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불안의 계절을 지나는 이들에게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부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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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헤세가 건네는 문장의 나침반



📖 서문
이 글은 어떤 교휸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한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쳤던 오래된 질문들을 따라 걸어가기 위해 묶인 사유의 기록이다.



헤세의 문장을 주제에 맞게 엮었다. 삶에서 뻗어나간 일곱 개의 길이 책 속에 있다.


헤세의 책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이 작가는 참... 인생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사람같다. 알차게 사는 법을 아는 사람 같달까.


매 페이지마다 짧게 인용되어 있는데, 속도를 부러 늦추고 싶게 한다. 금방 읽을 책이라는 느낌보다는 느슨하게 자주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에너지가 되면 필사도 좀 해서 남겨보고.


불안의 계절을 완벽히 건너오는 방법은 없다. 그저 이런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창밖을 보고, 숨 한 번 크게 쉰 뒤 다시 몰두하는 것만 있을 뿐.


이번 독서가 내게 남긴 것은 "경탄".
경탄하는 시간이 많아지길 기도한다. 만끽하는 10월 보내시길.


📖 134p
영혼에 불을 지피는 한 줄

단 한 줄의 문장이라도
당신의 영혼에 불을 지피고
당신을 행동하게 만든다면,
수천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

<독서에 대하여>



#헤세불안의계절을지나는이들에게 #헤르만헤세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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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첫 책
송현정 지음 / 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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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왜 출판사를 차렸나?
첫 책을 통해 듣는 출판 이야기



***오로지 개인적인 의견임.
책을 읽다 보면 독자몬은 단계적으로 진화를 거친다.

1단계. 슬슬 작가의 이름을 기억한다.
2단계. 출판사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최애 작가 or 출판사가 생긴다.
4단계. 출판 업계가 궁금해진다.
5단계. 출판 업계로 뛰어든다.

뭐, 순서는 다를 수 있지만 겪는 증상은 비슷하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다가, 쓰는 사람을 좋아하고, 만든 사람들을 좋아했다가, 결국 이 업계는 뭐하는 곳인가 기웃기웃하며 궁금해하는... 계속 이 싸이클이 돌아가면서 내 지갑을 턴다.


* 나는 지금 3 - 4 단계 즈음이라 장르별로 좋아하는 출판사, 신간 나오면 무조건 산다사 병에 걸리게 만든 곳이 있는 정도다.


출판사의 첫 책은 일종의 출사표라고 생각해서 더 유심히 본다. '나 이거 말하고 싶었어!!!'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마음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레모, 돌고래, 이야기장수, 골든래빗은 이미 알고 있어서 반가웠고, 핌, 출판공동체 편않, 딸세포, 한바랄, 호랑이꿈, 에디토리얼은 놀라웠다.


각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출판사를 다시 본다. 그곳에서 나오는 책, 출판사의 행보, 그들이 향하는 방향. 재밌고, 놀랍고, 기억하고 싶다.


내가 재밌어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 역시 재밌다. 확실히 이 책은 <나쁜 책> 유형이다. 위험한 책. 읽고 나면, 장바구니가 위험하다.



#출판사의첫책 #송현정 #출판사핌 #인터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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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ㅣ 소설, 잇다 7
강경애.한유주 지음 / 작가정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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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잇다
'소설, 잇다'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소설을 한 권에 담아 함께 읽는 시리즈입니다. 가부장제와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도 자신만의 삶과 문학을 만들어 나갔던 근대 여성 작가의 마땅한 제 위치를 찾아내고, 오늘날의 세상에는 현대 여성 작가가 어떻게 당당히 길을 내어 그 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시대를 넘어선 두 여성 작가의 만남이 또 하나의 가능성과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강경애
빈궁문학, 간도문학의 대표주자


✍️ 한유주
전통적 서사를 벗어난 실험적 글쓰기로 언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가



📖 해설 <희구의 시선>
백여 년 전의 소설을 다시 읽는다는 건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을추체험으로 학습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그중에서도 시대의 변화나 생활양식의 차이와는 별개로 현재와 공명하는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응답하는 것 또한 이전 세대의 작품을 연구하는 주용한 의미일 것이다.



