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I think I bit more than I can chew.'라는 알듯말듯한 영어를 써서 서재 쥔장들을 헷깔리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무리를 한다고 했던 것이 일요 아카데미이다.
난 예고 출신으로 이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물리나 수학과 같은 이과 과목에 콤플렉스가 있는데다가, 이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인문, 사회 계통에 또 콤플렉스가 있다. 이중 콤플렉스인 셈이다.
잘 모르는 분야지만 그래도 배워서 남주나? 실력이 없어도 이과 출신임을 들이대며 '배째라!' 안면 몰수하고 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20대부터 40대 말까지 있는 이 모임에서 내 나이가 중간밖에 되지 않는다는것도 좋은 점 중 하나이다.
나이나 전공, 활동하는 분야는 각각이지만,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지적 호기심이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 같다.
이 모임을 일요일에 하게 된 것도 각자 워낙 바쁘게 지내는 사람들이라 주중에는 도저히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운데다가, 시작 시간도 더 늦어질 것이기 때문에 장시간의 토론이 어렵다는 점 때문이었다.

가장 오른쪽 분이 이 모임을 학문적으로 이끄시는 권 교수님이다.
그 옆이 이 모임의 총무인데, 나와 마찬가지로 이과 전공자여서 (나 혼자만) 동지애를 느끼고 있다.

아카데미는 일요일 오후 5시에 시작해서 9시까지 진행된다.
초반 2시간은 권교수님의 그날 주제에 관한 review이고,
30분 식사 겸 휴식시간(그자리에서 김밥과 음료수로 때움),
후반 2시간은 주제에 관한 생각을 나눈다.
이 사진은 식사시간 모습.
9시가 되면 이곳에서의 일정은 끝난다. 그러나 진짜는 언제나 그렇듯이 뒷풀이부터다! 특히 '말'로 하는 모임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난 오늘도 뒷풀이에 참석하지 못했다. 쩝,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