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누군가가 십자수를 놓는 것을 보니 그림이 예쁘고 실도 알록달록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당시 대전시내에 거의 유일했던 십자수 집에 갔습니다. 그때 막 십자수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라 십자수집은 손님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종업원들도 워낙 바빠서 생초보인 저에게 기초를 차근차근 가르쳐줄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가 집어든 그림을 보고는 '첨 하시는 분은 그런 거 할 수 없어요!' 싹 무시하는거에요!  

'십자수가 뭐 별거냐!' 오기가 발동해서 그냥 그 도안과 실을 사들고 나왔습니다. 어찌어찌 그 도안을 완성하고는 잠시 뿌듯했었는데,  도안 몇 개를 더 하고 나서야 첫 작품의 엉성함이 눈에 띄기 시작했답니다.

 어쨌든, 그때부터 십자수 하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쿠션, 방석, 액자, 열쇠고리 등등 만들어서는 그냥 아는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주고, 남아있는 것은 아래 그림의 액자 두 개 뿐입니다.


십자수

하나는 1999년에, 또하나는 2000년에 완성하고는 그만 십자수에서 손을 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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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처음부터 어려운 것으로 시작을 했다지요... 음.. 그게 아직 완성이 안된채로 회사 사무실 서랍장에 쳐박혀 있다더군요... 실의 색수가 거의 30개 전후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신랑이 하도 쫄라서 자동차에 핸드폰 전화번호 알려주는 미니 쿠션을 만들었죠.. 그건 완성... 신랑 몰래 만들었다가 발렌타인데이때 뻐기면서 주고.. 기고만장해서... 화이트데이에 목걸이 선물을 받아냈답니다.. ^^

sooninara 2003-11-2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자수도 예쁘지만..벽지가 너무 튀네요..보통 감각이 아닌신듯...

가을산 2003-11-2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십자수가 저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요. --;; 그래도 달리 걸 데도 없어서 꿋꿋이 버티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