지난 번에 읽은 박화성X박서련 작가의 책에 이어, 이번에는 강경애X한유주의 글을 읽었다. 두 사람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한유주 작가의 글은 『계속 읽기』라는 에세이만 읽어봤던 터라 소설이 너무 궁금했는데, 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두 사람의 글은 전혀 달랐다. 당연히 그렇겠지. 두 사람 사이에는 100년의 텀이 있고, 나와 한유주 작가 사이에도 시간 간격이 있으니까. 강경애는 직접적이고, 한유주는 간적접이다. 강경애는 목격했고, 한유주는 관찰한다. 강경애가 부르짖으며 달려오는 사람이라면, 한유주는 조곤조곤 따져오는 사람같다. (<바라건대>에서 여러 사람의 시선으로 겹겹이 이어지는 관찰이 사뭇 신기했다.)


백 년 전 강경애가 바라본 사람들의 삶과 오늘날 한유주가 바라보는 사람들의 삶은 다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은 계속 존재하고, 누군가의 고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라보는 마음은 여전히 이어지는 듯하다. 이건 꽤나 중요한 마음인 거 같다.타인에게 시선을 (일부러) 두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하는데, 가끔은 고개를 들어 둘러봐야 겠다. 시선만으로 누군가를 호위할 수도 있으니까.



#바라건대 #강경애 #한유주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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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 - 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
알베르 카뮈 외 지음, 이문열 엮음 / 무블(무블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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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참 잘했어요, 무블



✔️ 1996년 살림출판사에서 『세계명작(단편) 산책』 초판을 내고 2017년 연말에 출판사와의 합의로 절판되었다가, 무블 출판사에서 개정 신판으로 다시 나오게 되었다.




책에 대한 리뷰를 짧게 쓸까 고민했다.
절판 시키지 마세요, 제발. 제발. 제발.
끝.
이렇게. 책을 덮고 나서의 내 마음이 더없이 이랬으니까.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은,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쓴 작가들의 단편을 엮은 선집이다. 빅토르 위고부터 괴테까지 총 8명의 단편을 하나씩 실었다. 거기에 작가 소개와 해설이 붙었다. 좋은 소설을 위해 좋은 전범을 가져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처럼, 잘 엮어서 잘 정리되어 있다.


📖 머리말
남달리 선하거나 악하다고 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조리한 상황에 닥쳐 드러내는, 설명하기 힘든 선의에 대한 이야기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같지 않다. 각기 다른 감정들을 뿜어낸다. 공통점이 있다면 흔들리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내 안 어딘가에도 있을 거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타인도, 나 자신도 미워하다가 사랑하게 되는 건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모르겠다.


『정원 이야기』, 『고독 이야기』에 이어 고전 큐레이션이 잘 된 책을 한 권 더 찾아서 기쁘다. 아! 이게 훨씬 먼저구나. 그리고 아홉 권이나 더 있구나!


다시 절판되지 않게 널리널리 읽히길.
절판 시키지 마세요. 제발. 제발. 제발.
끝



#이문열세계명작산책10 #그래도사랑할만한인간 #무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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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ㅣ 머묾 세계문학 자아 3부작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해영 옮김 / 머묾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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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는 귀족이었다. 그리고 오래 살았다. 많은 것들이 그를 변하게 했고, 그에게 요구했다. 수백 년을 살아가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하고, 시대와 성별을 넘나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올랜도' 자신이었다.


올랜도가 지나온 수백 년의 시간은, 그에게 몇 번의 잠과 옷의 변화처럼 지나간다. 시대가 바뀌고 유행이 바뀌는 것처럼 주변 사람과 환경이 바뀌어도 그는 여전히 시를 사랑한다. 계속 글을 쓴다.


성별이 바뀌어도 여전하다. 그는 계속해서 시를 사랑하고, 여전히 글을 쓴다. 다만, 사회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달라진다. 하지말아야 할 것, 할 수 없는 것들이 생기면서 그를 흔들려 한다. 같은 사람이지만 사회는 시대와 성별, 지위를 가지고 그를 다르게 제한한다. 다르게 경험시킨다.


📖 책날개
자아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흐르고 변하는 것임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올랜도를 따라가다보면, 오랫동안 스스로를 가두어온 틀로부터 서서히 풀려나는 해방의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보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나'는 다르다. 자주 충돌한다. 많이 드러내는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나를 맡긴다. 『올랜도』는 그런 이들에게 오래된 해방을 들려준다. 어쩌면 버지니아 울프가 이 소설을 썼을 당시보다 지금 이 감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도 같다. 이 책을 읽고 다들 조금은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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