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시사회 초대장을 받았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구요. 그 영화의 장면 중 많은 부분이 남편이 근무하는 곳에서 촬영되어서 초대장이 많이 나왔던겁니다.

영화 제목은 '바람의 전설'!

춤이라는 것에 빠진 자칭 '예술가', 타칭 '제비'에 대한 영화로, 박정우라는 감독의 첫 영화였습니다. 시사회였어도 감독이나 배우가 오는 그런 시사회는 아니였구요, 그냥 영화를 하루 먼저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일단, 약간 코믹한 영화라고 해도 되겠고, 잔잔한 휴먼 스토리라고 해도 되겠고, 영화 배우들의 춤솜씨가 2프로 부족한 듯 해 아쉽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제가 이 영화에서 본 건...

주인공 박풍식(이성재)과 그와 춤을 추는 여자들 한사람 한사람이 안고 있는 삶의 무게(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와...

춤을 출 때만은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짧은 행복을 맛보는 인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하나의 대상에 미친듯이 몰입하는 삶에 대한 부러움,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는 그런 대상을 발견한 사람에 대한 부러움도 컸습니다.

 

버리면 정말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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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4-04-0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봄엔 춤바람 난 영화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
그런데 남편분 근무하시는 곳이... 혹시... 무도회장?
(도망가야쥐 =3=3=3 )

가을산 2004-04-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안그래도 우리 남편이 '나도 춤을 배우면 저남자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웃었어요. ^^
영화 첫부분에 두 주인공이 만나는 곳이 남편이 근무하는 병원이거든요.
아예 병원에 무도연습장 하나 만들라고 할까요?

진/우맘 2004-04-0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버리면....그렇게 얻은 자유가 또 자신을 구속하진 않을까요?
그나저나 호랑녀님께 좋은 거 배웠습니다. 나는, 뭐 잘 못한건 없지만 도망가야지~=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