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연일 지진이 일어나고 있고, 그 여파로 우리나라까지 강도 4.0에 이르는 지진파가 미치는 판에
'인공 지진을 일으키자'는 생각은 어쩌면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진지하게 이런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 만약 성공한다면 - 큰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륙판들의 경계부에 가해지는 힘은 시간이 감에 따라 점점 에너지가 쌓이게 되고, 이 에너지가 지진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 빈도나 강도에 있어서 지극히 불규칙하다. (irregularly irregular)
대륙판의 경계부에 쌓이는 에너지의 상태는 '임계상태'가 되고, 지진의 강도와 빈도 사이에 멱함수관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멱함수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고,
기껏 지진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예보/ 경보'를 내려 피해를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여태까지의 한계이다.
그런데, 혹시 대륙판 경계부에 지진 에너지가 많이 쌓이기 전에 미리미리 소규모의 지진을 일으켜서 피해를 줄이는 것을 생각한 과학자는 혹시 없을까?
마치 자연적인 작은 산불은 적극적으로 진화하지 않는 것이 큰 산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예를 들면 대륙판의 경계부라고 생각되는 지역에 1km 간격으로 지하 깊숙히 vibrator를 심거나,
좀 더 단순하게는 깊숙히 구멍을 파놓고 정기적으로 화약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에너지가 쌓이기 전에 미리 지각 이동을 조금씩 일으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일으킨 첫 지진은 그 규모가 조금 클 수 있다.
일본 같은 위험지대는 큰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 인공지진을 시작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것이다.
문제는, 이론적으로는 전체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하더라도
인공지진으로 인해 피해가 생기면 그 보상 문제와 정책 자체에 대한 회의가 따르기 때문에
이를 '정책'으로 밀고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