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엮음, 야니스 스테파니데스 그림, 김세희 옮김, 호메로스 원작 / 파랑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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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2주 전, 영화 <오디세이> 열차에 탑승했다.영화는 굉장했고, 나는 열광했다. 일주일 사이에 텀을 두고 2번을 봤고, 각본집을 샀으며, 결국 서평까지 와 버린 엔딩. 나의 8월은 오디세우스, 이 남자로 점령 당한 거 같다.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에도 10년이나 바다를 떠돈다.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고, 키클롭스를 만나고, 키르케와 칼립소를 만나면서 수없이 많은 위기를 겪는다. 약간 안타까울 정도다. 집 가는 데 이렇게나 고생해야 한다니...


오디세우스는 힘도 세고, 지략가라서 위기가 생기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낸다. 엄청난 영웅같다. 하지만 읽다 보면 그 역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다. 때로는 자신의 호기심과 자만 때문에 더 큰 위험에 빠지고, 동료들을 잃는다. 영웅이라고 해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헤매다 보니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은 매우 길고 복잡해진다. 그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이는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다. 삶과 닮았다. 우리도 흔히 목적지를 정하면 그곳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돌아가는 길에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생긴다. 때로는 한참을 돌아가기도 하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심하기도 한다. 우리도 오디세우스도 길을 헤매고, 찾는 존재들인 것이다. 결국『오디세이아』는 아주 오래된 모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우회와 기다림에 대해 말한다.


파랑새의 『오디세이아』는 원전의 모든 내용을 어렵게 따라가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고대 벽화 같은 일러스트까지 더해져서 한 편의 거대한 모험담을 담은 동화책 같다. 다른 출판사들에서 나온『오디세이아』의 무시무시한 벽돌력에 주춤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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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 최신개정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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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내 어린 시절 우연히 들었던 잊지 못할 한 마디
이 세상을 다준다는 매혹적인 얘기
내게 꿈을 심어주었어
<우리의 꿈>_코요태



나는 읽은 책을 또 읽는 사람이다.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과거의 감상과 현재의 감상이 크게 변하는 경우(나쁜 쪽으로)가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마주하기 두려워 너무 좋았던 것들을 다시 꺼내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이번 서평도 약간 두려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새옷을 입고 특별증보판으로 돌아온 연금술사. 다행히 좋았고 행복했다. 책은 여전했고, 앞으로도 여전할 거 같다는 마음도 함께 들었다.


우리는 모두 한때 산티아고였다. 그러다 팝콘 장수가 되고, 결국 크리스탈 장수로 끝을 내기도 한다. 꿈이란 것은 쉬이 밀리고 잊혀지니까.


그럼에도 '나'를 믿으라는 이야기. 나를 믿고 나아가야 한다고. 그러다보면 시련과 시험을 맞딱뜨리기도 하지만, 도와주는 사람들이 다가오고 나아갈 지표들이 보일 거라고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를 살라는 말과 함꼐.


📖 192p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다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다음에 오는 날들도 좋아지는 거고. (...)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어 있다네.


많은 사람들이 삶을 이야기할 때, 자꾸 자신을 '과거'에 두고 오거나 '미래'로 보내버린다. 하지만 우린 매일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니 오늘의 '나'에게 잘해줘야 겠다. 하루하루 속에 깃든 영겁의 세월에서 의심하지 않도록, 잃어버리지 않도록.



#연금술사 #파울로코엘료 #북다 #국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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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 범죄 실화, 살인자의 얼굴을 읽는 법
박진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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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대신 한문장
인간의 두려움이란 어느 쪽이 더 클까? 살인을 하는 두려움이 더 클까?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게 더 두려울까?



사람 VS 귀신, 어느 쪽이 더 무서울까. 아니, 어느 쪽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 나는 귀신보다 '사람'에 한 표를 던진다.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벌벌 떨면서 보는 사람이니까... 이 프로그램들의 제작진들이 찾아서 읽는 국내 유일 수사 전문지 <수사연구>의 편집장이 강력 사건의 뒷 이야기를 해준다. 뉴스와 프로그램에서는 나올 수 없었던 대화와 이야기들.


