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집안 일로 서울에 갔다가.... 검은비님의 [ I ME MINE 展 ] 에 들렸다.
명동에 가본 것이 90년대 이후로 처음인지라, 지하철에서 내려서 약도만 보고 전시장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었다. ^^
서울, 특히 명동은 어쩜 그리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은지!
I Me Mine展이 열리는 일러팝은 바깥과는 달리 무척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동안 서재를 통해서만 뵈었던, 뵙고 싶었던 검은비님이 앞에 계셨다.
( 사진기를 가져가지 않았고, 검은비님의 작품 사진은 이미 여러차례 페이퍼에 나왔으니,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18523 에서 보아 주세요. )
검은비님은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그 주제를 '나'로 잡으셨다고 한다.
참으로 쉽지 않은 주제인데, 그것으로 결정했다는 것부터가 범상치 않다.
게다가 검은비님의 '나' 는 대략적인 '자화상' 수준의 내용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터부시 하는 것, 덮어 두고 싶어하는 것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응시한다는 점에서
무척 대담하다.
검은비님의 이러한 솔직, 대담함은 무척 닮고 싶지만, 나로서는 좀처럼 도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동안 검은비님의 그림을 보다 보면,
내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가식이 벗겨지는 것 같은,
검은비님의 눈 앞에서는 나의 본 모습이 노출되어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당황스러운 감정이 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이런 저런 일을 하는 것도,
이 세상에 각종 소일거리와 오락과 공연한 분쟁거리가 생겨난 것도,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기 두려워서 고안해 낸 방편은 아니었을까?
이 개인전의 주인공은 둘이다.
검은 여인과..... 검은 개미.
개미에 대한 것은 검은비님께 직접 들어 보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