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누군가가 십자수를 놓는 것을 보니 그림이 예쁘고 실도 알록달록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당시 대전시내에 거의 유일했던 십자수 집에 갔습니다. 그때 막 십자수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라 십자수집은 손님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종업원들도 워낙 바빠서 생초보인 저에게 기초를 차근차근 가르쳐줄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가 집어든 그림을 보고는 '첨 하시는 분은 그런 거 할 수 없어요!' 싹 무시하는거에요!
'십자수가 뭐 별거냐!' 오기가 발동해서 그냥 그 도안과 실을 사들고 나왔습니다. 어찌어찌 그 도안을 완성하고는 잠시 뿌듯했었는데, 도안 몇 개를 더 하고 나서야 첫 작품의 엉성함이 눈에 띄기 시작했답니다.
어쨌든, 그때부터 십자수 하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쿠션, 방석, 액자, 열쇠고리 등등 만들어서는 그냥 아는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주고, 남아있는 것은 아래 그림의 액자 두 개 뿐입니다.
십자수
하나는 1999년에, 또하나는 2000년에 완성하고는 그만 십자수에서 손을 털었습니다.