📖 프롤로그
이번 책은 형사와 내가 마주 앉아 사건 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조사실에서의 순간에 집중했다


책에 실린 사건들을 읽다보면, 제목처럼 사건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고, 어쩌면 지금 내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과 아주 얕은 거리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 뉴스나 프로그램에서 접할 때는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지나갔다면, 이제는 그 거리감이 가까워 느낌이다. 아이참... 큰일났네. 당분간 불안 코어 발동이다.



#사건이보이는것보다가까이있습니다 #박찬규 #매일경제신문사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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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에 난 문 ㅣ 환상과 마법 2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고정아 옮김 / 니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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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다음에' 라는 말에 너무 미루면서 살지 않기



어린 시절 한 소년 앞에 불쑥 나타난, 하얀 담장에 난 초록색 문. 그 문을 열고 들어간 세계는 현실과 달랐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가벼움과 희망과 편안함을 안겨주는 것들이 가득하고, 젊고 즐거운 시절의 찰나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잠깐의 유희 후 소년은 돌아왔고, 계속해서 문에 대해 생각했다. 이후 소년이 자라는 동안에도 문은 가끔 나타났다.


과연, 소년은 문을 또 열었을까.


소년은 문을 열지 않는다. 학교 때문에, 장학금 때문에, 일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그는 자신이 열었던 초록색 문을 다시 보고싶어 했지만, 열지 않았다. 뒤로 미뤘다. 대신 다른 문, 성공의 문을 항상 열었다.


"그렇게 해서 여기 내가 있어!"
"그래서 여기 내가 있는 거라네!"
(...)
"문제는 말이야 레드먼드, 그 일(성공)로 내가 망가지고 있다는 거야. 지금 두 달 넘게, 열 주 가까이 아무 일도 못 했어. 긴요하고 다급한 일들만 처리할 뿐이지. 내 마음에는 다스릴 수 없는 후회가 가득해.(...)"


하지만,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이라 칭하는 그는 후회한다. 그 후회가 넘쳐흘러 밤마다 문과 정원을 찾아 헤맨다.


최근 박준 시인의 강연을 들었는데, 시인님이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으면 이상해져요. 울분이 쌓이거든요.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서 생산적인 일만 하고 살 수 없어요.' 이 단편을 읽으면서, 이 말이 겹쳐 들렸다.


누군가에겐 허무맹랑하거나, 그게 뭐야, 라는 이야기를 듣는 일들. 그럼에도 자신에겐 소중한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우선순위가 밀린다. 자꾸 뒤로 미루며 살지 않기를 바란다. 담장에 난 문을 언제나 열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아! 담장에 난 문 외에도 단편 2개(《눈먼 자들의 나라》, 《별》)가 더 실려있다. 모두 재밌으니 읽어보시길!



#담장에난문 #허버트조지웰스 #니켸북스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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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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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대신 한문장
경계는 항상 누군가를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유지된다.


✔️ 디아스포라
고향을 떠나 타지로 흩어진 사람들


Home is some-where.
책의 시작을 여는 문장이다. 제목처럼 '집'에 대해 말한다. 물리적 공간이 아닌 관념적 공간으로서의 집. 더 정확히는 집을 떠났다 돌아온 사람들, 새로운 집으로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다시 이방인이 되는 감각
그들에게는 집이 없다. 집은 경계 안에 있다. 그들은 경계 안에 있을 수 없다. 사회 안에서 살아가지만, 함께가 아닌 현실, 거기서 비롯되는 차별이 있다. 당연하다 여겨 생각해 본적 없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허락되지 않음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쩌면 영영 몰랐을 수 있는 영역의 이야기. 내가 살고 있는 한국과 이들의 한국은 과연 같은 곳이라 말할 수 없겠구나. 사실 난민이나 이주민에 관한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진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마음이 복잡했다. 실제 민원 사례들을 실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이 있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짚어 줄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다가도 어딘가 찝찝함이 남아 공감해줄 수 없는, 단정지을 수 없는 마음이었다.


좋은 경험을 주었지만, 참 어려운 책이다.



#낯선집 #조경희 #사계절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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