닐까.『아가씨와 밤』속 인물들도 제각기 다르게 사랑한다. 어떤 사랑은 세상의 이해를 넘어선다. 누군가를 죽이는 동력이 되기도 하고, 평생의 비밀을 지키기도 하며, 누군가를 희생시키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사랑일까 싶다가도 사랑이 아니면 뭐겠나.


📖 이 소설의 결말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귀결된다. ___ 책 소개

주인공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감춰진 진실을, 그 속에 몸을 숨긴 범인을 찾다보면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독서가 제철인 여름, 사랑 좀 치는 사랑꾼들의 파국 스릴러와 함께 해보길.



#아가씨와밤 #기욤뮈소 #밝은세상 #해외소설 #프랑스문학 #장편소설 #신간도서
#서평단 #블라인드북이벤트 #도서지원
#완독 #독서기록 #2025 #7월독서 #책리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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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셸리
이정연 지음 / 산지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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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불온한 희망에서 완전한 희망으로


#샐리 아니 #셸리
서평단을 모집하는 글을 보았을 때 제목에 제일 먼저 눈이 갔다. re,셸리? 샐리도 아니고 셸리? 다시 셸리에게 돌아간다는 걸까, 셸리가 된다는 걸까, 셸리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길래 re가 붙었을까 등등, 끝도 없는 궁금증으로 이어져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책. 이책의 시작이었다.


#윤지홍
re,셸리는 윤지홍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그녀의 삶을 보여준다. 평범한, 아니 어쩌면 조금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시작한 삶이었다. 장애물이 턱턱 걸렸고, 제대로 도와주는 이 하나 없는, 고단하고 피곤한 삶. 그래서 끊임없이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불온한희망
📖 재욱이 더욱 잘되게 하고, 그래서 내가 나아지는 것. 그건 누구도 아닌 내가 할 일이었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거였다. ___79p

위로 올라가겠다는 목표, 그것을 위해 저 사람을 이용하면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 그에 수반하는 비윤리적 선택과 행동들, 자신을 변호하고 합리화하는 변명들, 모순된 생각들. 초반부를 읽을 때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라며 쯧쯧거렸다. 그러나 책 중반을 넘어가면서, 그녀의 모든 것들이 발버둥처럼 느껴져 쉽사리 그녀를 책망할 수 없었다. 지홍의 행동과 노력이 우습다는 듯이 절망적인 상황이 짜잔하고 나타나고, 자신이 이용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사실 그녀를 배신하고, 이용하고, 버린다. 생의 무게를 다른 이와 나눠지고 싶어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이걸 보면 누군가에게 편승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쉽게 부서질 수 있는 희망인지 느낄 수 있다.


#완전한희망 #re라는의미
📖 대학 신입생 때 했던 연극에서의 셸리처럼 잡지 못할 꿈을 꾸며 경쾌한 스텝을 밟는 순수한 나로 돌아가야 한다. ___226p

📖 어설픈 거래로 조금 빨리 올라간다 해도 그에게 갚을 빚이 늘어나니 그건 결코 배려가 아니었다. (...) 사회생활에서 거래는 무언가를 받으면 갚을 게 생긴다는 의미였다. 승진을 꿈꾸며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잘 보이려고 노동과 시간을 제공하도 발등을 찍었던 날을 곱씹었다. ___246p

번번이 엉망으로 치닫는 지홍의 상황을 보면서 끝까지 이러려나 싶었다. '그러면 재미없는데' 라며 책장을 계속 넘겼다. 그러나 후반부 지홍은 다른 방향을 보기 시작하고 문제와 제대로 마주선다.
처음 셸리가 나오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그저 밝고 경쾌한 인물상에 대한 지홍의 이상향, 동경같은 감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변하는 지홍의 태도와 선택, 자신의 삶을 스스로 바로 잡으려는 발버둥을 보면서 비로소 제목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사회에서 만났더라면 거리를 뒀을 법한, 나의 가치관과는 많은 부분이 다른 그녀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당황스러웠지만 불편하지 않았고, 불쾌하기보다 걱정되었다. 20년 남짓한 세월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전개가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따라가다 보니 이야기는 후루룩 끝나있었다.
요즘 날씨가 무척 더운데, 서늘한, 어쩌면 찌릿한 차가움을 느낄 수 있는 이 소설로 잠시나마 더위를 잊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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